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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해정] “어르신 잘 주무셨나요? 오늘 아침 식사는 하셨나요?”요즘 상담사로서 주 1회 어르신들이 계신 곳을 찾고 있다. 한 분 한 분 관심을 갖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한다. 그러면 어르신들이 참 좋아하신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노래와 손뼉을 치고 ‘엄지 검지’를 하는데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엄지’해도 엄지,‘검지’해도 엄지, 자세히 보면 어떻게든 검지를 하고 싶어하지만 잘 되지 않는 모습이다. 어떤 어르신은 엄지도 검지도 어려운지 계속 손뼉만 친다. 그러면서 활짝 웃을 때 아랫니가
생명의 대화
김해정
2023.11.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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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그때, 인형이 내게로 왔다.마흔여덟 살, 돌아보니 세상에 내가 없었다. 아팠던 둘째의 치료를 위해 영광에서 경주 안강으로 찾아든지 10여년차였다. 아이는 잘 커줬지만, 경력을 살려 다시 교직 생활을 하기는 어려웠다. 마침 갱년기를 호되게 앓으면서, 구은혜 교도(본명 은정, 안강교당)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그런 그의 눈에 문득 첫째의 쿠션이 들어왔다. 어린시절 무심히 만들어줬던 그 쿠션을, 아이는 성인이 되도록 애지중지하고 있었다.“저토록 소중한 것을 내가 만들어줬었구나, 나중에 손주에게는 애착인형을 만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3.09.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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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대한민국 자살률은 2022년 OECD국가 중 1위(10만명 당 26명)으로,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한 사람의 자살은 그 영향이 1인에 그치지 않고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인연 6~10명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넓은 의미의 ‘유가족’에 대한 관심과 지원 요청이 커지는 형국이다. 이에 원불교·개신교·불교·천주교 4대 종단이 ‘유가족 돌봄’을 다뤘다. 8월 1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살사프로젝트 열린포럼’에서다.이날 포럼은 이범수 교수(동
교화
장지해 기자
2023.08.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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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해정] 3년 전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희 담임선생님한테 말씀드렸으니 상담 좀 해 주세요.”연진(가명)이는 중학교 때 심심풀이ASM 집단상담에 참석했던 학생인데 여고1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연진이는 강한 우울과 분노, 또래관계에서의 어려움, 부친과의 관계문제 등으로 자살생각을 많이 했다. 자해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자살시도 경험도 있었다.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살자 사랑하자’ 프로젝트를 통해 연진이의 개인 상담을 시작했다. 성장기 청소년들의 자살은 여러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와 울림, 그리고 고민
연재
김해정
2023.03.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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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마음공부의 시대, 마음 혁명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공유됐다.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가 2월 9~10일 숭산기념관에서 2023 마음인문학 국제학술대회를 진행했다. 크리스 크래겔로(법명 원선일·원무·뉴질랜드 오클랜드공과대)의 ‘마음챙김 연구의 세계적 흐름’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한내창 명예교수(원광대), 윌리엄 반 고든 교수(영국 더비대), 조성택 교수(고려대 철학과)의 기조 강연이 주목됐다. “마음챙김의 급속한 성장은 오히려 상업화와 상품화의 유혹, 그리고 연구자들에 대한 재정적·사회적 지
교화
이여원 기자
2023.02.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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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현 교무] 32상 혹은 외형(身相)으로 여래를 볼 수 있냐는 내용은 5장, 13장, 27장에 나온다. 32상은 부처님이나 전륜성왕이 가졌다고 하는 32가지 특징적인 외모다. 32상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은 ‘여래의 몸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특징’이다. 발바닥이 편평하다 등 32가지인데, 우리가 절에서 보는 불상에 이 32상이 담겨있을 것이다.이에 대해 은 조금 다르게 말한다. ‘32상 혹은 색신으로는 여래를 보지 못한다’고 한다. 외모로 여래를 찾으려는 것은 헛된 것임을 반복해 말한다. 이것이 무슨
여시아문
김도현 교무
2022.12.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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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라와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망월동 민주묘역에서 원불교 5.18 민주 영령 위령제가 끝난 후 김희용 목사에게 전화가 왔다. “교무님! 정태춘 박은옥 부부 가수의 이야기 라는 영화가 있는데 보러 가시죠!” 해서 5.18민주화운동 42주년에 목사님과 둘이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에는 생소한 노래가 소개되었다.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이었다. 이 제목 하면 1990년대 발표한 정수라의 노래가 먼저 생각난다.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은 생소했다. 제4공화국과 제5공화국 시절, 가수가 발표하는 음반에는 마지막에 군가나
설교
정세완 교무
2022.09.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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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설립됐고, 이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 참사위원회까지 진실의 조각을 모았다. 이 긴 항해 안에 박상은 교도가 있었다. 조사관이던 그는 재난연구자로 성장해 우리 사회의 재난조사와 책임을 짚은 책을 펴냈다.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은 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이자 지난 8년을 돌아보는 하나의 맺음이다.재난 조사는 녹록지 않았다. 특조위는 강제해산 됐고, 선조위는 원인을 결론짓지 못한 채 내인설과 외력설 둘 다를 답으로 내놓
미니인터뷰
민소연 기자
2022.07.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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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인광 교무] 필자는 원불교 혁신의 유래를 재래 불교를 혁신한 것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소태산 대종사가 저술한 의 내용을 이해하면 우리가 준비하는 혁신의 방향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근거해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본다. 에 바탕한 가르침 돼야의 첫 번째 내용은 ‘외방의 불교를 조선의 불교로 하자’는 말씀이다. 인도 불교에도 중국 불교에도 조선 재래 불교에도 끌리지 말고, 우리말로 된 초등 교과서를 정하여 오직 부처님 무상대도의 이치와 자비
이달의 기획
이인광 교무
2022.07.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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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10~30대 사망 원인 1위. 코로나19로 더욱 심각해진 자살문제 위로와 예방에 원불교를 비롯한 종교계가 앞장서고 있다. 6월 19일 서울교구 잠실교당에서는 자살 영가 특별천도법회가 열렸으며, 앞서 14일 7대 종단이 연합포럼을 개최했다.잠실교당과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는 ‘해원상생 생명존중’ 특별법회로 영가와 유가족을 위로했다. 지난번 6개이던 위패는 올해 14개로 늘었고, 현장에서도 명단이 추가돼 더 많은 영가들을 위한 자리가 됐다. 보통 남들에 알리기 어려운 데다 고통은
교화
민소연 기자
2022.06.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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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종천 원로교무] 엄밀한 의미에서 고타마 붓다를 ‘시스템 메이커’라고 할 수는 없다. 시스템 메이커로서는 G.I.구르지예프가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고, 그 뒤를 이어 소태산이 시스템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 소태산은 어느 의미에서는 구르지예프보다도 더 교리와 교단에 이상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구르지예프는 자기 가르침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그것이 만세를 유전해야만 한다는 욕심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물론 두 사람의 정치적, 문화적 분위기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인간은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로빈슨 크루소처럼
부처님의 향기
김종천 원로교무
2022.06.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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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마음을 닦는 수행은 예술의 뿌리가 되고, 작품은 열매가 된다.” 코로나19와 바쁜 현대사회 속에서도 늘 같은 자리에서 신앙과 수행을 깊은 묵향으로 표현해내는 이가 있다. 40여 년의 긴 세월동안 오롯이 학문, 사상, 신앙을 서화 작품을 통해 담아내는 석연 이승연 서예가(어양교당). 20일, 사단법인 원불교문화예술총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승연 서예가를 만났다. 사)원불교문화예술총연합회원불교문화예술총연합회(이하 원문예총) 회장이자 원불교서예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연 작가는 서예협회에 대한 애정이 깊다.
여기, 은혜로운 당신
최지현 기자
2022.02.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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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정 찾은 자살계획 위기 사병어느 날 아침 8시경 부대상담실에 출근하기 전인데 ○○함으로부터 손전화가 왔다. 자살징후를 보이는 수병(21세· 남·대학 2학년)에 대해 상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후에 간부와 동행해 상담실에 내방한 수병은 몸이 손가락처럼 가늘고 무심한 표정에 힘이라곤 거의 없어 보였다.이른바 ‘위기상담’, 즉 생명이나 심각한 질병 등의 이야기가 상담 중에 노출되면 그런 부분은 상담비밀원칙의 예외임을 내담수병에게 알리고, 첫 회기 상담에 이어서 바로 다면인성검사를 하고, 검사결과를 덧붙여
둥근마음 상담
김명성(본명 영림) 상담연구원
2022.02.0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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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명효 교도] 청소년 상담을 하다 보면, 청소년의 영유아기 시기 발달과정과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탐색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부모와의 애착형성은 어떠했는지?’, ‘적절한 시기에 발달이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 외 ‘기질은 어떠했는지?’ 등을 탐색하게 된다.사람은 생애주기에 따른 적절한 발달 단계별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단계별 발달 심리 과업이 있다. 시기에 맞는 발달 심리 과업이 적절하게 수행되기 위해서 부모는 자녀에게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극을 주며 양육해야 한다. 한 주기에서 수행돼야 하는 과업이 적절하게
청소년세상이야기
박명효 교도
2022.01.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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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대성 교무] 옛 사람들은 명상의 깊이가 무르익으면 생사(生死)를 내 뜻대로 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이것을 내 몸을 가지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의미로 오해할 수 있다. 우리에게 우주를 살 수 있을 만큼의 금은보화가 주어진다고 물질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끝을 모르고 치솟는 자신의 탐욕과 만날 가능성만 더 커질 뿐이다. 육신을 유지하는 생명의 수량이 늘어난다고 생사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생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겠지만, 죽음의 공포는 시시각각 우리를 덮칠 것이다.생사의 자유를 얻는다는
슬기로운 명상생활
박대성 교무
2021.12.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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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대성 교무] 슬플 때 함께 슬퍼하고 기쁠 때 함께 기뻐하는 사람, 나아갈 때와 물러서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을 우리는 마음을 중도에 맞게 쓴다고 한다. 또 동(動)해도 분별에 착이 없고 정(靜)해도 분별이 절도에 맞는 사람을 우리는 성인(聖人)이라고 부른다. 선의 맛이 깊어질수록 대상에 애착과 자신에 대한 아집에서 해방된다. 이 정도가 돼야 자연스럽게 자신을 내려놓고 상대의 정서와 감정에 온전히 공감(共感)할 수 있다.이것을 옛사람들은 나의 고집을 버리고 대상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사기종인(舍己從人)’이라 했다
슬기로운 명상생활
박대성 교무
2021.09.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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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는 방언공사를 마치고 바로 구인 제자들과 기도에 돌입한다. 원기4년(서기1919년) 음력 3월 26일에 시작했으니 소태산의 대각으로부터 정확히 세 돌이 된 때이다. 기미년 만세 운동 때 ‘개벽을 재촉하는 상두 소리니 바쁘다 어서 방언 마치고 기도드리자’라고 했던 소태산의 계획을 어김없이 실천한 것이다. 법인기도 역시 소태산이 주도면밀하게 준비한 교단 창립의 과정임을 알 수 있다. 기도 전 방언공사도 구인 선진들이 ‘일제히 명을 받들어 오직 순일한 마음으로 지사 불변(至死不變)하겠다는 서약을 올리고’(「교사」)착수했으니
사설
원불교신문
2021.08.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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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홀리 노스 교도] 우리는 양극적인 사회에 살아가며 어느 한 편을 옹호 혹은 비판, 흑과 백, 선과 악, 옳고 그름이라는 잣대에 따라 이분법적 사고를 한다. 이처럼 대립하는 한쪽에 치우친다면 중도를 직시할 수 없다. 고요히 멈추어 있을때 우리의 참 성품 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할 때 나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집착했다.예방접종에 반대하는 편에 섰을 때, 주위 인연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와 말로 인해 무척 괴로웠다. 코로나 안전규칙을 잘 지켰고 주로 집에 머물렀다. 나는 내 입장이 흔들리지
은생수
홀리 노스 교도
2021.07.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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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이 오고, 광주 5.18항쟁은 올해 41년째를 맞았다. 이번 5.18민주화운동 특별좌담은 광주교당을 중심으로 우리가 몰랐던 당시 인물과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마련했다. 1980년 5월, 계엄군은 신군부세력 퇴진 및 계엄령 철폐를 요구한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 유혈폭력 진압했다. 이로 인해 광주에서는 일반시민·학생·군인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군부는 이 사건을 광주폭동으로 왜곡했으며, 1995년 ‘5.18민주화 운동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마침내 광주 시민들은 명예를 회복했다. 원불교 광주교당은 5.18항쟁이 치열했던
특별좌담
진행= 윤관명
2021.05.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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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권정도 교무] 『정산종사법어』 생사편 2장에서는 생사거래에 세 가지 근기가 있으니, ‘하나는 애착 탐착에 끌려서 거래하는 근기, 둘은 굳은 원력을 세우고 거래하는 근기, 셋은 마음의 능력으로써 생사를 자유로 하는 근기’이며, 애착 탐착에 끌려 거래하는 근기는 “가고 오는 길에 정견을 하지 못하고 항상 전도되어 닥치는 대로 수생하여 취생몽사하며 원한이나 증오에 끌려 악도에 타락한다”고 했다.정견(正見)은 바른 견해로, 팔정도(八正道) 수행에 있어 첫 번째가 된다. 모든 수행자는 먼저 반드시 바른 견해를 가져야 바른 생각(
왈가왈부
권정도 교무
2021.05.12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