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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루 종일 화장실 앞을 떠나지 않는다. 5분에 한 번씩 변기통에 앉았다 일어나고 물을 내린다. 그는 하루 종일 긴 통로를 계속 걷는다.뒷짐을 지고 무어라 중얼중얼 왔다갔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그는 하루 종일 방의 한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방바닥을 손톱으로...
행복한수행
홍자예 교도
2009.09.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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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시간에 묶여있지 않다. 그래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주고, 바라봐 준다는 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다.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을 들고 찰칵찰칵 사진을 누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주머니 속에서 빗을 꺼내 머리를 빗고 "난 왜 이렇게 눈이 작...
행복한수행
홍자예 교도
2009.09.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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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가 해제 되었습니다."오래된 유화 냄새가 제일 먼저 코를 자극하는 50평의 공간, 그곳에 나는 6년째 산다.커다란 창들은 이미 널따란 판넬로 대부분 봉인되고, 햇살과 바람이 차단된 사진사의 암실 같은 공간. 하지만 스위치를 올려 전등을 켜면, 일...
행복한수행
홍자예 교도
2009.08.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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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일 기도 중 스쳐가는 한 생각에 시댁 청소를 하기로 맘먹었습니다. 너무도 깔끔하신 시부모님이셨는데 나이 드시면서 눈이 잘 안보이시는지 주방과 욕실이 예전 같지 않아 마음 한 구석에 죄송스런 마음이었거든요. 이후 두어 달에 한번 씩 해오던 중 이번 우리 결혼기념일 날...
행복한수행
허묘성 교도
2009.08.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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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가르고 교당엘 다녀왔습니다. 얼마나 큰 비가 내리는지, 어둡고 컴컴한 길을 지나면서 '앞으로 나의 길이 이렇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항상 지금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해달라'는 기도를 한다는 제 말에 '생사문제는 해결 되었는가? 영생에 대해서는 어떻게...
행복한수행
허묘성 교도
2009.08.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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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가 끝나고 모두들 이 사람 저 사람 서로 손을 잡으며 채 나누지 못한 인사를 나눔도 잠시 누구랄 것 없이 우리 단은 텅빈 대법당 청소를 시작합니다.이렇게 우리 단원들이 한마음 되어 솔선수범이 잘 될 수 있었던 건 법회 주례를 본 일입니다.큰 교무님께서 부재중인 관계...
행복한수행
허묘성 교도
2009.08.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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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득력을 결심하고 오던 잠도 떨치면서 새벽 4시 반부터 일어나 좌선, 기도에 매달려 있던 제가 단장이 되었습니다. 교당 어르신들 틈에 한명씩 배치되었던 젊은 아기 엄마들을 모아 처음으로 편성된 단의 단장이 된 거죠. 모두12명, 그중 법회출석 하는 수는 저를 포함 9...
행복한수행
허묘성 교도
2009.07.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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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 출석만 하면 다 되는 줄 알고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던 제가 신심, 공심으로 한명 두 명 입교를 시키면서 마음에 자리한 건 앎에 대한 갈증이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조바심을 칠 때 주위 인연으로 알게 된 곳은 성주성지의 삼동평화대학. 그 어떤 공부보다도 교화의 ...
행복한수행
허묘성 교도
2009.07.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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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모태신앙인 제가 결혼으로 인해 원불교 교도가 되었습니다. 친정엄마의 말없이 잡아주던 손길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 합니다.입교한지 21년.이제 어찌 보면 횟수로 어엿한 공부인이 되었어야 하는 연령에 와 있지만 저는 이제 시작하는 초입 단계에 있습니다.'순간마다 공...
행복한수행
허묘성 교도
2009.07.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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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10시에 대원회에서 정전 마음공부를 한다. 대원회는 지난해 12월 장산 종사님께서 붙여주신 정전 마음공부방 이름이다. 작년 5월23일 처음 시작한 대원회 1기인 나는 6월5일 수료식을 마쳤다. 그리고 2기가 시작 되어 후배들을 보게 되었다. 6월7일과 14...
행복한수행
유경은 교도
2009.07.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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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동생 시아버님 상을 당해 대구에서 문상을 드리고 남동생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 네비게이션을 보니 죽전 정류장 도착 시간이 밤 9시 55분으로 나타난다. 집이 산속이라 택시 타기도 힘들어 아침에 남편에게 고속도로 죽전 정류장에서 픽업해 달라고 부탁했기에 ...
행복한수행
유경은 교도
2009.06.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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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은 원만 구족하고 지공 무사한 것이다. 예쁘고, 밉고, 옳고, 그르고, 화나고, 짜증나고, 즐겁고 등등으로 변화 무쌍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마음은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마음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경계를 만난다. 경계를 대하면 "왜 이런 일이 나...
행복한수행
유경은 교도
2009.06.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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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님으로부터 출세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내 안에서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못하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존심으로 버티고 산다. 그 자존심 때문에 그동안 많은 상처를 받아왔고 또한 상대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
행복한수행
유경은 교도
2009.06.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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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님께서는 지난 해 1월에 새로이 부임하시자마자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라는 커다란 벽보를 붙이시고 설교 말씀을 계속 하셨다.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진 것이니 이때는 '앗, 경계다'를 외치며 원래 없던 자리로 되돌리라는 말씀. 알 ...
행복한수행
유경은 교도
2009.06.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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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에 살고 있는 나는 남편 선배가 교도회장으로 있는 동안양교당에 원기89년 7월에 인연을 맺었다. 처음 접한 동안양교당은 크고 현대식으로 깔끔하다는 것과 교회처럼 의자에 앉아서 법회를 본다는 것이 새로웠다. 또 두 분 여자 교무님의 단정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교당에...
행복한수행
유경은 교도
2009.05.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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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의심이 가는 말이 있었다. 원불교의 사대강령 중 네 번째 강령인 무아봉공이 그것이었다. 왜 무아봉공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설법 말씀은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었지만, 그것이 어떻게 인간으로 가능한지 나의 이성으로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상 없...
행복한수행
황득천 교도
2009.05.1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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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대학교 동기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옛날 친구들을 만난다는 마음에 약간 들뜬 기분으로 모임에 나갔다. 졸업 후 처음 보는 친구도 있었고, 한 때 단짝으로 지내던 친구도 있었고, 모두들 반가운 얼굴이었다. 직장 이야기, 자녀들 이야기, 학창시절 이야기 등 마치 ...
행복한수행
황득천 교도
2009.05.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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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살아 갈 수 있는 착한 사람들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니냐." 지난주 점식을 먹던 중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친구의 한 말이다. 요즘 거래처와 송사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참으로 올곧게...
행복한수행
황득천 교도
2009.05.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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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울릉공이란 도시에 남천사란 절이 있다. 대만계 사찰인 이곳에는 본당에 세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나는 그곳에서 한국의 불상들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밝고 맑은 온화한 미소를 보았다. 그때 그 부처님의 미소가 아직도 나의 뇌리에서...
행복한수행
황득천 교도
2009.04.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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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북 진안의 좌포교당에서 요양 차 약 6개월간 생활한 적이 있다. 개인기도, 100일기도, 산상기도 등 그 곳에서의 생활은 기도와의 생활이었고, 유난히 참회문을 많이 독송하였다. 처음엔 무심히 독송하던 참회문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 구절 한 구절이 새로운 의문으로 ...
행복한수행
황득천 교도
2009.04.17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