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月投窓白 산의 달이 꽂혀 창은 희고 溪聲入戶鳴 물소리는 집에 들어와 우는 구나 欲知九年默 9년의 침묵을 알고 싶은가 須向此中明 다만 이 가운데 밝고 밝아라'무제 3(無題 三)'- 소요 태능(逍遙太能 조선 명종)소요 태능은 경허, 청매와 함께 우리 선시의 최고 봉우...
千尺絲綸直下垂 천길 낚시 줄을 바로 내린다 一波載動萬波隨 한 물결이 흔들리자 일만 파도가 따른다 夜靜水寒魚不食 밤은 고요하고 물을 차가워 고기는 물지 않나니 滿船空載月明歸 배에 가득 허공 싣고 달빛 속에 돌아간다.'천길 낚시 줄을'- 야부 도천(冶父道川 송나라 스님...
男兒到處是故鄕 남아는 가는 곳마다 바로 고향인 것을幾人長在客愁中 그 몇이나 나그네의 근심 속에 오래 있었나一聲喝破三千界 한 소리 크게 질러 삼천 세계를 깨뜨리니雪裡桃花片片紅 눈 속에 복사꽃이 조각조각 붉었구나.'오도송(悟道頌)'-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 1879∼...
山僧貪月色 산중에 사는 스님은 달빛이 너무 좋아幷汲一甁中 물병 속에 함께 길어 담았네 到寺方應覺 방에 들어와 뒤미처 생각하고甁傾月亦空 병을 기울이니 달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네'우물 속의 달을 보며2 (山夕詠井中月 二首)'-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이규보는 ...
借婆衫子拜婆門 노파의 적삼을 빌려 입고 노파의 문 앞에서 절을 하니 禮數周旅已十分 예절은 여러 번 차렸으니 이로 넉넉하지 않겠는가 竹影掃階塵不動 대 그림자 뜰을 비질하지만 먼지 하나 일지 않고 月穿潭底水無痕 달이 물밑을 뚫지만, 수면에 흔적 하나 남지 않는다'대 그림...
花落僧長閉 꽃 지는 절 문은 오래도록 닫혀 있고春尋客不歸 봄을 찾아온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른다 風搖巢鶴影 바람은 둥지 속 학의 그림자를 흔들고 雲濕坐禪衣 구름은 좌선에 든 중의 옷깃을 적신다. '옛 절을 지나며(過古寺)'- 청허 휴정(淸虛 休靜 1520~1604)서...
목어(木魚)를 두드리다졸음에 겨워고오운 상좌(上座) 아이도잠이 들었다.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서역(西域) 만리 길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고사(古寺)'- 조지훈(趙芝薰 1920~1962)선승처럼 지훈은 관조(觀照)의 자세로 옛 절을 묘사하였지만, '...
打破虛空出骨 허공을 찢어서 뼈다귀를 꺼내고閃電光中作窟 번쩍 하는 저 빛 속에 굴을 판다 有人問我家風 누가 내 가풍이 무엇인지 묻는다면此外更無別物 이밖에 또 다시 별 다른 것 없도다 '자찬(自讚)'- 나옹 혜근(懶翁 惠勤, 1320~1376 고려)나옹은 '사람은 죽...
問余何事栖碧山 어찌하여 청산에 사느냐고 묻기에笑而不答心自閑 웃고 대답하지 않지만 마음은 한가로워桃花流水杳然去 복사꽃 흐르는 물은 아득히 사라지니別有天地非人間 이곳이 별천지인가 인간의 세상인가 '산중문답(山中問答)'- 이백(李白, 701~762 당나라) 이백의 별천지...
衆星羅列夜明深 별들은 늘어서고 밤은 밝고 깊은데岩點孤燈月未沈 바위에 외로운 등불인 듯 달은 지지 않고圓滿光華不磨瑩 너그러이 빛나면서 이지러지지 않나니 在靑天是我心 푸른 하늘에 걸려 있는 이 내 마음일세. '별은 늘어서고'- 한산(寒山, 중국 당나라 승려)천태산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