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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배우는 역사'라는 명제가 있다. 역사의 현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몸으로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살아 숨 쉬는 역사의 숨결, 그 숨결 속에 비결(秘訣)처럼 전해지는 감동과 영감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역사의 현장에 직접 서 보고 싶어 한...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8.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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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9년(1924·甲子), 소태산대종사가 경성에서 이리를 거쳐 3월 말일(음력)에 전주 곤지산 아래 전음광의 집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불법연구회 창립발기인 모임을 가진 후 창립총회를 앞두고 전주천 옆에 있는 한벽루(寒碧樓)에서 송적벽의 소개로 독실하게 기독교...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7.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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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과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매번 내 마음과 같이 그렇게 전달되진 않을 것 같다. 제주가 그랬다. 숲에서 바다에 이르는 길시흥에서 종달리와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광치기 해안까지 이어지는 올레 1코스는 '처음(시흥)과 끝(종달)'을 동시에 만나는 올레코스이다. '빠른 속도'에 지친 사람들이 제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6.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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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은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잠자기 전이나 일찍 잠에서 깨었을 적에 〈정정요론〉을 꺼내어 읽어보곤 했다.이순이가 말했다."도통공부를 하는데 그 닦는 바에 따라 상질은 이레, 중질은 열나흘, 하질은 스물하루면 통한대여. 아부지는 대원사에서 도통하셨대여."비서를 입수한 도군은 사뭇 가슴이 설레었다."우리 아부지는 신축년 칠월 초이레 한밤중에 대통하셨더래요. 막 뇌성벽력이 치고…."그날 이후 그를 바라보는 이순의 안타까운 눈길은 뭔가 재촉하는 것임을 도군은 느끼곤 했다. 4년 전의 일이었다.이른 아침, 손바래기 앞으로 안개 자욱한 넓은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6.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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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언제 찾아도 후회하는 법이 없다고 했다. 바다를 끼고 불어오는 통영의 봄바람. 뺨에 닿는 느낌이 달큰하다. 살짝 온기를 품은 것도 같다. 강구 안에 자리 잡은 중앙시장은 평일임에도 활어들과 바다냄새로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물고기들 헤엄치는 하늘바다시장 길을 살짝 비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언덕에 있는 마을이 동피랑 마을이다. 피랑은 외진 곳, 산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5.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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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 〈정정요론〉 입수 경로송도군은 고향에서 백일치성을 마치고 산골 논 서 마지기 판 돈을 가지고 선돌댁과 같이 다시 전라도로 왔다. 도를 이루지 않고는 결코 집에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비장한 결심을 한 그는 정사년 구월의 두번째 전라도 행이 고향과 영이별이 되었다...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5.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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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군은 전라도 와서야 사모님은 상제님의 수부 고 부인을 일컫는 말인 줄 알았다. 그 고 부인이 광증이 있다고 하여 차경석이 연금하고 있으니 모시기는 애당초 글러버린 일이었다. 상제님이 천지공사할 때 시중을 드는 수부(首婦)- 세상 여인의 우두머리라 하지만 세상의 눈으...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4.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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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의 한 가운데 위치한 진안군 백운면으로 향하는 길, '저만치'에 있는 운일암 반일암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저만치'만 올랐을 뿐인데 어느새 숨이 턱에 차올랐다. 역시 진안고원이다. 깍아지른 듯한 ...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4.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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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동에서 줄포만 산 밖으로 나가는 지름길은 아랫마을 칠보대기에서 시작된다. 칠보대기 개울 건너 묏골로 들어서 묏등바위 아래 재를 넘어가면 불당골, 여기서 와룡골(뱀골이라고도 한다)의 절경을 완상하며 가다가 가마소에서 왼쪽 회양골로 거슬러 오르면 우바위재. 재 너머 보...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3.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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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치산 루트가 있는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세동마을. 예전에는 나룻배 두 대와 외나무 다리로만 연결되던 심심산골이다. ▲ 송전 산촌 생태마을 휴양소 김기완 대표. 뒤로는 지리산이 우뚝하고 앞으로는 크게 곡선을 그리며 엄천강이 흐르는 산간 벽촌,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세동마을. 예전에는 나룻배 두 대와 외나무 다리로만 연결되던 심심산골이다. 따스한 겨울 햇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3.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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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발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스페이스 텔링(Space Telling), 그 첫 번째 공간은 용산발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 이 열차의 시속은 100km. 누군가 말했다. 완행열차는 '속도와 직선의 논리를 모른 척하고, 휘돌아 작은 마을들을 보듬고 간다'라고. 느림과 곡...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3.02.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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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교교한 밤이었다. 월명암 마당 끝에 서자 그 앞으로 푸르무레한 산세가 겹겹이 물결치고 있었다. 아득히 먼 산의 물결을 보고 있던 학명이 석두를 돌아보며 말했다."거사, 저기 불빛이 보이시오?""어디 말입니까?""진묵대...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2.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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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연 1: 몽중소감 금강경대종사 대각한 이듬해 사월칠일(음력) 새벽에 한 꿈을 얻었다. 풍채 헌앙한 도승이 찾아와서 인사를 하고 소매 속에서 작은 책자 하나를 내어 바쳤다."선생님, 이 책의 뜻을 아시나이까?" 대종사 그 표지를 보니 금강경이었다....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1.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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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은 순례여행 소식을 듣게 됐다. 전북교구 교리대학에서 대종사의 발길 따라 경주 순례길에 나선다는 것이다. 신라 시대의 역사와 문화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 경주, 익산성지해설사들도 합류하는 순례 길에 함께 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새해를 맞아 그렇게 교리대학...
길에서 길을 묻다
글 이여원 기자
2013.01.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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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마을. 서해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이곳은 소박하고 서정적인 서해안의 '해를 품은 마을'이다. 왜목마을로 향하는 날, 새벽부터 겨울비가 내렸다. 꼭 일출과 일몰이 아니어도 바닷가 마을이 주는 겨울 서정이 그리웠던 것일까....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2.12.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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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반.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에 피어있는 구절초 사잇길을 천천히 걷는다. 겨울, 봄, 여름의 시간을 지나 어렵사리 피운 구절초의 연보라빛 향연. 마디 마디 자라 아홉 마디가 되어야 꽃을 피운다는 구절초 향연의 끝자락, 목숨 다한 것들의 치열함은 또 다른 빛으로 빛나...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2.11.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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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산 아래 명당이 있다. 그 산자락 반반한 터에 자리한 반교리마을. 작은 다리를 건너니 '반교마을 돌담길' 표석이 있었다. 어느 시골집 흙벽 아래에 놓인 반듯한 화강암이 부자연스러운 듯 묘하게 어울렸다. 2006년 12월4일에 문화재로 등록되었다고 적혀 있다.농가...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2.10.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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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의 향취를 느끼며 소태산 대종사와 선진들의 기운이 서려있는 총부를 거닐다 보면 예비출가자로서 처음 서원을 다지고 법동지들을 만나게 되었던 서원관 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새삼스레 떠오를 때가 있다.지금의 출가자인 내 자신이 있기까지 또 우리 교단이 자리 잡기까...
길에서 길을 묻다
유덕종 교무
2012.10.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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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품은 것은 비단 자연만이 아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인간과 그 인간이 조성한 숲, 숲은 다시 인간의 역사를 보듬어 자신의 품에 품어 안는다.' 어느 여행자의 글을 가슴에 담고, 천년의 숲으로 향했다.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숲인 함양 상림숲은 9만여㎡, 경남...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2.07.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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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의 마량포구는 별난 갯마을이다. 서해안에 자리했으면서도 바다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을 수 있다. 그렇게 마량리 동백숲으로 향하는 길은 일몰과 일출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갯마을, 마량포구와 닿아 있었다. 마량포구선착장으로 가는 길에는 성경전래...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2.04.06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