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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이번 호부터는 직접 〈대종경〉을 〈주역〉으로 만나고자 한다. 나는 '대종경, 주역으로 만나다' 원고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주역〉이 〈대종경〉으로 풀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 〈대종경〉과 〈주역〉의 만남을 통해 〈대종경〉이 가지고 있는 동양철학적 지평을 확장하는데 노력하고자 한다. 필자가 공부한 견해로 〈주역〉은 하늘의 뜻을 담고 있는 신서(神書)이자, 아직까지도 풀어지지 않는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대종경〉으로 풀어지고 있다. 〈대종경〉 첫 문장인 '서품'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8.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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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가련하다 가련하다 불신자(不信者) 가련하다. …천지(天地)로다 천지로다 보은자 천지로다. 귀신(鬼神)일레 귀신일레 보은자 귀신일레. 세계(世界)로다 세계로다 보은자 세계로다. 보은(報恩)일레 보은일레 수도자(修道者) 보은일레" '경축가'에서는 천지은덕과 부모은덕, 세계은덕, 법률은덕을 차례로 노래하고, 이어서 불신자는 가련하다고 했다. 사은의 은덕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가련하다는 것이다.먼저 믿음에 대하여, "〈주역〉에서 말하기를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여 이롭지 않는 것이 없다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8.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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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입어보세 입어보세, 천지은덕(天地恩德) 입어보세, 천지순환(天地順環) 이 가운데, 만물포태(萬物胞胎) 되어 있고, 풍운우로(風雲雨露) 하는 때에, 만물양생(萬物養生)하여 있고, 일월왕래(日月往來) 되는 때에, 방방곡곡(坊坊曲曲) 밝아 있고, 춘하추동(春夏秋冬) 되는 때에, 생사유무(生死有無) 있었도다." '경축가'의 사중보은(四重報恩) 가운데 첫 번째로 천지은덕을 만나보고자 한다. 먼저 '입어보세'를 3번 반복하여 천지인(天地人) 삼재지도(三才之道)를 기본으로 하고, 이어서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7.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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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대종사 대각 초기에 지어진 '경축가'는 '일원대원(一圓大圓)'과 '사중보은(四重報恩, 천지은덕, 부모은덕, 세계은덕, 법률은덕)' 등 일원상과 사은의 진리를 담고 있다. 또 '경축가'는 9인 선진이 기도드리며 심공(心功)할 때 많이 외우던 가사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종사 가사집〉 두 번째로 '경축가'를 〈주역〉으로 만나보고자 한다. "세계 조판(肇判) 이 가운데, 제일 주장 누구신가, 만물지중 사람이라, 사람마다 주장인가, 사람이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7.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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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탄식가'에서 제일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되는 '춘추법려(春秋法呂)'를 좀 더 자세하게 만나고자 한다. '춘추법려'는 〈주역〉을 비롯한 선진유학의 경전이나 유학자들의 문집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독창적인 개념으로, 그 철학적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다.〈대종경〉 '서품'에서는 "길룡리 옥녀봉(玉女峰) 아래에 이 회상 최초의 교당을 건축할 때, 대종사 그 상량에 쓰시기를 '사원기일월(梭圓機日月) 직춘추법려(織春秋法呂)'라 하시고"라 했는데, &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7.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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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일심(一心)으로 공부하여 복혜양족(福慧兩足) 잡아들고 무도자(無道者)를 비소(誹笑)하며 춘추법려(春秋法呂)로 놀아보자 에라 낙화(落花)로다."'일심으로 공부하여'는 한 마음으로 성인의 학문을 배우는 것이고, '복혜양족 잡아들고'는 복과 지혜를 모두 넉넉히 잡은 것이다. 〈대종경〉에서는 "만일 세상을 떠나서 법을 구하며 인도를 여의고 신통만 바란다면 이는 곧 사도(邪道)니라. 그런즉, 그대들은 먼저 나의 가르치는 바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에 따라 세간 가운데서 공부를 잘 하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7.0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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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열렸구나 열렸구나 밝은 문이 열렸구나 밝은 문을 열어 놓니 명도판결(冥途判決) 우리 학도(學徒) 전정(前程)이 만리(萬里)로다"'열렸구나 열렸구나'는 하늘의 문이 열린 것으로 개벽(開闢)이 된 것이다. 개벽에서 열 개(開)는 문 문(門)과 일(一)과 입(卄)으로, 21의 진리가 문에 드러난 것이고, 열 벽(闢)은 문 문 안에 임금 벽으로, 성인의 말씀이 문에 드러난 것이다. '밝은 문이 열렸구나'는 마음의 문이 열린 것이다. 즉, 밝은 문은 명덕(明德)의 마음 문이고, 본성의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6.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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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천도품'의 성주(聖呪)를 〈주역〉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영천영지영보장생(永天永地永保長生) 만세멸도상독로(萬世滅度常獨露) 거래각도무궁화(去來覺道無窮花) 보보일체대성경(步步一切大聖經)을 외게 하시더니, 이가 천도를 위한 성주로 되니라'고 했다.먼저 '영천영지영보장생'에서 길 영(永)은 점주와 물수로, 주(主)님이 길게 흐르는 것으로 진리의 영원함을 상징하고, 지킬 보(保)는 사람 인과 입 구 그리고 나무 목으로, 사람이 신도(神道)를 말하는 것으로 '영천영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6.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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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가고가니 내로구나." '가고가니 내로구나'는 흘러가는 물에 담긴 뜻을 노래한 것으로 갈 왕(往)과 내 천(川)으로 집약된다. 왕(往)은 올 래(來)와 함께 논의되기 때문에 여기서는 물이 흘러가는 것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먼저 한자에서 천(川)은 물(水)이 흘러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개미허리 천과 같이 사용된다. 〈주역〉에서 물은 감괘(坎卦)로 하늘이 내리는 은택이자 고난을 상징한다. '중수감괘(重水坎卦)'에서는 "물이 흘러 웅덩이를 채우며, 어려움을 행하지만 그 믿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6.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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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산도 또한 산이 되고 물도 또한 물이 되어 천지만물(天地萬物) 되었도다. 이런 산수(山水) 어찌다가 있었던고. 내 아니면 이런 산수(山水) 있을소냐."'산도 또한 산이 되고 물도 또한 물이 되어'는 성인이 깨우침을 얻은 이후의 산과 물을 노래한 것이다. 앞에서 노래한 '일년 삼백육십일의 사시절이 돌아온' 정역(正曆)이 행해지는 세계를 담고 있다. 이 구절은 당나라 청원유신(靑原有信)선사의 당상설법인 '이 노승이 30년 전에 참선을 하지 못했을 때에는 산을 보면 산, 물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6.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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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일년 삼백육십일(三百六十日)에 사시절(四時節)이 돌아와서." 지난호에 이어서 360일의 수리적(數理的)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정역〉에서는 "360일은 기수에 해당하니, 대일원수(大一元數)인 300은 구구중(九九中)에 짝해서 나열하고, 무무위수(无无位數) 60은 일육궁(一六宮)에 나누어 베풀어, 홑 5를 공(空)으로 돌리면 55의 하도수(河圖數)가 밝게 빛나고, 15를 공으로 돌리면 45의 낙서수(洛書數)가 아롱진다. 아마도 바른 이치와 현묘한 참된 가르침이 이 궁(一六宮)과 중(九九中)에 있으니"라고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5.3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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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일년 삼백육십일(三百六十日)에 사시절(四時節)이 돌아와서"'탄식가'의 이 구절은 〈주역〉의 학문체계가 아니면 이해될 수 없다. 역법(曆法)으로 대종사 당시(當時)나 현재 운행되는 1년의 기수(朞數)는 365와 1/4(대략 6시간)일인데, 왜 1년을 360일이라고 한 것인가? 의문을 가져야 한다.먼저 〈주역〉에서는 "중천건괘(重天乾卦)의 책수(策數)는 216이고, 중지곤괘(重地坤卦)의 책수는 144이니, 두 책수를 합하면 360으로 1년의 기수(期數)에 해당된다"라고 하여, 360일을 밝히고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5.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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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산이로구나 산이로구나 층암절벽(層巖絶壁) 산이로구나천봉만학(千峯萬壑) 좌우 산천 우뚝 솟아 높아 있고 물은 흘러 대해(大海)로다."먼저 '산이로구나 산이로구나'에서 산은 〈주역〉의 팔괘(八卦) 가운데 소남괘(少男卦)이자 군자(君子)를 상징하는 간괘(艮卦)이다. '설괘'에서는 "간괘는 동북의 괘이니 만물이 마침을 이루고 시작을 이루기 때문에 간괘에서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해, 군자는 간군자(艮君子)이고, 하늘의 말씀을 실천하는(성언호간·成言乎艮)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5.1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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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어찌하여 생사고락 그 이치며 우주 만물 그 이치를 알아볼까." 이치를 알아본다는 것은 진리에 대한 대종사의 구도(求道)를 의미한다. 그런데 '생사고락 그 이치'와 '우주 만물 그 이치'를 알아본다고 한 것은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진리는 두 가지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진리는 세상에 이미 드러나 있고, 스스로 울리는 본성의 소리에 응답함으로써 밝혀지는 것이다. '그 이치'에서 '그'는 이미 정해져 있는 그것이다.〈대종경〉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5.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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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대종사는 대각을 이룬 후 원기2년부터 많은 가사와 한시를 지어서 〈법의대전(法義大全)〉을 편찬했다.그 후 변산에서 교리의 강령인 사은·사요와 삼강령·팔조목을 발표하고는 "지난번에 쓴 그 한시를 모두 다 불살라 버리시오. 비록 한 때의 발심에 도움은 될지언정 많은 사람을 제도할 보편적 교과서는 아니오. 무지몽매한 대중을 깨우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또 평범한 대경대법이 아니니, 앞으로는 더욱 쉬운 한글로 경전을 편찬해야만 일반 대중이 널리 배울 수 있을 것이오"라 하여 〈법의대전〉을 불살랐으나, 서문과 가사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4.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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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셋째, 팔괘도(八卦圖)이지만 삼효(三爻)로 구성된 단괘(單卦)로만 그리지 않고, 육효(六爻)로 구성된 중괘(重卦)를 그리고 있다. 〈조선의 유사종교〉에서는 불법연구회의 팔괘기를 소개하면서 육효중괘로 그려진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정역팔괘도도 중건(重乾)·중곤(重坤)의 뜻을 가진 이천(二天)과 칠지(七地)를 남북에 위치시켜 중괘가 됨을 그리고 있다. 물론 정역팔괘도 그림에서 이천과 십건천(十乾天), 칠지와 오곤지(五坤地)가 서로 중첩되어 육효중괘가 형성된다고 볼 수도 있다.삼효단괘로 구성된 팔괘도는 천도인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4.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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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주역〉에서는 "팔괘가 열을 이루니 상(象)이 그 가운데 있다.(팔괘성렬하니 상재기중의오 八卦成列 象在其中矣)"라고 하여, 팔괘(八卦)가 배열된 팔괘도는 성인이 진리를 표상한 것임을 알 수 있다.대종사는 역학의 저술을 남긴 역학자(易學者)는 아니지만, 그 대각의 내용은 역도(易道)를 그대로 담고 있다. 역학의 핵심적 개념인 태극(太極)·음양(陰陽)·도덕(道德)·신명(神明)·천도(天道)·인도(人道)·선천(先天)·후천(後天)·하도(河圖) 등을 통해 진리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일원팔괘도와 〈정역〉의 팔괘도인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4.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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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셋째, 〈조선의 유사종교〉에 기록된 불법연구회 팔괘기는 중괘(重卦, 육효중괘)로 되어 있다. 팔괘기의 팔괘가 삼효단괘(三爻單卦)가 아니라 삼효가 중첩된 육효중괘(六爻重卦)를 사용했다는 것은 철학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다.단괘는 천지인 삼재의 구조를 표상한 것이라면, 중괘는 삼재의 작용원리를 표상한 것이다. 좌산상사도 불법연구회 팔괘기가 처음에는 64괘(중괘)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문왕팔괘도에서는 중괘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넷째, 〈주역〉에서 문왕후천팔괘도는 복희선천팔괘도(伏羲先天八卦圖)와 함께 역학의 선후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4.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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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원불교 교도증 뒷면에 그려진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를 보고, 일원철학이 역학(易學)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대종경〉 서품과 〈원불교교사〉에서 설명되어진 팔괘(八卦)와 방위를 공부하고, 불법연구회 팔괘기(八卦旗)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불법연구회가 창립된 원기9년(1924)에 교단 활동의 출발을 선포하면서 팔괘기를 회기(會旗)로 만들었고, 1940년대까지 불법연구회 행사에 사용한 회기는 문왕팔괘도와 유사하지만 철학적으로나 형태적으로 문왕팔괘도가 아니다. 이것은 '팔괘도가 가지는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3.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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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사은과 사덕의 네 번째 이야기는 법률은과 의이다. 의(義)는 원형이정에서 정의(正義)의 조화로움인 리(利)가 인간 본성으로 내재화된 것으로 '만물을 이롭게 하여 족히 의에 조화된다'고 하여, 예(禮)가 사람과 비인격적 존재인 만물에까지 확산되어 이롭게 하는 것이다. 의는 양 양(羊, 백성=天心)과 나 아(我)로, 나의 마음을 백성(하늘)에 두는 것이니, 정의는 하늘의 뜻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가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은 만물이 가지고 있는 그 본래적 가치에 맞게 사용한다는 것
불조요경
임병학 교수
2018.03.14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