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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소태산 대종사가 마령교당을 방문하자, 오송암(吳松庵)이 대종사를 찾아와서, 두 딸이 입교한 이후로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하는 뜻을 굽히지 못하겠으니, 그 장래를 책임져 달라고 한다. 이에 대종사는 "나의 법은 과거 불교와 달라서 결혼생활을 법으로 금하지는 아니하나, 그와 같이 특별한 서원아래 순결한 몸과 마음으로 공부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어찌 범연할 수야 있겠는가. 그러나, 그들의 장래는 부모나 스승에게보다 그들의 마음에 더 달려 있나니, 그대나 나는 정성을 다하여 지도만 하여 보자"고 말했다. 이에 오송암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9.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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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오타원 이청춘 선진은 38세 되던 해 최도화 선진의 연원으로 소태산 대종사를 뵙고 제자가 됐다. 입교한 그 이듬해에 자기 소유의 토지 전부를 교단에 희사하려는 뜻을 올리자 대종사는 더 신중히 생각해 보라며 여러 번 거절했다. 당시 중앙총부는 15마지기 소작농으로 연명하던 시절인데, 이청춘이 희사하려는 땅은 무려 70여 마지기나 됐다. 어려운 시기 큰 희사자가 나타났을 때, 한 번도 아니고 거듭 거절한 대종사의 취사는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대종사가 거절하며 한 말은 '사람의 마음이란 처음과 끝이 같지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8.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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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우리가 가진 시간과 돈, 정신을 평소에,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며 사는지를 보면, 나의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과거 불가에서는 볼 수 없는 일기법을 창시한 뜻은, 나의 돈과 시간, 정신과 육신을, 죄는 짓지 않고, 오직 복만 짓는데 사용하자는 데 있다.중생들은 나에게 있는 돈, 시간, 정신을, 세간락을 추구하며 내 삶을 좀 더 안락하고 즐겁게 만드는데 다 써버린다. 그런데 이왕이면, 내가 가진 것들을 이 공가에서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데 쓰여 진다면 얼마나 보람된 일일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8.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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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누군가의 잘못된 점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지적해서 말해준다는 것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가 아랫사람이라고 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조심스럽다. 만일 상대방이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기운만 막히고 불편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우리는 가끔 '혼내는 것'과 '화내는 것'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다. 상대방이 한 행동이 정말 잘못된 것이며, 묵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바로 질책하듯 따져 물은 적이 있다.상대방은 반발하듯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8.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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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한국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그렇겠지만, 미국에서는 모든 일 처리가이메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예고 없이 전화를 불쑥 하는 것은 예의 없이 느껴지고, 통화할 일이 있으면, 먼저 문자나 이메일로 '어떠한 용건으로 통화를 하고 싶은데, 오늘 중 가능한 시간에 전화 부탁한다'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자 역시 또래 교무들과 통화할 일이 있을 때에도 그렇게 하는 편이다. 예고 없이 갑자기 울리는 전화 벨소리로 인해 상대방의 시간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메일 에티켓과 관련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8.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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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마음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곧 마음을 때에 맞게 사용한다는 것과도 같은 말이다. 일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또는 육근이 동할 때와 정할 때, 이렇게 때에 따라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 곧 수행의 요령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과,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동의어이다. 공부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을 잘 사용하도록 안내해준 〈정전〉 상시응용주의사항 6조 가운데 두 번째 조목은 '응용하기 전에 응용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이다. 일이 없을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8.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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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출가하기 전, 유무념 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지도교무에게 "유무념 조목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 하나만 골라주세요"라고 했더니,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해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너무 막연해 그 뜻이 잘 와 닿지 않았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온전한 생각을 챙겨 취사를 하면 그 챙긴 만큼 이로운 결과가 나퉈지고, 그렇지 못했을 때는, 반드시 그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 확연히 이해가 된다. 한 가지 일을 마음 챙겨하면 그 한 가지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7.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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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1805년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로 원정을 갈 때, 알프스 정상의 부르 상피에르 촌락 주변에 군대가 주둔했다. 이들은 마을에서 물품과 인력을 징발하고 이에 대한 차용증서를 써줬다. 차용증서에는, 징발한 물자와 인력에 대한 상세한 내역이 적혔고, 나폴레옹은 이 증서에 "나는 촌민의 환대와 서비스에 감사하며 모든 조달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겠다"라고 기재, 서명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채 몰락했다. 세월이 흘러 1984년 미테랑 대통령이 국빈으로 스위스를 방문했을 때, 상피에르의 마을 대표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7.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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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소태산 대종사가 변산 이춘풍의 집에 머물 때, 춘풍의 아내 정삼리화가 조석공양을 성심으로 올리자 대종사 말씀했다. "나는 본래부터 여러 가지 반찬을 놓고 먹지 못하였을 뿐더러 도가에서는 본시 담박을 주장하나니 이후에는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반찬 놓는 것을 폐지하고 오직 한 두 가지에 그치도록 하라."세상사는 재미 중 먹는 재미, 입는 재미, 좋은 집 잘 꾸며놓고 사는 재미가 크다 할 것이다. 언젠가 마이애미의 해안가에 고급 주택들이 즐비한 곳을 가 본적이 있다. 알만한 영화 배우, 스포츠 스타들의 별장이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7.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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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할리우드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은 '3분 샤워'로 유명하다. 샤워하는 3분동안 양치질까지 한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가 2분간 샤워하는 물은 아프리카에서 한 사람이 먹고 빨래하고 씻는 등 하루 온종일 사용하는 물의 양과 같다고 하며 3분 샤워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언젠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내 숙소에서 하루 머문 적이 있는데, 욕조 위에 시간을 재는 모래시계가 있는 것을 봤다. 자연이 우리에게 공급해주는 물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다. 소태산 대종사는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6.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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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소태산 대종사는 잠깐이라도 방을 떠나게 되면 문갑에 자물쇠를 채웠다. 한 제자가 그 이유를 묻자, "나의 처소에는 공부가 미숙한 남녀노소와 외인들도 많이 출입하나니, 혹 견물생심으로 죄를 지을까 하여 미리 그 죄를 방지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우리가 문단속을 하는 것은 보통은 내 물건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성자는 상대가 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단속을 했다. 물건을 도둑맞게 되면, 대개는 물건을 훔쳐간 그 도둑을 원망하거나, 조금 더 성찰을 하는 이라면, 물건을 부주의하게 놓은 자신을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6.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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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출가를 결심하기 전에 어느 교무님 방에서 사흘간 머문 적이 있었다. 평소 교무님의 이미지만큼이나 정갈하게 정돈된 방이 퍽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교무님의 책상서랍을 열어보고는 더 놀랐다. 서랍 안에는 흐트러진 수용품이 단 하나도 없이, 모든 물건들이 다 제자리에 정연하게 놓여 있었다. 아직까지도 그 서랍의 모습이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것은, 비록 책상서랍 한 칸일지언정, 그 안에 담긴 수용도구의 정리정돈에서 수행자의 철저한 마음 챙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언제나 수용하는 도구를 반드시 정돈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6.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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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소태산 대종사, 하루는 경성 수양원에서, 앞뒤 뜰에 풀 난 것을 보고 직접 제초도 하고, 낙엽도 긁어 도량을 청정히 한 후 여러 사람에게 말씀한다. '내가 오늘 제초한 뜻을 아는가? 각 지방에 나가 있는 교무들은 언제든지 교편만 쥐고 앉았을 것이 아니라 그 교당을 수호할 줄도 알고 제초 등 초목을 가꾸어줄 줄도 알며, 기구 등속을 정리할 줄 도 알아야 한다.'간사 때나, 영산선학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할 때, 또 교무로 발령을 받아 교당 생활을 할 때, 내 눈에 비친 교무들의 인상은 '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6.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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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일경이 사람을 보내 소태산 대종사에게 회견을 요구하자, 좌우 제자들은 경관의 무례함에 분개하며, 만일 대종사가 일개 경관의 오라가라 하는 말에 따른다면, 대종사 개인뿐 아니라 교단에 치욕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대종사를 만류한다. 그러나 대종사는 "백성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국가의 치권을 쥐고 있는 관리가 오라고 하는데 가지 않을 권리가 무엇이랴,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한다 할지라도 나는 오직 무관할 것이며, 나의 지위에도 하등의 구애됨이 없도다"라며 순사를 면회하고 돌아온다. 대종사 경관을 만나고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5.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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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순사 황가봉이 총부 청하원에 신설된 북일 주재소에 파견된 이듬해, 희대의 사이비 종교인 백백교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 경찰은 조선의 신흥종교 단체를 모두 해산시킬 방침을 정한다. 그리하여 황 순사에게, 만일 불법연구회를 조사하여 해산시킬 빌미를 찾아내면 불법연구회의 자산을 경매하여 처분하고, 그 이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황 순사는 소태산 대종사를 찾아가 다른 회원과 같이 공부하고 생활하겠다고 하여 학복까지 받아 입고 불법연구회를 더욱 철저히 감시했다. (〈소태산 대종사 생애 60가지 이야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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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일본 선 불교가 운영하는 선훈련센터에서 2박3일간의 훈련을 참석한 적이 있었다. 점심식사 시간에 뉴욕에서 왔다는 미국 청년과 대화를 나누던 중 나를 원불교 성직자라고 소개하자 나에게 '깨달음'을 믿느냐고 물었다.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는 그는 불교의 깨달음이란 것의 실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듯 했다. 맞은편에 앉은 눈 푸른 스님은 '만일 내가 그것을 믿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은 다시 나에게 "깨달은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진지하게 물었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5.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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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1916년, 한국은 일제의 강점하에 있었다. 일제의 감시가 서슬퍼렇던 원기24년 당시 진안교당 교무로 재직하던 구산 송벽조(정산종사 부친) 대희사가 일황에게 "가뭄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조선총독이 물러나라"고 편지를 보낸 사건이 일어났다. 무기명으로 투서를 했지만, 결국 체포돼 1년간의 옥고를 겪었다.이 사건으로 대종사를 하루 동안 심문한 일경은 '앞으로는 그런 제자가 다시 없도록 서약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종사는 '노력은 하겠지만, 다시는 없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4.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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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일경 한 사람이 대종사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에 분개한 오창건이 무례함을 꾸짖어 보냈다. 그러나 대종사는 "그 사람이 나를 아직 잘 알지 못하여 그러하거늘 크게 탓할 것이 무엇이리요"라고 한다.얼마 전 원다르마센터에서 기금 마련 콘서트를 열었다. 네 명의 클래식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에 취해 있던 중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한 연주자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불단에 걸터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그 연주자의 상식 없음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4.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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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기미년 만세운동 이후 일제의 감시가 심해졌다. 당시 일본은 한국내에 도인이 출현해 민심이 몰릴 것을 두려워하여 사찰 등에 대하여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법인성사 이후 소태산 대종사가 금산사에서 몇 달가량 머무르는 동안에는 김제경찰서에서, 영산에 계실 때는 영광경찰서에서 며칠동안 심문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 이렇게 평생에 걸쳐 수많은 억압와 제재를 당하였으나, 대종사는 그들을 조금도 싫어하고 미워하는 바가 없이 늘 흔연히 상대하였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다음 말씀에 그 해답이 있다. '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4.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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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창부 몇 사람이 입교해 내왕하자 불법연구회의 평판이 안 좋아질 것을 우려해 이들의 출입을 제재하자는 의견들이 있었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는 불법의 대의는 바로 대자대비의 정신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제도하는 것이며, 창부들이라 하여 제도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앞서 실시품 5장에서, "선한 사람만 상대하기로 하면 그 본분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성행이 거친 제자를 끝까지 지도하자 하신 것과 일관되는 취사이다. 대종사는 이렇게 끊임없이 일체 중생을 제도하자는 불법의 대의가 바로 우리의 본분임을 제자들에게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4.06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