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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에 호미를 들고 나가 풀을 뽑는 일을 했다. 잔디밭 사이사이에 퍼져있는 크로버를 제거하는 일은 하다보면 색다른 재미를 맛보게 된다. 크로버는 언뜻 눈에 보이는 잎보다 밑에 길게 자리 잡은 줄기를 따라 뿌리를 찾아 뽑기 때문에 보물찾기를 하는 듯 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크로버 뿌리 찾기를 하다 보니 고(苦)와 낙(樂)도 뿌리 찾기가 된다면 항상 즐거움의 생활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몸과 마음이 괴롭고 힘들고 슬픈 것이 고이며, 기쁘고 즐겁고 좋은 것은 낙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고와 낙의 파도를 항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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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1.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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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신선하고 푸른 향기가 가득한 어느 날 밤,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한 말씀이라도 놓칠세라 숨을 죽이며 한 분을 응시하고 있었다.소태산 대종사께서 원기 원년(1916년) 큰 깨달음을 얻은 후 처음 법문을 하시고 계신 중이었다. 몇 사람들은 혹시 신기한 이야기나 현묘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다가섰지만,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도록 함은 물론 가정과 사회, 국가 세계, 아니 인류를 향한 대자비의 말씀이 천지를 울리고 있었다.소태산 대종사께서 대각을 하신 후에 영산 범현동에서 처음으로 제자들을 향하여 법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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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1.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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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소태산 대종사께서 한 제자를 향해 소를 타고 가되 소를 길들이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사람의 예를 드시며 물으셨다. "오늘 그대의 오는 것을 본즉 역시 소를 타고 오니 그 소는 어디 있는가." 그 제자는 지금 소를 타고 있다며, 소의 모양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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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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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배기 녀석이 흙장난을 하던 손으로 덥석 과일을 집어 입에 넣자 아이 엄마는 무서운 얼굴로 "안 돼!" 하고는 입에 들어간 손을 뺀다. 여섯 살 장난꾸러기가 어디서 잡았는지 벌레를 가지고 장난을 치니 또 아이 엄마는 "하지 마!" 하며 말린다. 어린 자녀를 기르다보면 '하면 안 된다.', '하지 마라' 라는 소리를 참 많이 하게 된다. 지금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올지 알기 때문에, 잘못된 행위로 인해 자녀가 상처와 고통을 받지 않을까 염려하는 부모의 지극한 애정 때문이다.부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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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1.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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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佛供)은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불공하는 법을 진리불공과 실지불공으로 밝혀주셨다.진리불공은 법신불을 향하여 간절한 기도를 올리거나, 선정(禪定)의 상태에 들거나, 염불이나 송경 또는 주문을 외워 일심을 다해 정성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실지불공은 '우주만유는 곧 법신불의 응화신(應化身)'이므로 천지 · 부모 · 동포 · 법률 당처에 직접 행위와 실천으로 하는 사실적인 불공을 가리킨다.소태산 대종사께서 봉래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며느리의 불효 때문에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러 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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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0.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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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서른 세 번의 종소리가 새벽을 깨운다. 3회의 목탁 신호와 함께 법신불 사은님과의 하루를 여는 대화가 시작된다. 심고(心告)를 올리는 것이다. 심고란 법신불 사은전에 마음속으로 느끼고 원하는 바를 고백하며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비는 것이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아침저녁 시간에 전 교도가 함께 올리는 심고는 진리를 향한 하나의 마음이 되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만남이다. 비록 심고를 올리는 장소가 다를지라도 일체생령과 세상을 위한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의 고백은 심고를 올리는 모두를 하나로 연결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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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0.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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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는 즈음에 괜스레 마음이 급해진다. 미루던 일도 마무리하고 옷장이며 물품 정리도 해보게 된다.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는데, 날마다 닦는다고 닦았음에도 책꽂이며 서랍장 틈새에서 끊임없이 먼지뭉텅이가 출몰한다. 보이는 먼지는 쓸고 닦아 낼 수 있는데 실은 잘 보이지 않는 틈새나 구석에 더 많은 먼지가 수북한 것을 보니 참회를 하는 방법도 이러한 이치에 다름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잘못이라고 드러낼 수 있는 것,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때로는 너무도 확실해서 뉘우치고 참회하며 용서를 빌 수가 있다. 되돌아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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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0.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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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소태산 대종사께서 법성에서 배를 타시고 부안 봉래 정사로 향하는 길이었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폭풍이 불기 시작했다. 배가 크게 흔들리자 배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불안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이러다 괜찮아 지겠지'하는 맘과는 달리 배가 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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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10.0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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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를 든 농부도 선을 할 수 있고, 마치를 든 공장(工匠)도 선을 할 수 있으며, 주판을 든 점원도 선을 할 수 있고, 정사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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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9.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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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권리 가운데 하나가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앞날을 계획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반성과 계획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일기이다. 일기는 말 그대로 하루 동안 겪었던 일이나 생각 또는 느낌 등을 적는 것이다. 날마다 적는 일기를 통해서 하루를 돌아보며 반성도 하고 내일을 계획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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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9.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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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훈련 11과목의 하나인 의두(疑頭)는 의심할 의(疑)와 머리 두(頭)로서 '의심머리' 또는 '의심의 첫머리', '의심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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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9.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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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법초창기 선진님들께서 대종사님을 모시고 공부하던 때의 한 장면이 떠올려진다. 동틀 무렵 새벽별이 반짝이는 한 공간에 대중이 모여 좌선을 하고 있다. 우주의 중심이 된 듯 반듯하게 앉은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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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8.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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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음 한 소리로 부처를 부르오니, 부르면 부를수록 부처도 나도 없네.' 염불은 한 마음 한 소리로 부처를 부르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짧은 문구에 마음을 모으고 소리를 모아 부르고 또 부르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에서의 나무(南無)는 '귀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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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8.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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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를 배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법칙이 있다. 뉴턴의 첫 번째 운동법칙인 관성의 법칙이다. 밖에서 힘을 받지 않으면 모든 물체는 자신의 운동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성이 무한정 계속되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정기훈련을 받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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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8.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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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후, 모감주나무의 꽃이 어지럽게 내려앉았다. 꽃이 핀 걸 보니 이제 모감주 열매를 주울 날도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모감주는 염주를 만들어 돌리고 또 돌리면 검은 빛깔에 그 윤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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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교무
2008.08.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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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분주한 듯 보인다. 여유 있는 걸음걸음을 보기 어렵다. 무언가를 놓칠세라 재빠르게 움직인다.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다른 사람보다 뒤쳐진 것 같아 자꾸만 조바심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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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7.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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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재미있니?" 꽤 오랜 시간이 흐르도록 어린 아이가 책에 몰입해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물었다. 잠시 고개를 드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하며 다시 책속으로 들어간다. 글자를 익히기 시작하면서 날마다 조금씩 배우는 기쁨을 아는지 요즈음은 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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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7.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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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모두가 자리에 정좌한 뒤 시작을 알리는 목탁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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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훈 교무
2008.07.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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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크면 무엇이 되고 싶니?", "넌 무슨 일을 하며 살래?"어릴 적에 참 많이 들었던 물음이기도...
정전
박혜훈 교무
2008.07.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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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과 웃음소리가 들린다. 오랫만에 함께 모인 자리여서일까.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얼굴에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밤이 되어 모두가 하나의 촛불에 마음을 실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촛불 넘어 보이는 얼굴이 피붙이 처럼 정겹다. 우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나, 너...
정전
박혜훈 교무
2008.06.27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