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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한 제자가 교칙을 크게 어겨 대중이 그를 추방하기로 공사를 하자 대종사는 "너희가 차마 어찌 이러한 공사를 하느냐. 그는 나의 뜻이 아니로다"라고 말한다.'차마', '어찌' 이 두 단어를 통해, 엇나간 제자에 대한 안타까움, 당신 마음과 하나가 되지 못하고 추방을 결정한 대중들에 대한 속상하고 답답한 심경이 전해지는 듯하다. 깨치신 분의 심량은 단지 몇 만 명 제자, 몇 만 평 시설 도량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 사람이 품 안의 자식이요, 온 세상 시설이 다 오가(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3.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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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한 제자가 출가한 지 여러 해가 되도록 거친 성행을 고치지 못하자, 그를 내보내자며 제자들이 탄원을 올리는 내용이 나온다.도량의 풍기를 깨끗이 하자는 제자들의 호소에 소태산 대종사는 도량과 사회를 둘로 보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가르쳐 그로 하여금 성불할 인연을 놓지 말게 하라고 한다. 도량의 부정만을 제거하여 사회에 옮기고자 하는 것이 원만한 일이 될 수 없다는 대종사의 일갈은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 조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구성원이 있으면 일정 절차를 거쳐 내보내는 것이 조직논리로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3.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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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대문 단속과 물품 간수를 철저히 하라 한 대종사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부주의로 이를 도둑맞은 사건이 등장한다. 이 장은 지도인의 입장과 지도 받는 이의 입장, 두 측면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법문이다. 먼저 지도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만일 부모, 교사, 선배 등의 위치에서 자녀나 후배 등 지도 받는 이에게 어떠한 일을 신신당부했는데, 그들이 제대로 챙기지 못하여 그만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적어도 '내가 뭐라고 했어' 한 마디 정도는 따끔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3.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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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는 김남천, 송적벽 두 제자가 싸우고 이튿날 떠날 일을 미리 예고한다. 그들은 그럴 일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실제로 그 날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송적벽은 이튿날 짐을 싸서 떠나고 만다. 이 장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대종사가 두 제자의 다툼을 예고하는 신통을 보이셨구나"하는 정도로 이해했다. 그러나 이 내용을 곱씹어 볼수록 아끼는 제자들이 떠나게 될 것을 알게 된 대종사의 심경과 이에 대처한 취사에 담긴 뜻을 헤아려보게 된다. 김남천과 송적벽은 법인성사 후 변산 월명암에 잠시 머물던 대종사를 찾아가 모시기를 간청해 제자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2.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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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실시품 2장에서는 참선에 취미를 붙이지 못한 젊은 상좌를 꾸짖는 두 노승이 등장한다."저런 사람은 당장에 천 불이 출세하여도 제도하지 못하리니 이는 곧 세상에 버린 물건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이니 상좌가 말을 어지간히 안 듣긴 안 들었던가 보다. 노승들이 그간 그 젊은 상좌를 얼마나 타이르고, 꾸짖었을지 짐작해 봄직하다. 이 장은 마치 〈정전〉 솔성요론 제15조 '다른 사람의 원 없는 데에는 무슨 일이든지 권하지 말고 자기 할 일만 할 것이요'의 뜻을 상세히 설명해준 장과도 같다.솔성요론 1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2.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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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지은 교무] 교당에서 근무할 때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죽은 쥐를 보고 놀라서 교당이 떠나갈 듯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이내 혼자 머쓱해졌다. 뭐가 그리 무서웠을까? 마음을 챙길 겨를도 없이 교당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 '쥐 사건'은 나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공포감의 근원을 따지고 따져 들어가면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불안감,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 죽음이 코앞에 다가온 듯한 적이 있는가? 빙판길에서 차가 통제를 잃은 순간,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문득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을 깨달은
대종경
이지은 교무
2018.02.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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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호주에서 대학을 다닐 때 일이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주제로 토론을 유도했다. 각자의 해결방법을 발표하고, 교수는 발표자에게 다시 질문하는 것으로 평가를 대신한다.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점검하게 했다. 덕분에 나의 편견과 한계성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소태산의 깨달음의 준비도 '이 일을 어찌할까?'하는 질문이었다. 깨달음은 완성이 아니라 더 깊은 탐구의 시작인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부정하는 것으로 의식의 확장을 유도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8.01.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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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서품 18장은 "불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답하고 있다. 소태산의 탐색과 진단은 비단 그 시대만을 보고 내린 판단이 아니다. 인류 종교 역사상 종교의 모습을 비춰 미래를 본 것이다. 인류 전쟁의 다른 이름은 종교전쟁이라고 할 만큼 부끄러운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가를 걱정하는 모습을 여전히 보고 있다. 소태산의 설계도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무엇일까? 소태산은 종교를 만들기 위해 온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불법을 통해 인간의 진화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8.01.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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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부처는 누구이며, 중생은 누구런가. 부처나 중생이나 원래는 하나라네. 구름이 흩어지면 푸른 하늘 비치듯이 본래자리 깨고 보면 우리도 부처라네.' 요즘 성가 139장을 자주 흥얼거려 본다. 와룡산 수련원에서 진행하는 단식훈련의 회기를 거듭할수록 이 성가는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된다. 각각의 사연과 인연으로 삶을 살아오는 동안 몸과 마음에 생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흔적과 아픔을 돌볼 겨를 없이 시간을 지내고 있다. 훈련생들에게 질문한다."당신을 그 누구보다도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8.01.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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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초등학교 6학년 때, 도시로 학교를 간 큰 오빠의 인연으로 원불교가 우리 고향에 들어오는 계기가 돼 가족, 이웃들까지 교당으로 발길이 옮겨졌다. 무엇이 우리를 교당으로 움직이게 했을까? 원불교의 출현은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소태산은 대각 후 사회의 문제와 시대에 대한 진단을 먼저 했다. 그리고 시대와 환경에 맞는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각 후 불법에 대한 위대함과 석가모니를 성중성(聖中聖)으로 칭했다. 하지만 소태산은 불교에 예속되거나 불상을 모시지 않고 독자적인 횡보를 선택한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8.01.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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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서품은 소태산의 포부와 경륜을 담은 일원회상의 건축에 대한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서품 15장은 소태산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게 되는데, 불법을 주체 삼아 설계도를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미래의 불법에 대한 전망을 보게 되는 희망이 담긴 내용이다.남원 몽심재를 몇 차례 찾은 적이 있다. 주인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건물과 조화를 이룬 모습에 감탄하며 숙연해졌다. 한옥은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구조로 한국의 혼을 느끼는 대표적 건축양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활의 편리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옥은 체험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8.01.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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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시대 구원의 책임을 맡은 소태산의 운명과 제자들의 기도가 하늘의 징표를 받게 된다. 소태산은 신앙과 수행에서 철저히 자취를 없애 버렸다. 그런데 왜 이날을 우리는 중요한 경축일로 기념하고 있을까. 소태산은 이적과 신기한 자취를 구하지 않도록 경계했다.그러나 서품 14장은 아홉 선진님들이 인류 구원을 다짐하는 목숨을 건 기도와 지극한 서원이 담긴 기도문에 혈인으로 도장이 찍히는 사건을 보게 된다. 그리고 법명을 내려주는 유래를 알 수 있는 장이다. 우리는 종종 종교집단의 집단 자살사건을 접한다. 가장 대규모 사건은 1978년 11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2.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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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공동체는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3.1 독립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시기에 소태산은 어떤 결정을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써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도 다시 화두를 걸어보자. 먼저 그 시대의 흐름과 상황을 살펴보자.법인기도는 원기4년(1919) 3월26일 결제하여 10월6일에 해제한다. 1919년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각 분야에서 일본의 무단통치를 받아오던 억압과 약탈로부터 저항하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났던 해이다. 3.1운동 이전의 소태산의 움직임을 살펴보자.원기2년 7월에 남자 수위단을 조직하고 8월에 저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2.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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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소태산의 행적을 거슬러 살펴보면 치열한 서원과 기도 그리고 함께하는 인연들에 대한 불공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임을 알게 한다. 서품 12장은 원기2년(1917)에 교단 최초의 교당 상량문에 소태산이 적은 문구이다. 소태산은 이 상량문에 어떤 의미를 담았을까?원불교 최초의 교당이 탄생하게 되는 순간, 회실 상량에 사원기일월 직춘추법려(梭圓機日月 織春秋法侶) 송수만목여춘립 계합천봉세우명(松收萬木餘春立 溪合千峰細雨鳴)이라 썼다.후에 정산종사에게 제자가 그 뜻을 물었다. 정산종사는 "두렷한 기틀에 일월이 북질하여 춘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2.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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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의 지도에 따라 드디어 기적같이 방언공사를 마치고 준공을 하게 됐다. 도덕회상을 건설하기 위한 첫 관문으로 시작된 방언공사를 해내고 나니 오히려 방언 일은 쉬운 일로 느껴졌다. 그리고 오히려 앞으로 도 이룰 것에 대한 걱정을 나누게 됐다.소태산은 이 이야기를 듣고 "도를 이루는 일은 알고 보면 밥먹기 보다 쉽다"고 말했다. 제자들은 그 말씀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소태산은 다시 제자들에게 "도를 이루고 그 넉넉하고 한가한 심경이 어찌 저 언 막기 같이 어려우리요"라고 공부심을 북돋아 주며, 말의 뜻을 새겨보라고 당부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2.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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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3년 3월경에 소태산은 저축조합의 자금을 수집하신 후 길룡리 앞 해수가 내왕하는 간석지를 가리키시며, 방언공사로 공익의 길을 열어가자는 사업을 선포하신다. 조합원들 또한 이구동성으로 사업의 진행을 결의했다. 소태산은 조합원들의 노력을 다짐하는 서약서 2통을 쓰게 하시고, 1통은 천지에 그 사유를 고백하고, 1통은 조합에 보관하여 사업의 성공을 증명하자고 하신다. 그리고 조합원들은 서약을 마친 다음 날 바로 방언 공사에 착수했다.소태산은 도덕공부를 하러 온 제자들에게 도덕 공부보다는 어려운 노역을 경험하도록 했다. 저축조합원으로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1.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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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公共)' 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공(公)은 '사사로운 일(厶)'과 '서로 등지고 있다(八)'의 뜻의 합성으로 '사(私)가 없이 공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共)은 열십(十)자 두 개가 합쳐진 글모양으로 '함께하다'라는 뜻이다.공(公)은 통합된 전체를 강조하고 있다면, 공(共)은 구성원 각각의 개별성이 강조되는 '함께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개별성을 인정하는 함께함이다. 가장 중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1.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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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을 배우러 온 제자들에게 소태산은 바다를 막아 논을 만드는 방언(防堰) 일을 시켰다. 몸을 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육체적인 노동을 하면 수고는 배가 된다. 그러니 소태산은 믿고 따르는 제자들을 보면서 한 없는 미안함과 애정이 교차했을 것이다. 서품 8장은 창립의 어려운 시기에 합력하고 수고하는 제자들을 위로하며, 함께 만들어갈 도덕공동체의 가능성을 짐작하도록 말씀하고 있다.다른 사람이 이미 완성한 분야를 배우는 일도 힘이 들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것은 더 많은 신념과 수고가 따른다. 영어의 개척자(pioneer)를 의미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1.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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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이 구상한 새로운 종교가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저축조합의 시작이다. 종교의 문을 새로 연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별한 출발을 위해 준비하고 결의한 내용을 저축조합의 결성 의미에서 다시 살펴보게 된다. 처음 소태산은 사람들의 의식 정도에 따라 방편교화로 출발 했지만 어느 정도 사람이 모인 후 1917년 음력 8월경에 저축조합을 만드는 취지를 설명한다.저축조합이란 공부와 사업을 하기 위한 공부비용과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동참하도록 하는 경제자립 운동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소태산의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1.0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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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청년창업과 건강한 먹거리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프랜차이즈 대표가 경영의 문제로 인해 뉴스에 나와서 놀란 적이 있다. 프랜차이즈 경영은 기술제공과 브랜드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가맹점들은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자 측의 원칙과 지시를 따라야 한다. 당연히 개인의 가치는 조직의 가치아래에 있게 되었고, 경영자의 권력행사는 결국 가맹점들의 고발로 이어졌다.양적 성장과 이윤추구의 기업의 경영과는 달리 종교의 조직은 어떤 목적과 가치로 운영해야 할까? 소태산은 교화를 위한 공부지도와 관리를 위해 원기2년(1917),
대종경
박성은 교무
2017.10.27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