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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도둑이 활개를 친다고 해 ‘도둑마을’로 불리던 동네에 7간짜리 초가 겹집이 들어섰다. 주위에서는 “터도 좋지 않은 데 외지인들이 낭패를 보겠다”고 걱정하는 말이 돌았다.흉흉한 곳에 집을 세운 것도 그렇고, 그곳을 왕래하는 이들도 무엇인가 특별했다. 나이가 많든 적든 한 청년을 공경히 모시는 모습은 여간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건물을 지은 사람들은 집 기둥에 문패 대신 ‘불법연구회’를 써 붙였고, 대중의 공경을 받던 청년은 도둑마을(도치, 盜治)을 도덕마을(도치, 道治)로 고
원불교신문 플러스
이현천 기자
2024.03.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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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소태산 대종사님은 그동안 너무 멀리, 높이, 벽 속에만 계셨어요. 그런 분이 점점 내려오고 우리 곁으로 오십니다. 순례를 하면 할수록, 스승님이 가까이 느껴져요.”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서울교화 100년인 올해 서울원문화해설단장을 맡은 박혜현 교도(정릉교당 교도부회장)다. 원불교의 서울성적지를 가장 많이 톺아본 교도, 1920년대 사료를 가장 많이 봤을 교도. 그리고 서울성적지를 ‘세상에서 가장 많이’ 안내했을 박 단장. 한 글자 한 글자의 고증과 해설을 위해 매주 공부했고, 요청이 오는 대로 길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4.01.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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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잼버리란 말은 ‘유쾌한 잔치’ ‘신나는 놀이’라는 뜻이다. 스카우트 창시자 베이든 포우엘이 붙인 말이다. 그 어원은 북미 인디언 말 ‘시바아리(Shivaree)’가 유럽으로 전해지며 변한 말이라고 한다. 고객 불만을 신속히 해결해 주면 오히려 감동을 받아 충성고객이 된다. 이를 ‘서비스 회복의 역설(The Paradox of Service Recovery)’라고 한다. 전화위복이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전보다 신뢰 관계가 더 돈독해진다. 신뢰의 본질은 진정성과 일관성이다. 유쾌하고 신나려면 엉뚱한 발상, 역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8.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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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6월부터 7월까지 대한민국을 할퀸 폭우는 곳곳에 큰 피해를 남겼다. 640㎜를 웃돈 강수량은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3위였는데, 비의 세기를 측정하는 강우강도(강수일수 대비 강수량)은 30.6㎜로 1위였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컸던 이유다. 이에 원불교은혜심기운동본부와 원봉공회가 일상으로 되돌리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모금 운동으로 성금을 모으는 한편, 괴산과 익산 피해지역 현장을 찾아 복구에 힘을 보탠 것이다. 7월 26일 익산시 용안면의 양계장 피해복구 작업에는 원불교은혜심기운동본부와 익산시
복지&봉공
민소연 기자
2023.08.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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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전명오 교무] 스페인에 가면 사람과 황소가 싸우는데, 경기장 한쪽 ‘케렌시아’에 가면 투우사는 공격을 멈추고 소도 재충전과 안식의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궁금해집니다. 내가 지치고 쉬고 싶을 때, 다시금 힘을 얻고 싶을 때, 나만의 안식처, 나만의 보금자리에서 힘을 보충하고 다시금 부처님 법바다를 힘차게 누빌 수 있는 나만의 케렌시아는 어디일까? 나의 케렌시아는 어디이면 좋을까?첫째, ‘허공’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산종사께서는 “그대들은 허공이 되라. 허공은 비었으므로 일체 만물을 소유하나니…”라고 합니다. 우리는 수
설교
전명오 교무
2023.07.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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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자살 문제와 이에 따른 치유·회복에 원불교가 앞장서는 가운데, 자살 영가와 유가족을 위한 특별천도재가 거행됐다. 6월 18일 잠실교당에서 열린 생명존중·해원상생 특별천도법회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영가의 천도를 축원하고,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을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와 잠실교당이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서울교구와 손을 잡고 마련한 이날 천도재에는, 예년보다 많은 18위의 영가가 위패로 모셔졌다.이날 천도를 축원받은 자살 영가들은 주로 둥근마음상담연구센터나 잠실교당 교도들을 통
교화
민소연 기자
2023.06.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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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재해재난과 노숙인 현장에서 밥정을 나눠온 원불교봉공회가 ‘사랑해 빨간밥차(이하 빨간밥차)’트럭과 승합차량을 새로 인수받았다. ‘빨간밥차’는 비씨카드사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봉공회에 전달한 것으로 원기96년(2011) 1호에 이은 2호차다. 또한 재난현장에서 신속함을 위한 승합차량은 은혜심기운동본부에서 지원했다. 이번 2호 빨간밥차는 12년째 사용해온 1호의 노후화로 고장이 잦고 출동이 지연되는 등의 어려움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다시 지원한 결과다. 그간 매주 서울역 노숙인 공양을 비롯 전국 재해재난
복지&봉공
민소연 기자
202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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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대각의 달 4월을 맞아 기쁨과 은혜를 전하는 ‘은혜의 김치 나눔’이 각 교구에서 본격 시작됐다. 이 나눔은 겨울을 지내고 ‘김치 보릿고개’를 맞는 시기에 이뤄져 새 김치를 담그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햇살 같은 은혜를 전한다.대전충남교구원불교 대전충남교구는 4월 6~7일 1박 2일간 은혜의 김치나눔 행사를 열었다. 대전충남교구 봉공회와 재가출가 교도들은 ‘다같이 다함께’은혜를 나누는 데 힘을 모았다. 100여 명의 봉공인이 정성으로 직접 담은 1,500㎏의 김치는 5㎏씩 나눠 담겨 돌봄이 필요한 가정과 지역주
교화
이현천 기자
2023.04.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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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챗GPT는 ‘말하는 로봇’으로서 그 대답 능력이 엄청나다. 이에 다양한 창구에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의견을 표하고 있다. 아직 연구 분야라고 생각했던 인공지능이 너무나 빠르게 우리 일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데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기준을 세우지 못한 채 맞닥뜨린 놀라운 발전은 여러 윤리적 논쟁거리를 주고받게 한다.정산종사는 “모든 물질 문명을 선용하기 위하여 그 구하는 정신과 사용하는 정신을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 경의편 2장) 원불교 성직자이자 기자의 관점에서 챗
교화
이현천 기자
2023.03.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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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인구의 4.6%입니다. 20명이 모이면 그 중 1명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자살을 쉬쉬하는 속내에는 그를 실패자로 평가하거나, 정신병이라고 보는 편견이 존재합니다.”우리 사회 가장 위태롭고 안타까운 현장에서 생명의 가치를 보듬을 ‘원불교 생명지킴이 강사’들이 탄생했다. 1월 18일 서울 원불교소태산기념관과 중앙총부에서 각각 진행된 강사양성교육은 기존 1박 2일 과정을 하루로 축소해 조밀하게 진행됐다. 자살예방 일선에서 아픈 마음을 보듬고 원불교 생명존중사상을
교화
민소연 기자
2023.0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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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죽을 뻔 했던 위기를 겪고나니 모든게 감사한 것뿐이에요. 눈부신 햇살도 뺨을 스치는 바람마저도 매일 일상에 있는 감사였죠.” 평소 상(相)이 강하고 일상의 감사에는 무딘 편이었다. 허나 생사를 넘나든 위기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았다. 전귀은 예비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2학년)는 “지금 내 일상은 ‘법신불 사은께서 주신 두 번째 삶’”이라고 했다.그날 사고는 불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7년 전 갑자기 찾아온 불의의 사고. 생과 사를 오가며 며칠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딸의 의식이 돌아오고, 겨우 가슴을
감사생활 캠페인
김도아 기자
2023.01.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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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대산종사를 시봉했던 이야기와 대산종사의 가르침을 담은 산문집 〈큰 산을 우러르며〉개정판이 발행됐다. 저자 주성균 교무는 “스승님을 그리려다 오히려 사족이 되고 말았다. 다시 보면 볼수록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너는 나의 일을 할 것’이라는 대산종사의 성음에 용기 내어 다시 붓을 들었다”고 설명했다.개정판 〈큰 산을 우러르며〉는 대산종사를 모신 시자들의 시봉 이야기가 더 부연 됐으며, 대산종사의 법문해의 등이 첨부됐다. [2022년 12월 5일자]
이 한권의 책
유원경 기자
2022.12.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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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종천 원로교무] 불교의 탄생 분위기는 사회집단의 이해관계에서는 냉소적이었다. 그러나 종교가 세속화되어가면서 집단을 형성하고 또 나름대로 삼보(三寶)를 존경의 대상으로 설정하면서 자기모순이 생기게 되었다.유대교 전통의 종교는 좀 다르다. 황량한 사막의 분위기 때문인지 공동체의 결합성이 강하다. 그 공동체 속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윤리적으로 선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불이익을 당한다. 그래서 유대교 전통의 종교는 타인에 대해 선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물론 힌두교 계통의 인도 종교들도 포교 활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부처님의 향기
김종천 원로교무
2022.10.3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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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종천 원로교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신뢰가 그 바탕이었다면 삼권분립을 할 필요도, 선거로 공직자를 선출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시스템을 믿었다. 시스템이 선(善) 작용을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 만들어진 시스템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삐걱거리기 마련이다.‘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기독교 신자’가 된다는 것이 아니고, ‘붓다’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것도 ‘불교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부처님의 향기
김종천 원로교무
2022.10.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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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종교 창시자들이 시대에 던진 질문을 통해 길을 찾아가고자 하는 강연회가 열린다. 10월 15일 제20회 붓다 빅 퀘스천에 장진수 교무(본명 진영,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소태산, 일상에서 영성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다.이와 관련해 장 교무는 “소태산 대종사가 세계 3대 종교의 성자(붓다, 예수, 무함마드)와 함께 소개된다는 점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현시대의 총체적 위기상황에 대해 각 종교 성자들은 과연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장 교무
교화
장지해 기자
2022.10.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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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돌아보면, 오래된 서원 하나가 있었다. ‘언젠가 기회가 오면 원불교다운 건축물, 원불교의 표준 건축물을 지어보고 싶다.’ 그런데 몇십 년 후 정말로 그 기회가 주어졌다. 여러 차례 고사하다 결국 맡게 된 일에 감선진(본명 진성) 원남교당 건축위원장(이하 위원장)은 5년여간 그야말로, 전심전력했다.“사대문 안에, 고건축과 현대건축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원불교에 걸맞는 교당이 될 거예요.” 감 위원장은 10월 30일 봉불식을 앞둔 원남교당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곡선미를 살린 현대건축과 한옥이 함께 어우러진
여기, 은혜로운 당신
장지해 기자
2022.10.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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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윤선중 교무] “원불교는 과연 신종교의 하나인가 아니면 대승 불교를 개혁한 이 시대의 새로운 불교인가?” 본 박사 논문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이다. 그리고 나는 그 답의 실마리를 ‘천여래 만보살의 회상’이라는 개념에서 찾는다. 특히 불교 문헌에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이 개념은 우리가 원불교의 정체성을 찾고, 원불교가 성립된 시대적 그리고 종교적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먼저,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서론과 4개의 장, 그리고 결론으로 구성된다. 서론은 원불교의 정체성,
국제
윤선중 교무
2022.08.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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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교 (1)예수의 가르침은 시스템적인 것과는 좀 다르다. 그의 긴박한 생존의 모습에서는 그럴만한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그가 12살 때쯤 사람들의 이목에서 사라진 뒤 30세 정도에 공생애에 들어올 때까지, 그 중요한 시절에 어디서 무엇을 하며 자신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 시켰는지는 아무런 기록도 없다. 그러나 그런 심오한 영성을 가진 인물이, 그런 종교적인 천재의 자질을 가진 청년이 소위 말하는 쿰란(에세네) 공동체 같은 곳을 기웃거리지 않았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사해 지역의 쿰란은, 20세기 중엽에 발견된 사해 사본과 그 발견으로
부처님의 향기
김종천 원로교무
2022.08.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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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지연실 교무] 지난 7월 23일 ‘교구에서 즐기는 바캉스’라는 주제로 학생여름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3년 만에 진행된 대면훈련이라 기획단계부터 굉장히 설레는 마음이 앞섰다. 비대면 온라인 문화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이번 훈련에 무엇을 전해줄까? 이 시기 학생들은 어떤 훈련을 원할까?’라는 화두로 교구 청소년교화협의회에서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매진했다.3년 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안 청소년 담당 교무들은 청소년교화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며 답답함을 안고 지내왔다. 법회 참석률은 날로 저조해졌고, 학생들은 치
똑똑!청소년교화
지연실 교무
2022.08.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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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라상현 교무]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우리는 청소년교화 방식의 큰 변화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공동체 상호교제와 나눔의 부족이라는 한계와 교당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통해 가지는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큰 계기도 되었다.이제 여름 방학이 왔다. 내게 이번 여름 방학이 특별히 기다려진 이유가 있다. 신규 부임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면 학생훈련이 있기 때문이다. 훈련은 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마음으로 통하는 관계로 발전시킬 소중한 기회다. 그동안 자주 보려고 노력했고, 시간 날 때마다 꼭 보고
재잘재잘
라상현 교무
2022.07.22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