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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대개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는 연고이니 … 그대들은 … 서로 사귀는 사이에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게 할지언정 그 인연이 낮은 인연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의할지어다.” 〈대종경〉 인도품 16장 말씀을 읽어드렸습니다. 이 경구는 며칠 전 지평선학교에 처음 출근하던 날 새벽 〈원불교 전서〉를 펼쳤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구절이었습니다. 제게는 상호 은혜의 관계를 깊이 자각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
교화
안성균 지평선중·고등학교장
2024.03.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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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미주 교도] 원기108년 봄의 시작을 준비하는 2월, 나는 겨울청년 마음훈련을 만났다. 일상 수행의 요법 1조를 공부의 표준으로 잡던 나는 훈련에서 얻은 키워드인 분별, 주착, 온생취(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가지고 ‘분별과 주착을 내려놓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자!’고 다짐했다.훈련을 마치고 상시 기간에 들어서니, 삶 속에서 경계를 당했을 때 요란한 마음이지만 알아채지 못하고 무념으로 보내는 일이 많음을 발견했다. 일심하지 못하고 망념이 든 번수를 세어봤더니 51번이 나온 날도 있었다. 망념을 걷어내고 온전한 마
내 마음 속 대종경
박미주 교도
2024.02.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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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은둔형 외톨이 청년을 신고한 사람은 그의 부모였다. 망상이 심해진 데다 폭력까지 행사하니, 참고 참다 결국 경찰서로 전화를 건 것이다. 경찰은 청년에게 말을 걸고, 그의 횡설수설하는 헛소리를 듣고 또 들었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느끼고 있던 청년은, 드디어 119차량에 올랐다. 그런데 병원에서 과대망상으로 입원 판정을 받자, 청년은 갑자기 섬망(급성 혼란 상태)을 보였다. 간호사들이 팔을 묶자, 청년은 경찰을 쏘아봤다. 분노와 슬픔이 섞인 눈동자, 원망심 그득한 눈빛이 경찰에게 날아와 ‘콱’ 박혔다. 벌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3.12.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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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조은혜 사무처장] 한 해의 정리를 요구받는 12월이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자. 2023년 우리가 서 있는 지구 환경은 어떤 모습으로 기록되었을까.물 자원과 환경전문가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이자 자선단체인 공인 수자원 환경 연구소(CIWEM)가 16년째 진행 중인 ‘올해의 환경사진상’이 선택한 2023년 지구의 위기가 발표됐다. 159개국 사진작가들이 출품한 2천5백여 점의 사진 중 대상을 차지한 것은 ‘등에 사육장’이라는 작품이다. 까만 벌레들이 가득한 투명 텐트 안에 손을 뻗치고 있는 장면을 푸르스름한 조명으로 포착한 이
원씨네교당
조은혜 사무처장
2023.12.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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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한 달만 가서 살아보고 와라.”출가를 반대하던, 아니 어쩌면 ‘시집가지 않는 삶’을 반대하던 아버지는 ‘한 달’을 조건 삼아 딸의 이리(현 익산)행을 승낙했다. 스물셋, 적지 않은 나이였다.공부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 날 아버지가 찾아와 한 달이 흐른 걸 알았다. 아버지는 “집에 가자”고 했다. 딸이 물었다. “아버지께서 제 생사고락을 대신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아버지가 답했다. “그건 안 되지.” 딸은 말했다. “그러면 제 인생은 제가 개척을 해야지요.” 그렇게, 한 달은 평생
선진의법향
장지해 기자
2023.09.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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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여도관 교도] 바야흐로 여론조사의 전성시대다. 매일 아침 포털에 올라오는 뉴스를 클릭하면 각종 여론조사 지표들이 화면을 채운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각 정당의 지지율은 기본이고, 특정 부처 장관의 용퇴 여부나 특정 사건의 수사 여부까지 여론조사 대상이다. 가끔 내 휴대전화를 깨우는 여론조사 전화를 접하면 뉴스 속 여론이 나와 다른 세상의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여론이 중요한 이유는 만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은 선거를 통한 정치 참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민심이 정치권력을 바꾸고 정책 방향을
논설위원 칼럼
여도관 교도
2023.07.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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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소태산 대종사는 “한 가정의 흥망이 호주의 정신 여하에 달려 있다”(〈대종경〉 인도품 41장)이라고 했다. 이제 호주제는 폐지됐지만, 가정을 책임지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시대가 변해도 유효하다. 원불교 경기인천교구가 ‘더 좋은 아빠 되기 운동’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5월 14일 경기인천교구 대각전에서 열린 ‘더 좋은 아빠 되기 운동’은 이 시대 부모가 안고 있는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고, 앞서 실천한 사람들의 사례담을 나누는 장으로 기획됐
교화
이현천 기자
2023.05.3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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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성리법회, 깊어진 법잔치3년 만의 대면 축제, 초대법회의 의미 더해 3일간의 강연 천주교신자 초청으로 법열 돋워원기108년 대각개교절 법잔치는 3년 만의 대면 행사로 의미가 컸다. 오랜만에 함께 모여 서로의 법열을 북돋는 한편, 코로나19로 멀어졌던 교도들이 다시 돌아오는 계기도 됐다. 평소 만나지 못하는 스승들을 모시는 성리법회 명맥이 살아났으며, 이웃종교인, 도지사, 국회의원 등 손님들의 축하 방문도 이어졌다. 대전충남교구에서는 4월 17~19일 성리법회 전통을 살려냈다. 손정길 교무의 ‘물을 찾는 물고기’, 김인창
교화
민소연·김도아 기자
2023.05.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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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교당(정민영 전통각 명인)[2023년 3월 22일자]
법문향기
정서인 교도
2023.03.3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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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교당(정민영 전통각 명인)[2023년 3월 15일자]
법문향기
정서인 교도
2023.03.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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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원기13년(1928) 영춘원(현 구종법실)에서 제1대 제1회 기념총회(사진)가 300여 명의 회원이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소태산 대종사는 제1회 기념총회 2일째 유공인들과 기념 촬영 및 제1회 사업성적표 수여식을 갖고, 이어 3일째 새 회상 첫 승급예식을 거행했다.흥미로운 사실은 소태산 대종사가 봉래정사 수양 시 시봉진들에게 각자 역할에 맞는 소품을 갖추게 해 사진 촬영을 했던 점이다. 이렇게 연출을 통한 사진기록을 남겼던 모습에서 소태산 대종사의 역사의식을 살펴볼 수 있다.소태산 대종사는 제1회 기념총
문화
유원경 기자
2022.12.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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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금강원이 건설되고 소태산 대종사가 금강원에서 주석하면서이곳은 불법연구회의 조실이 됐다. 또 금강원은 예회나 단회, 선 결제, 대소회(大笑會) 등이 이뤄질 때 소태산 대종사가 많은 설법을 했기에 설법전이라고도 불렸다. 현재 〈대종경〉 인도품 25~27·33·35·37장과 교의품 28장, 교단품 5장이 설해진 곳이며, 수행품 5장, 인도품 14·59장, 불지품 17장, 교단품 23장 등도 여기서 설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금강원에서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한 내용 중 가장 잘 알려진 법문이 있다. “지금 세상에는 대
문화
유원경 기자
2022.10.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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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혜광 명예교수]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생명과 같이 소중하다. 더욱이 조직이나 집단의 주된 활동을 앞서서 주도하는 지도자에게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 지도자는 많지만,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지도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지도자로서 자격요건 가운데 신뢰는 오랜 시간 동안 검증의 산물이기에 그렇다. 그저 자리에 있다고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사회 어느 분야든 예외 없이 역사가 말해준다. 업적사회일수록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체면과 위신, 예의·염치를 중시하는 사회
원불교와 교육
김혜광 명예교수
2022.09.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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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라와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망월동 민주묘역에서 원불교 5.18 민주 영령 위령제가 끝난 후 김희용 목사에게 전화가 왔다. “교무님! 정태춘 박은옥 부부 가수의 이야기 라는 영화가 있는데 보러 가시죠!” 해서 5.18민주화운동 42주년에 목사님과 둘이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에는 생소한 노래가 소개되었다.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이었다. 이 제목 하면 1990년대 발표한 정수라의 노래가 먼저 생각난다.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은 생소했다. 제4공화국과 제5공화국 시절, 가수가 발표하는 음반에는 마지막에 군가나
설교
정세완 교무
2022.09.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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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순신이 꺼내졌다.2014년 ‘명량’에 이은 후속작 ‘한산-용의 출현’이 7월 말 개봉되면서 이순신 열풍이 전국 상영관을 휩쓸고 있다. 왜군의 침략으로 시작된 임진왜란이 어느새 40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순신’ 세 글자는 식은 피마저 끓게 만드는 영웅으로 살아 꿈틀거린다. 원불교에서도 이순신은 하나의 이정표다. 소태산 대종사가 이미 충무공에 대해 ‘그 마음 쓰는 것이 도(道)가 있었다. 높은 위에 있으나 마음에 넘치는 바가 없었고, 권세를 잃었으나 마음에 원망과 타락이 없었으
사설
원불교신문
2022.09.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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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혜광 명예교수] 오늘날 신문에 관한 생각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다.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도 종전 같지 않지만, 언론매체의 한 축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사실 보도를 넘어서 기자의 시각에서 쓰인 보도 내용은 때로는 논란을 넘어 혼란과 언론매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특히 정치적 기사는 더욱 그렇다. 이런 마당에 후세대에 신문을 통한 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은 어쩐지 어색하고 심지어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또, 우리의 정서에는 신문을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증발시키는
원불교와 교육
김혜광 명예교수
2022.07.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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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고준영 교무] “사람이 세상에 나서 할 일 가운데 큰 일이 둘이 있으니 그 하나는 정법의 스승을 만나서 성불하는 일이요, 그 둘은 대도를 성취한 후에 중생을 건지는 일이라, 이 두 가지 일이 모든 일 가운데 가장 근본이 되고 큰 일이 되나니라.”( 제4 인도품 6장)언젠가 담소를 나누며 점심 공양을 하던 중, 문득 궁금해져서 모시고 사는 교무님께 여쭤보았습니다. “교무님의 서원(誓願)은 무엇이신가요?” 교무님께서는 한 마디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주세불이다.”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주세불은 대종사님이
설교
고준영 교무
2022.07.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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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순명 교도] 시기심의 뜻은 ‘남이 잘되는 것을 샘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남이 잘되면 부러워하고 비교심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왜 그 사람이 미워지기까지 할까? 이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은 흥미롭다. 내가 갖지 못한 좋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 있으면, 나의 무력함 때문에 고통을 느끼게 되고 그 괴로움을 제거하기 위해 마음속에서 그 좋은 것과 그것을 가진 사람을 쓸모없는 것으로 변형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젊을 때 성공도 하고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런 사람이 부러웠고, 내가 못 가진 것에 대해 소외감과 두려움이
건강&계문
박순명 교도
2022.06.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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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자 하는 마음, 편함에 안주하는 마음우주만상을 가만히 살펴보면 두 가지 상대되는 현상이 항상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음과 양, 하늘과 땅, 남과 여, 밝음과 어둠, 생과 사, 행복과 불행, 정의와 불의 등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두 가지 마음이 상존하며 서로 다투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어나고자 하는 마음과 따뜻한 이불속에서 더 있기를 바라는 마음, ‘일요일은 교당에 가야지’ 하는 마음과 ‘오늘은 봄꽃이 너무 화창하니 가족들과 꽃구경 갈까?’ 하는 두 마음입니다. 이 두 마음은 하고자 하는 마음과 하기 싫
설교
정세완 교무
2022.04.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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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현 교무] “보살이 상에 주함이 없이 보시를 한다면 그 복덕은 한량이 없다(若菩薩 不住相布施 其福德 不可思量).”『금강경』에는 ‘정말 그럴까?’ 하는 의심이 생길만한 어마어마한 비유가 반복된다. 4장에는 주함이 없는 보시의 공덕은 마치 저 허공을 헤아릴 수 없는 것 같이 한량없다고 말한다. 허공이 무엇인가? 바로 내 눈 앞에서부터 저 파란 하늘, 그 너머 상상하기도 어려운 우주 전체가 허공이다. 한 방향만 해도 그러한데, 동서남북·사유·상하의 모든 방향의 허공 같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이 ‘머무름이 없는 보시의 공덕’
여시아문
김도현 교무
2022.04.06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