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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109년, 교단 제4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식민지의 혼돈기에 태동한 원불교는 지난 100여 년 동안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차분하게 대응해왔다. 이제 새로운 한 시대가 열리는 이때, 세상은 더욱 복잡다단해졌다. 지금까지의 시간보다 향후 맞이하게 될 여러 가지 도전들은 더 급격하고 변화무쌍할 것이다. 과학의 발전과 물질의 풍요는 우리에게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물신(物神) 숭배가 만연해져서 사람 사이의 윤기는 빛이 바랬고, 가족의 끈끈한 유대도 많이 해체돼 버렸다. 빈부 간의 격차, 깊어진 사회적 갈등, 도덕의 붕괴, 불
논설위원 칼럼
전정희 교도
2024.02.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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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기화’ 같은 삶원음방송 PD로 일하면서 가장 큰 축복은 법문과 가까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원음방송의 ‘성지의 아침’을 제작 및 진행했다. 그동안 매일 법문을 중심으로 오프닝을 구상하고 법의 기운을 담아 클로징을 하려 많은 설법을 접하다 보니 절로 공부심이 자라났다. 볼수록 구구절절 좋고 보감 되는 법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교의품 37장 법문을 봉독 하다가 심화기화(心和氣和)라는 단어가 가슴에 꽂혔다. 에 의하면, 심화기화는 ‘동남풍과 같은 마음과 기운을
교화
원불교신문
2023.10.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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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명화 회장] 우리는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고 체득해 나가야 할 귀한 인연인 도반들이다. 가족 중에 원불교 인연이 없는 환경이었지만 복 있게 같은 중학교 친구였던 인연을 따라 원남교당 학생회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행복했던 초발신심도 경험해 보며 지금까지도 두 마음 없이 은혜로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리와 법규를 대강 이해하고 법과 마를 분석하고 에 과히 착오가 없는 것 같이 느껴지면서, ‘나는 오래된 교도’라는 상에 걸려 주위 인연들의 행동에 분별 시비가 생기기도 하고 공부심이 부족해 보일 때도
논설위원 칼럼
김명화 회장
2023.09.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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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 열반이 80년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소태산의 궁금증은 구도의 과정으로 쌓였고, 진리에 대한 염원과 상상은 결국 26세 청년 소태산의 깨침으로 이어져 새 시대 새 성자의 탄생을 맞게 했다.하지만 그 깨침은 다시 새로운 시작이었다. 소태산은 9인 제자에게 단지 깨침을 전하는 것에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구도과정 못지않은 열정으로 시국을 조망하며 세상을 구원할 새판을 짜는 것에 혼신을 다했다. 이 모든 것은 익산에 중앙총부를 건설한 후 소태산의 거침없는 행로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 증기기관차의 보급으로 철도교통의
사설
원불교신문
2023.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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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대종경〉을 풀이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참고서 〈소태산 대종경 마음공부〉가 발행됐다. 최정풍 교무가 저술한 이 책은 한자어가 낯선 현대인들이 용어를 쉽게 이해하도록 사전적 풀이를 요약했으며,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부연 설명을 담아냈다. 특히 원문의 문장을 구분 편집해 전서를 읽는 피로감을 덜어주고, 각 장마다 필자의 질문을 통해 〈대종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최 교무는 “경전의 내용 파악을 돕기 위한 질문도 있지만,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만 응답할 수 있는 질문도 있다. 특정한
이 한권의 책
유원경 기자
2023.05.0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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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생명보다 더 아름답고 귀한 건 없다.이건 꼭 사람의 목숨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금수초목들 역시 귀하지 않은 것이 없고, 그 존재의 이유 역시 빠트릴 것이 없다. 특히 3월의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어린 생명들은 경이로운 기적이다. 간혹, 때를 잘못 만난 꽃들이 봄을 시샘하는 추위에 뚝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봄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시심(詩心)을 일으킨다.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봄을 잔혹하게 만든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인간들의 탐욕과 잔혹함은 언제나 젊은 생명들의 희생을 발판 삼아 권력을 유지해 왔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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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으로 가득 찬 세계경제가 삐걱 거리고 있다.세계공황이니, 경기침체니, 하는 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와 신문을 채우고, 이에 따라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하루하루도 불안의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빌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했듯이, 현대인들에게 경제는 필수불가결의 생존원칙이 된지 오래다. 특히 급박하게 발전하는 물질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데도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동안 인터넷에 기반한 SNS의 범람도 혼란스러운데, 이제 인공지능에 기반한 챗GPT가 인류문명을 새롭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여 기대 반 걱정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2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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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연일 화제다.스스로 신을 자처하며 일탈의 길을 걷는 종교인에게 쏟아지는 질타가 종교계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다. 특히 꿈꾸는 청춘들을 타깃 삼아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종교인들의 행태는 분노심 마저 자극한다. 이런 사건이 근자에 있었던 일이고, 또 지금도 종교란 이름으로 은밀히 혹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지 않은지 둘러봐야 할 것 같다. 100여 년 전, 소태산 당대에도 혹세무민하는 종교들로 인해 꽤나 시끄러웠던 것 같다. 그 내용이 대종경 실시품 14장에 담겨있다. ‘당시의 신흥종교들 가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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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금강원이 건설되고 소태산 대종사가 금강원에서 주석하면서이곳은 불법연구회의 조실이 됐다. 또 금강원은 예회나 단회, 선 결제, 대소회(大笑會) 등이 이뤄질 때 소태산 대종사가 많은 설법을 했기에 설법전이라고도 불렸다. 현재 〈대종경〉 인도품 25~27·33·35·37장과 교의품 28장, 교단품 5장이 설해진 곳이며, 수행품 5장, 인도품 14·59장, 불지품 17장, 교단품 23장 등도 여기서 설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금강원에서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한 내용 중 가장 잘 알려진 법문이 있다. “지금 세상에는 대
문화
유원경 기자
2022.10.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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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명주 교무] 구로교당엔 일원회(50대 위주 걷기명상 모임) 성지순례가 있다. 지난해 영산성지를 시작으로 올해 2기로 변산 제법성지를 다녀왔다. 이 성지순례는 재.가.인.솔에 방점을 찍었다. 순례일정은 교무진과 현지 담당 교무진들이 정하되, 모든 준비와 진행을 철저히 재가교역자가 하는 프로그램으로, 상상 그 이상의 호응과 행복이 따라왔다.준비할 때부터 “교무님이 안 계시니 우리가 더 잘하자는 마음이었다”고 하며, 준비자나 참여자 모두 일심합력의 에너지가 순간순간 집중돼 서로 이끄는 기운들이 한 달 내내 뭉쳐졌다. 재가가
논설위원 칼럼
장명주 교무
2022.10.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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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혜광 명예교수]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생명과 같이 소중하다. 더욱이 조직이나 집단의 주된 활동을 앞서서 주도하는 지도자에게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 지도자는 많지만,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지도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지도자로서 자격요건 가운데 신뢰는 오랜 시간 동안 검증의 산물이기에 그렇다. 그저 자리에 있다고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사회 어느 분야든 예외 없이 역사가 말해준다. 업적사회일수록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체면과 위신, 예의·염치를 중시하는 사회
원불교와 교육
김혜광 명예교수
2022.09.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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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소태산은 이 땅에 새로운 종교를 열었다. 그리고 교법의 총설에서 밝혔듯이, 그 종교는 통종교적 원리에 기반한다. 원불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사은과 삼학으로써 신앙과 수행의 강령을 정하였으며,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하는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이다. 원불교 교법을 요약한 총설에서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한다’는 말씀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소태산의 구도 과정과 대각, 이후의 제법 및 전법 과정 전체에 이르기까지 원불교는 통종교적 특성을 바탕으로 하
메타버스 시대의 원불교
이도하 교수
2022.09.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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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원불교 교법의 시대화라는 화두는 교단의 미래나 원불교의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인류와 생명, 모든 환경을 위해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소태산 대종사는 인류와 생명과 환경의 미래를 위해서 원불교를 열고, 일반적으로 종교가 잘 언급하지 않는 구체적이고 담대한 설계 ‘개교의 동기’를 교전 첫머리에 새겨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불교 교법의 시대화는 개교의 동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개교의 동기의 핵심은 ‘물질의 사용과 정신의 확장, 이를 통해 일체 생령을 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요약해 본다.〈대종경〉교의품 3
메타버스 시대의 원불교
이도하 교수
2022.08.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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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윤덕균] 원불교 ‘교단혁신담론회’ 단톡방이 있다. 200여 명의 교도들이 담론을 교환한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자는 제안이 대부분이지만 교단을 위하는 혈심만은 대단하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한 교도가 제기한 신앙의 대상에 대한 질문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다. 이 교도는 ‘법신불 사은’에서 “법신불은 신앙의 대상이지만 사은은 아니다”는 주장을 한다. 100년이 지난 교단에서 신앙의 대상에 대한 논란이 있다는 것은 놀랍다. 더욱, 문제를 제기한 교도가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해도 200여 명의 재가출가 교도 중에서 질문한 교도
교화
윤덕균(광일)
2022.07.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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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고세천 교무] 논산교당에 부임해 1년 52주 법회 때 『정전』 목차대로 교도님들과 공부를 하여 5번째 접어들었다.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은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는데, 교도님들은 어쩔지 모르겠으나 설교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 30여 년을 거슬러 원불교학과 서원관 기숙사 학생시절로 되돌아간다면 A학점 우등생이 될 정도로 말이다.원불교의 교리는 일원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교리도를 보면 일원은 법신불로서 우주만유의 본원이고 제불제성의 심인이며 일체중생의 본성이다. 일원상은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설교
고세천 교무
2022.06.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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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이번 정부는 정권교체를 통해 이뤄졌기에, 지난 정부와는 정치성향이나 국정기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알려진 국정과제에서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출발했으며,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곧, 국가 중요 정책의 근간에 ‘자본’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어느 정부를 둘러봐도 경제를 내세우지 않은 정권은 없었다. 그러기에 선거 때면 항상 빌 클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말이 소환되기 일쑤다. 이
사설
원불교신문
2022.05.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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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원불교 부산울산교구가 대각의 달 4월을 맞아 성리법회를 열고 깨달음의 삶으로 한 발 더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4월 13일 ‘생활 속의 성리공부 표준’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성리법회는 부산울산교구 5층 대각전과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됐다. 안인석 부산울산교구장은 성리법회 문을 열며 “성리공부의 핵심은 현묘한 이치를 잘 설명하고 현란하게 이야기하는 데 있지 않다”고 운을 뗀 후 『대종경』 교의품 8장에 근거해 “현실 속에서 얼마나 잘 실천하는가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리공부의 구체
교화
장지해 기자
2022.04.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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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에서는 무얼 가르칠까? 답은 소태산의 말에 있다. 소태산은 “나는 마음 작용하는 법을 가르친다. 지식 있는 사람에게는 지식 사용하는 방식을, 권리나 물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권리나 물질을 사용하는 방식을, 원망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감사 생활하는 방식을…. 이를 몰아 말하자면 모든 재주와 모든 물질과 모든 환경을 오직 바른 도로 이용하도록 가르친다”(『대종경』 교의품 29장)고 강조했다.그래서 “마음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면 모든 문명이 도리어 도둑에게 무기를 주는 것과 같다”(교의품30장)고도 우려했다. 특히 돈 버는 법을 일러
사설
원불교신문
2022.04.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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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최선각 원무] 변산 제법성지 수호기지인 원광선원에서 직무를 시작한지 3개월째다. 예전에는 그저 공부를 하려고 해마다 2번 정도 순례했지만, 올해는 정식으로 원광선원에서 일정한 역할을 부여받고 도량관리, 성지수호, 훈련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덕분에 수행이라는 새 개념이 정리되고, 실천하는 신앙심이 저절로 이뤄지는 기분이다. 이 도량으로 인도해 준 장오성 원광선원 원장님에게 감사한 마음이다.나는 이곳에서 맡은 일을 할 때마다 기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몸은 고단하지만 이 일은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를 닮아가는
은생수
최선각 원무
2022.03.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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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산선학대학교 새도반으로 입학한 나는 태어날 때부터 법명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하지만 무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었고, 지난해 원불교를 제대로 만나기 전까지는 대학교를 휴학한 뒤 엔터테인먼트 디자이너를 준비했다. 스스로 선택한 과정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힘들었고 ‘내 인생은 이대로 취업해서 회사 상사가 시킨 일을 하며 돈을 벌고 그러다 끝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그러던 중 어쩌다 엄마를 따라 일요일 법회에 참석하게 됐고, 성가 한 곡씩을 맡아서 반주하게 됐다. 처음에는 띄엄띄엄 치다가 계속 반
은생수
진호정 예비교무
2022.03.08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