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전서』 회수·폐기 사건과 수위단원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제3대 제3회 후기(원기106년) 정수위단원 18명과 봉도·호법수위단원 16명 총34명이 확정됐다. 교단은 11월 총회를 기점으로 3년여 동안 교단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게 된다. 팬데믹 시대와 디지털 사회 속에서 교단은 3대를 평가하고 4대를 준비해야 한다.우리는 6개월간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단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여러 가지 이유에서 상처를 받았다. 새 수위단원은 최우선으로 구성원들을 치유하고 화합하
기자의시각
김세진 기자
2021.10.26 14:31
-
『대종경』 실시품4장에는 원기9년 즈음 익산 총부를 건설했을 때의 가난했던 정황이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어려운 살림에 엿을 만들어 팔던 때의 일화가 흥미로우면서도 가슴 아리게 묘사되고 있다. 대종사는 제자들에게 늘 “지금 세상은 인심이 고르지 못하니 대문 단속과 물품 간수를 철저히 하여 도난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만일 도난을 당하게 된다면 우리의 물품을 손실할 뿐만 아니라 또한 남에게 죄를 짓게 해 줌이 되나니 주의”하라는 당부를 하고 친히 자물쇠까지 챙겨줬다. 그런데도 제자들이 방심해 어느 날 밤에 엿과 엿목판을 다 도
사설
원불교신문
2021.10.26 14:31
-
[원불교신문=권원준 기자] 원기97년 기자에게 정수위단 선거권이 처음 부여됐다. 하지만 선거엔 참여치 못했다. 교당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또 2년 차 부교무였던 기자는 남녀 54명의 후보자를 판단하는 것이 벅찬 일이라 여겨 선거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원기103년 4급 교무가 돼 첫 투표를 했다. 그때를 곰곰이 생각했다. 6년이란 시차를 두고 선거를 했다는 것뿐, 그 내면은 첫 선거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선거를 앞둔 지금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선거와 후보자 관련 사항을 매체로
기자의시각
권원준 기자
2021.10.14 13:51
-
[원불교신문=최인경 교도] 일과를 마치고 바람의 협곡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가위를 들고 세 명의 교사가 한 학생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모습. 순순히 머리를 대주고 있는 남학생도, 정성들여 좌로 우로 돌아가며 맞춰 자르는 교사도 얼마나 진지한지 오히려 주변에 관람객까지 생기며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꾸러기들이 바가지 머리가 될 것 같다며 놀리지만 꿋꿋이 기다려주는 이 남학생. 아무리 외모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선뜻 머리를 맡기지는 못할 텐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 모습이 하도 괴이해서 사진을 찍어 어머니께 톡
은생수
최인경 교도
2021.10.13 11:18
-
[원불교신문=윤관명] 지난달 17일 공개된 한국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일주일만에 전세계 넷플릭스 프로그램 중 1위에 올랐다. 또한 서비스되는 83개국 모든 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내용은 세상에서 낙오자로 사는 456명이 456억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과정이다. 주인공인 성기훈은 456억보다 사람을 선택하는 바보같은(?) 인물이다.마지막 편에서 오일남(001번)은 성기훈(456번)에게 묻는다. “아직도 사람을 믿나?” 그리고 기훈에게 마지막 게임을 제안한다. 눈내리는 도로에 쓰러져 있는 늙은
시대공감
윤관명
2021.10.13 11:18
-
[원불교신문=문향허 교무] 나는 젊을 때 프로야구를 좋아했다. 원하지 않치만 연패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한때는 잘 나가던 팀이 연패의 늪에 빠지면 10연패 20연패로 끝도 없이 이어진다. 당연히 선수단에는 초비상이 걸린다. 감독은 물론 선수, 팬 모두가 ‘오늘도 패배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되고, 선발투수들도 초반 대량실점을 하면 거의 포기하는 게임을 하기 일쑤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감독의 무능을 질타한다. 이쯤 되면 맨 처음 하는 일은 코치진을 교체한다. 1군 코치와 2군 코치를 바꾸는 것이다. 그
논설위원 칼럼
문향허 교무
2021.10.12 13:36
-
교단을 이끌어갈 수위단원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6년 임기 중 3년이 채 안된 시기에 시행하는 선거인만큼 관심도 비상하고 기대도 높다. 교헌에 명시된 수위단원의 자격요건은 두 가지인데 ‘나이’라는 형식적 요건을 제외하면 ‘정사(正師) 이상’이라는 실질적 요건이 하나 남는다. 요컨대 수위단원들에게 최소한 정식법강항마위 이상의 심법을 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출가위 심법을 지향할 것도 요구한다 하겠다. 『정전』 법위등급 내용에 바탕해서 수위단원에 기대하는 바를 밝혀본다.첫째, 정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소태산은 『정전』에서
사설
원불교신문
2021.10.12 11:11
-
[원불교신문=김경선 교도] “건너 말 한소리가 메아리 되어 큰 은혜가 되고.” 하늘이 높아지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면 결혼적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올해는 우리 아이를 혼인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바빠진다.서울교구 봉공회가 원기72년 일원가족 만들기를 위한 은혜혼인상담소를 열고 운영해온 지 35년이 됐다. 가족 간 종교갈등 해소와 원활한 소통과 화합으로 모두 함께 낙원세계를 건설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봉공사업의 일환이었다. 오랫동안 선진님들의 끊임없는 봉공으로 수백쌍(420여쌍)을 성사시켜 다문화 가족들의 합동혼례식을
은생수
김경선 교도
2021.10.06 11:34
-
[원불교신문=이은선 기자] “저는 기독교 신자인데 원불교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원불교는 좋은 일을 많이 하더라고요.” 얼마 전 경기도의 한 사업체에서 만난 취재원이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며 했던 말이다. “네, 제가 한 일은 아니지만 교도로서 그 부분은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굳이 ‘그 부분’이라고 꼭 짚어 말한 이유는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만한 교도들은 다 알 것이다. 최근 우리 교단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새 전서 사태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봉합되기도 전에 이번엔 교단의 얼이라 여겨지는
기자의시각
이은선 기자
2021.10.06 11:34
-
[원불교신문=김도훈 위원장] 곳곳에서 탄식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9월 29일로 계획되었던 수위단원 선거가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 연기의 이유도 부끄럽기 그지없는 ‘부정행위’다. 어떤 변명으로도 교단의 장래를 걱정하는 대중들을 납득시키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원불교 교단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교단으로서 일사불란한 지도체계를 유지하려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이런 지도체계 아래서 원불교 교단이 이루어 온 업적은 실로 눈부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신심과 공심이 깊은 전무출
논설위원 칼럼
김도훈 위원장
2021.10.05 15:57
-
원기106년 우리 교단은 밖으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엄청난 역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적으로도 유례없는 난경을 겪고 있다. 원불교 전서 개정 증보판 출판 과정에서 불거진 소위 ‘새전서 사태’와 그로 인한 ‘수위단원 선거 후보 추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한 해를 거의 이 일에 묶여 교단의 에너지를 소진한 듯하다. 신앙의 근본이 되는 법보 경전 발간에 대한 미숙한 일처리로 인해 교단 구성원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그 크기와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게다가 이 일을 바로잡으려는 과정에서 또 다시
사설
원불교신문
2021.10.05 10:49
-
[원불교신문=윤현성 교도] 원불교 교화의 발전을 질적·양적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질적인 발전’은 교도들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제3자가 외부에서 우연히 듣게 되더라도 ‘수긍과 감명’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교화 내용이 확립돼야 함을 일컫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굳이 제3자까지 언급한 이유는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교화 내용의 ‘평가’를 맡긴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냉철한 평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원불교 교화가 ‘우리들만의 리그’처럼 전부 긍정되어서는 곤란하다. ‘질적인 발전’에서 우선 얘기할 수
은생수
윤현성 교도
2021.09.30 14:19
-
[원불교신문=이성심 교무] 보통 어려운 시기를 난세라 한다. 난세에 빠졌거나 휘말리게 되면 번뇌가 많아지게 된다. 이럴까? 저럴까?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찌할 바를 모르기 때문에 각종 번뇌로 가득 차게 된다. 번뇌가 극에 달하면 다양한 망상으로 자포자기의 염세증도 생긴다. 그래서 정신수양과 명상 등으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대종사께서는 난세를 살아갈 비결로 시 한편을 소개 하셨다. ‘강강함은 재앙의 근본, 말하기는 어눌한 듯 조심히 하고, 급할수록 그 마음을 더욱 늦추고~, 이대로 행하면 늘 안락하리라.’(인도품 34장 요약) 사실
논설위원 칼럼
이성심 교무
2021.09.28 11:47
-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24일 원불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위단원 선거일정 긴급 조정 요청’에 대한 공지. ‘각단에서 추천한 5배수와 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된 5배수 명단이 같지 않음을 최종 확인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현 상태로는 선거를 진행할 수 없어 ‘수위단회에 선거일정 조정을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새전서 사태 이후 이런저런 내상에 어지간히 담금질 된 가슴 속인데, 더는 감당이 안 되는 충격이다. 후보추천 과정 관련 의혹에 대해 ‘감찰원에 감찰을 요청하겠다’는 뒷부분
기자의시각
이여원 기자
2021.09.27 21:01
-
소위 ‘원불교 새전서 사태’의 수습이 난관을 겪고 있다. 관련자들이 고의로 벌인 일은 아니지만 그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형국이 됐다. 수위단원 총사퇴 후 3년 임기의 수위단원 선거라는 특단의 수습방안도 후보추천과정의 문제로 빛이 바랬다. 혼란스런 교단적 난경을 벗어나기 위해선 우리의 마음가짐부터 챙겨야 한다.먼저 섣부른 대응책을 경계하자. 설익은 수습방안들이 사태를 키워왔다. 취사의 기준이 될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된 방안들이 교단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다듬어진 뒤에 제시되
사설
원불교신문
2021.09.27 11:43
-
수위단원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추천과정의 문제를 발견해 9월 29일로 예정된 선거를 수위단회의 논의를 거쳐 연기하기로 하고, 감찰원 감찰을 요청했다.사태 수습과 관련해 두 가지 논점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첫째, 사퇴를 표명한 기존 정수위단원들을 후보에 포함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다시 말해, 재신임 성격의 선거인지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한다.둘째, 후보추천위원들이 출가교화단 각단에서 추천한 5배수 후보 내에서만 3배수 후보 추천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출가교화단의 5배수 추천이 예비선거의 성격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뜻
사설
원불교신문
2021.09.27 11:39
-
[원불교신문=윤관명] 원활한 소통은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같은 출발점이라는 것은 정보의 균등이다. 서로가 가진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르다는 것은 마주 보고 앉아 상대의 어깨너머에 있는 풍경을 설명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잘 설명해도 내가 보는 풍경과 상대가 보는 풍경이 다르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고개를 돌려 같은 풍경을 보는 일이다. 같은 풍경을 보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여기서 말하는 풍경이란 바로 정보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기자의시각
윤관명 편집국장
2021.09.17 10:51
-
[원불교신문=강수근 교도] 가을이 소리 없이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조용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밤에는 이불깃을 당겨야 잠을 청할 수 있을 만큼 선선해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감나무도 성장을 멈추고 조용히 아기 주먹만한 감을 살찌우고 있다. 감나무 아래는 익지 않은 감들이 몇 개 떨어져 있다. 남은 감들을 더 튼실하게 키우기 위해 자기를 던져 희생이라도 하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아직 파란 낙엽들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극성하던 여름이 어김없이 음양 상승의 도를 따라 양이 음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고 있다. 음양으로
은생수
강수근 교도
2021.09.16 15:12
-
[원불교신문=유정엽 교무] 중학생 때 볼펜을 돌리는 버릇을 유무념을 통해 일주일 만에 고쳤다. 어린 마음에도 이 정도의 가르침이라면 인생을 걸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출가를 결심할 수 있었다. 후에 원불교학과에 입학해 체계적으로 교리와 선(禪)에 대해서 배우며 유무념이 일상의 작은 실천에서 출발해 육조단경의 무념(無念)과 마조의 평상심(平常心)까지도 아우르는 공부(경의편 23~27)임을 알게 됐다. 부족한 정성과 근기로 큰 도인이 되지는 못했지만 소태산 대종사가 새롭게 편 우리의 공부법이 새 시대에 어울리는 최상승의 수행길이라 믿고 있
논설위원 칼럼
유정엽 교무
2021.09.16 15:12
-
원불교 최초의 미국원불교 종법사가 추대됐다. 106년 원불교 교화 역사상 최대의 경사로 기록될 만하다. 미국원불교 최초 종법사라는 역사적 소임은 죽산 황도국 종사가 맡았다.이미 지난해 미국원불교 자치 교헌을 마련하고 제245회 임시수위단회(106.01.12)에서 미국종법사를 임명했지만 원기106년(2021) 9월 13일(한국시간) 거행된 추대식을 통해 비로소 새 주법을 중심으로 일원대도의 거룩한 대법륜을 굴리게 됐다. 세계 제일의 강대국 미국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 원음의 메아리는 이제 더욱 힘차게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사설
원불교신문
2021.09.16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