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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손일진 교도] 나의 기도생활은 십년 전, 아들이 고3 때 시작됐다.대중이 함께하는 교당 기도는 보통 오전 9~10시에 있어, 직장 생활을 하는 나는 참석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수험생을 위한 백일기도라고 해도 평일 오전 참석이 어려워 신청을 못하고 있는데, 아이가 고3인 걸 아는 교도님들이 ‘왜 수능기도 신청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내가 “엄마인 제가 기도를 못하는데 어떻게 신청을 합니까” 했더니, 교도님들이 “신청만 하면 교무님과 교도님들이 함께 기도해 준다”며 자꾸만 명단을 적어내라고 했다.그렇게 등 떠밀리듯 기
은생수
손일진 교도
2023.05.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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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었던 것들, 지난 3년은 ‘당연한 것들’에 대해 자각했던 시간이었다. 허물없는 서로와의 거리, 마스크 없이 얼굴 가득 채우던 미소. 당연한 것들은 익숙함에 가려졌고, 이에 대한 소중함에는 둔감해졌다. 개인적으로도 익숙함에 가려진 것이 많았다. 나에게 있어 소중함을 잃었던 것에는 양말과 수건이 있다. 2015년, 그때까지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했던 나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처음 가본 나라, 처음 접한 문화, 처음으로 혼자 생활해 본 나에게 가장 불편했던 것은 단연 빨래였다. 미국은 한국처럼
기자의시각
김도아 기자
2023.05.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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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의 큰 흐름을 전환하는 교단 4대가 목전이다.곧, 8개월 후면 원불교 역사를 36년 단위로 끊어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는 4대가 열린다. 소태산 대종사가 대부분을 주재한 교단 초창기 1대 36년의 역사를 지나, 정산종사와 대산종사가 주재한 2대 36년은 원불교 역사에 있어 크나큰 도약기였다. 그리고 좌산상사와 경산상사 시대를 지나 현 전산종법사로 이어지는 3대 36년(원기73~108년)은 영욕이 교차한 과도기적 성격을 지닌다. 원기109년(2024), 내년에 도래할 교단 4대는 인류문명사적 측면에서나 교단 전환기적으로나 중요한
사설/칼럼
원불교신문
2023.05.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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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송상진 교무] 교무님들의 공부모임인 출가교화단회는 가끔 다른 출가교화단 그룹과 합동단회로 진행된다. 오랫동안 연락을 못했던 소중한 인연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주요 발표와 감정이 오고 가는 가운데 돌아가며 자신의 삶과 수행에 대해서도 서로 교류한다. 나는 지난 1년 동안 어머니의 건강관리를 도와드린 경험과 미주선학대학원의 상황을 간략하게 소개하려고 계획했다. 참여하는 교무님들이 많아 골고루 많은 의견을 들어야 되니 되도록 내 근황은 짧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드디어 내 차례가 돌아왔고, 어머니의 건강 회복을 돕
논설위원 칼럼
송상진 교무
2023.05.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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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가는 저구름아/너가는곳 어디인가 // 별을보며 달을보며/삼밭재서 기원하고 // 스승찾아 이곳저곳/갖은고행 다했었네 // 강변에서 입정들어/심행처멸 진공묘유 // 맑은바람 달뜨오니/유무초월 공적영지 // 바다막아 농지개발/일심합력 자립경제 // 혈심혈성 천지감응/법계인증 받으신후 // 삼학팔조 사은사요/변산제법 익산전법 // 일제치하 엄동설한/숙연인연 맺어가며 // 한글경전 정전편찬/일원대도 밝히시고 // 부촉게송 남기시곤/계미열반 하시었네2. 창업보다 어려운게/수성이라 하였던가 // 백년지난 고비마다/입춘추위 매서운가 //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5.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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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은 대개 늘 일어나는 일이 반복된다. 직장인에게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어제와의 차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점심 메뉴 정도는 새로운 것이 좋다. 하지만 밥벌이를 위한 경쟁이 본질인 회사에서는 안전했던 ‘어제 같은 오늘’을 사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그래서 회사는 MZ세대가 불편하다. 1980년에서 2000년대 초까지 무려 30년 동안 태어난 세대를 하나로 묶어 MZ세대로 지칭하는데, 우리 사회에 비로소 태동한 다양성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 만들어진 다소 허술한
은생수
박성범 교도
2023.05.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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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기쁨이 천지를 수놓았다.잠잠하던 대자연이 다시 일어서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분주해졌으며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대지 위로 쏟아져 나왔다. 천지에 이처럼 복잡하고 분주한 달은 없을 것이다. 이때를 맞춰 새 시대 새 성자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이뤘으니, 아마 대지의 기운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될 무위자연의 시기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원불교의 4월은 그 어느 때보다 은혜롭고 기쁨이 가득하다. 하지만 지금 세상, 물욕에 찌든 인간 중심의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족해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마음의 가난은 깊어져 원망의 병이
사설
원불교신문
2023.05.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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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예술은 치유 효과가 있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현대미술에서 ‘고백예술(Confessional Art)’의 장르를 개척했다. 그녀는 여성 최초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그녀의 대표적 작품 중 하나는 거대한 거미 조각상인 ‘마망(Maman)’이다. 마망은 프랑스어로 엄마다.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 어머니에 대한 연민의 정을 예술로 승화했다. 왜 거미를 작품으로 했을까?어미 거미는 뱃속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다리를 넓게 쭉 뻗는다. 하루 종일 아픈 몸에도 닳고 해어진 양탄자를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4.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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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의 4월은 희망차다.대지의 4월이 온천지에 꽃봉오리를 피워 기쁨으로 물들인다면, 원불교의 4월은 새 시대 새 성자 소태산의 깨달음을 찬양하기 위해 한껏 흥분한다. 4월 1일 소태산이 깨달음을 얻은 영광 길룡리 대각지의 천여래등 점등을 시작으로 깨달음의 축제는 5월 5일까지 35일간 원불교열린날을 기념하는 봉축의 대장정을 펼친다. 올해는 긴긴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 시작되면서 모처럼 볼 거리 즐길 거리를 가득 담은 행사들로 풍성해졌다. 그중 4월 21일부터 일주일간 익산성지를 중심으로 펼치는 깨달음 축제는 교도들과 시민들이 함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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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명화 회장] 코로나19 이후로 교당 교도 숫자가 적게든 많게든 줄어들었음을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다. 더욱이 신심․공심 많은 어르신들이 점점 열반하고, 자녀교화로 이어지지 않는 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교도 평균 연령을 높이고 있다. 10년 후의 교당과 교단의 모습을 떠올리면 심각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도시 시내권 교당도 교도 수가 줄어 20여 명만이 법회를 보고 있는 곳이 많은 게 현실이다.재가출가 교도가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논설위원 칼럼
김명화 회장
2023.04.2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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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덕선 교도] 과학 문명이 발전됨에 따라 세상에 재미있고 화려한 것들이 많아졌다. 그와 동시에 많은 사람이 각자의 공부와 일을 하며 치열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일에 세상의 재미있고 화려한 물질을 좇으며 휴식한다. 그럼에도, 황금 같은 주말에 교당에 가서 법회를 보는 원불교 청년들이 있다. 이유가 뭘까.청년들이 교당에 나오는 까닭은 법회를 통해 배우는 것들이 자신의 삶에 도움되고, 물질로써 채울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교당에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불교의 교법을 배우고 그것을
은생수
김덕선 교도
2023.04.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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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성근 교무] 우리나라 청소년 공교육이 크게 변화한다. 2025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돼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기존의 대학교 교과운영과 유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 청소년들은 명문대학, 인기학과, 전문직, 공무원,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진학을 준비해 오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부모들과 청소년 스스로는 사교육 현장에서 시험 점수를 높게 받는 연습과 훈련에 매달려왔다. 그런데 교육 당국이 이제는 시험 점수가 위주 되던 진학
논설위원 칼럼
김성근 교무
2023.04.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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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단비에 꽃은 떨어졌대도 마음은 한참 봄이다. 마스크도 거리두기도 벗어던지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일상. 3년 동안 못 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어려웠던 여행도 떠나고, 뭐든 새롭게 좀 해보려 몸이 먼저 부산을 떤다. 그리고 아 진짜 은혜롭기도 하지, 딱 요때 우리는 대각의 달을 맞았다.명절 전 오일장처럼, 지금 곳곳이 대목이다. 숙소나 놀이공원 같은 여행 분야, 헬스나 요가 같은 운동 분야도 잔뜩 프로모션 중이다. 멈췄던 문화강좌나 체험도 속속 열리고, 지역마다 박람회며 축제를 유치하는 이 때, 종교계
기자의시각
민소연 기자
2023.04.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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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인공지능은 스스로 의문을 품는가? 아는 것도 돌다리 두드리듯 확인성 질문을 하는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가? 그리고 질문에 답하더라도 “검색한 한도에서 답한다. 이런이런 사항은 잘 모르니,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하고 겸허하게 답하는가? 과문해서 그런지 이런 이야기를 아직까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인공지능의 한계는 바로 이런 점에 있지 않을까?어떠한 지식과 정보, 데이터도 불완전하다. 과거에 일어난 사실은 단 하나의 현상, 단 하나의 값을 지닌다. 그러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지금처럼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4.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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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여심 교도회장] 교화에 대해 하고 싶은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반송교당 워크숍, 또 하나는 남편 이야기다.반송교당은 1월 28~29일 1박 2일로 교당에서 제1차 워크숍을 했다. 주제는 ‘반송교당 교화활성화 방안과 비전 만들기’였다. 이번 워크숍의 특이한 점은 교도들이 직접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를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의견을 모아 일정과 계획 등을 짰다는 것. 교무님에게는 “우리가 이렇게 해보겠습니다” 하고 통보만 했다.오후 4시 기도를 시작으로, 우리는 조별토론(교화 어떻게 할 것인가)과 자유토론(반
은생수
박여심 교도회장
2023.04.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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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에는 늘 웃음이 있다. 둥근 원상이 웃음과 닮아있고, 은혜로운 삶과 감사생활로 살아가기에 웃음이 절로 흘러넘친다. 종교인들 중 원불교 사람들만큼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원불교 사람들이 낀 자리에는 늘 웃음이 머물고 화합이 잘 된다는 평이다.인류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는다면 ‘웃음’이라 할 수 있다.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웃음꽃이고, 소리 중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웃음소리며, 보따리 중에 가장 가벼운 보따리는 웃음보따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웃음이 보약보다 낫다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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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여도관 교도]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폭로한 드라마가 또다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 에 이어 의 열풍은 K-콘텐츠가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 사회를 변화시키려 함인지 흥행을 위해 사회적 치부를 이용하는 것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드라마의 성공에는 탄탄한 시나리오, 출연 배우들의 열연, 쉴 틈 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사회문제를 다루는 선명한 주제 의식도 빼놓을 수 없다.수많은 사회문제가 있지만 학교폭력 문제는 내가 당사자이거나 가까운 친지나
논설위원 칼럼
여도관 교도
2023.04.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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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개벽의 속도가 빠르다 못해 걱정스럽다. 축지법보다 더 빠른 교통의 발달은 옛말이 되었고, 천리를 내다보고 들을 수 있는 통신의 눈부신 발달은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인간의 고유물이던 학습과 상상까지도 인공지능이 척척 대행해 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되면서 자칫 인간이 기계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을까 두려워지는 시대다.물론 물질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혜택은 크다. 적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를 챙겨주고, 수고스러움을 덜어내면서도 더욱 편리해진 문명은 사람들에게 훨씬 여유로운 삶을 선사했다. 하루 종일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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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최현진 정토] 교사에게 겨울방학은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겨울을 지나야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춘화현상. 겨울의 혹독한 추위는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준엄한 자연의 리듬으로, 겨울을 견뎌낸 생명만이 훈풍의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새봄이 돌아오면 새 학생들과 인연을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일 년이라는 거대한 시간을 채색해가는 학교. 긴 겨울을 보내면서 새 인연들을 어떻게 맞이할까를 공부하며 올해의 큰 주제로 ‘감사 공부로 행복만들기’라는 틀을 잡았다. 일상수행의 요법 중 다섯 번째
은생수
최현진 정토
2023.04.0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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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고대에도 학문과 예술, 과학과 기술이 있었다. 천문학과 측량술, 태양력과 태음력, 거대석재와 미세보석 가공 등.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인간의 영적인 능력은 오히려 퇴보했다.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의 사상(四相) 플러스 시대상(時代相)이 있다. 피카소 입체파 미술은 아프리카 원시예술에서 배웠지 않았던가? 고대는 미개(未開)가 아니다. 고대는 고대 나름대로 만개(滿開)했다. 릴케가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를 말했다. 시인의 눈은 영안(靈眼)이다. 별빛에서 정령(精靈)을 본다. 시공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4.09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