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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교전을 읽으면 늘 드는 의문이 있었다. 대종사 당시에는 법회를 예회라고 했는데, 왜, 언제부터 예회를 법회로 바꾸어 사용했을까. 〈정전〉 교당내왕시주의사항 5조에 예회라는 말이 처음으로 명시되어 있다. '매 예회(例會) 날에는 모든 일을 처결하여 놓고, 그날은 교당에 와서 공부에만 전심하기를 주의할 것이요.' 그리고 상시일기법 2조에 '학습 상황 중 수양과 연구의 각 과목은 그 시간 수를 계산하여 기재하며, 예회와 입선은 참석 여부를 대조 기재하는 것이요'라고 되어 있다. 이렇
교리잡문
정도성 도무
2018.09.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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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개교 백주년을 맞이하면서 특별위원회가 구성돼 〈교헌〉을 개정할 때, 많은 쟁점이 있었고, 그 중에서 연원불 조항을 교헌에 그대로 둘 것인가, 뺄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교헌〉 '총강'에 들어있는 연원불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제 4조(연원불) 본교는 석가모니불을 연원불로 한다.' 이 연원불 조항은 대종사가 대각 후에 모든 종교의 경전을 열람하다가 〈금강경〉을 보고, '석가모니불은 진실로 성인들 중의 성인'이라 하며, '나의 연원을 부처님에게 정하노
교리잡문
정도성 도무
2018.08.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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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얼마 전에 출범한(2018년 1월17일) '알기 쉬운 헌법 만들기 국민운동본부'에서는 국민의 행복 추구권과 알 권리, 평등권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쉬운 헌법을 만들어야 하며, 전통문화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애써야 하는 국가의 의무에 비추어 헌법 문장을 우리말답게 써야 한다는 개헌 청원을 냈다. 청원 내용은 잘 쓰이지 않는 어려운 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고, 일본말투나 번역 투의 말을 우리말답게 손질해 달라는 것이며, 한자 능력에 따라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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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8.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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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인 1234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펴냈다. 그로부터 200년 뒤에 독일사람 구텐베르크(1394-1468)가 금속활자 인쇄술을 발명했다. 구텐베르크는 1455년 42행의 성서를 인쇄하여 발간함으로써 금속활자 인쇄술의 신기원을 마련했다. 근대 학문은 더욱 발전하였고, 이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파하고 세상의 진화에 기여했다. 우리나라의 금속 활자 기술이 서양으로 전파됐는지는 정확하진 않지만 분명 영향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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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8.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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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대종경〉 성리품 24장에는 당시에 성리 공부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아마 선기였을 것이다. 선원 대중에게 '만법귀일, 일귀하처'라는 의두를 던지자 대중이 차례로 대답을 올리되 인가하지 않는다. 그러자 한 제자가 일어나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 제자는 '만법이 본래 완연하여 애당초에 돌아간 바가 없거늘 하나인들 어디로 돌려보낼 필요가 있겠나이까'하고 대답한다. 이에 대종사는 웃기만 했다. 성리품 18장에는 견성 인가 방식에 대하여 언급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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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8.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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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원불교신문〉은 지난 3월23일자에 '법강항마위는 어떤 법위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법강항마위'를 사설 전체의 단일한 주제로 깊이 있게 다뤘다. 이 사설은 먼저 3년마다 계속되고 있는 교단 정기 법위사정에서 법강항마위 1136명이 또 다시 추가 확정돼(재가 1016명, 출가 120명), 이번 법위사정으로 인해 교단의 법강항마위 누적 통계는 7천6백여 명으로 늘어났음을 확인하고 있다.법강항마위와 관련된 법문은 〈정전〉 수행편 16장 '법위등급' 중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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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7.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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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소태산 대종사는 마음공부를 해 놓으면 일분 일각도 끊임이 없이 '활용'되므로 마음공부가 모든 공부의 근본이 된다고 했다.(〈대종경〉 요훈품 1장) 정산종사도 어떤 학인이 이 세상에서 어떠한 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가 되는가를 묻자, "마음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가 되나니라. 마음공부는 모든 공부를 총섭하나니, 마음공부가 없으면 모든 공부가 다 바른 활용을 얻지 못하나니라"고 말씀했다.(〈정산종사법어〉 권도편 6장) 이를 통해 보면 대종사와 정산종사는 이구동음으로 마음공부는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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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7.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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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그동안 정신수양을 공부할 때 주로 '정신수양의 요지'를 중심에 뒀고, 그 범위를 더 축소하면 '분별성과 주착심'에 있다. '나누면 분별성, 붙잡으면 주착심', 이런 대응과 대구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으며, '수양'의 의미를 그저 고요한 산중에 기거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정도를 벗어나 일상을 떠나지 않고 생생한 경계 속의 공부로 확장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정신수양 공부가 대체로 '정신수양의 요지'를 통해 용어의 개념을 정리하고 부각시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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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7.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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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우리가 사은 중 법률은을 신앙해 나갈 때 항상 그 앞에서 걸음을 멈추게 하는 질문이 있다. '악법도 법인가'이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기 전에 했다는 말로 알려진, '악법도 법이다'를 확인하는 물음이다. 대체로 법률은에서 '악법'을 용인할 것인가를 두고 다툼이 있었고, 소크라테스라는 큰 성자가 한 말씀으로 알려진 위의 격언이 상당 부분 우리 의식을 지배했으므로 마땅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본다.우선 '악법도 법이다'는 와전된 말이다. 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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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7.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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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금강경〉에 나오는 사상(四相)에 대해 불가의 해석을 보면 참으로 분분하다. 초기불교의 해석과 대승불교의 해석, 그리고 혜능선사의 해석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래서 더위잡기도 어렵다. 일반적으로 불교적 해석을 종합해보면 아상은 오온의 집합체인 나에 집착하여 나를 높이는 것을 말하고, 인상은 나와 남을 분별하거나 타인을 낮추어보는 것을 말한다. 중생상은 중생의 어리석고 나약한 심리를 뜻하며, 수자상은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나 높은 지위에 오르고자 하는 마음, 또는 뭔가를 얻었거나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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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6.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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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 1957년 동아일보에서는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않을 수 있는 거리를 석 자라고까지 보도한 바 있다고 한다.(jtbc 뉴스룸,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에서) 그만큼 경외심을 가지고 존숭하라는 말인데, 반면에 이 말 대로 한다면 참으로 스승은 두렵고 가까이하기 어려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요즈음 스승의 날에는 '군사부일체'나 '스승의 그림자' 담론은 그리 많이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스승'이라는 말이 주는 위계적 정서를 거부하기도 하고,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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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6.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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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정전〉 수행편 제2장 정기훈련과 상시훈련 중,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은 가장 눈이 덜 가는 교리 중 하나다. 그 이유가 뭘까. 그것은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을 '주의'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을 왜 주의하지 못하는 것일까. 교당 내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회가 이 '주의사항'들을 구현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교당내왕시 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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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6.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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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전 세계 모든 문자 중에서 창제 동기를 가진 문자는 한글이 거의 유일하다. 세종대왕은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서로 통하지 않아서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사람마다 모두 쉽게 익히고 날로 사용하여 편안하게 하고자 새 문자인 한글(훈민정음)을 창제했다고 밝혔다. 원불교에는 '개교의 동기'가 있다. 세상의 모든 종교 중에서 개교의 동기를 명시해둔 종교 역시 아마 원불교가 유일하지 않을까. 게다가 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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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6.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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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대부분의 종교는 교조의 탄신에 맞춰 연호를 시작하지만 원불교의 원기(圓紀)는 소태산 대종사가 태어난 날이 아니라 대각한 날을 기점으로 시작한다.대종사 탄신일은 오히려 잘 모르고 있을 정도이다. 이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한 성자가 태어난 날도 그 의미를 가늠할 수 없이 크지만 그 성자가 큰 깨달음을 달성한 날은 인류 문명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위대한 날이다. 그래서 모두의 육신 생일은 각각 다르지만 대종사 대각의 날을 정신이 새롭게 태어난 날, 우리 정신의 공동 생일로 삼자는 발상은 매우 탁월한 진전이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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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5.23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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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예술에서 '낯설게 하기'라는 기법이 있다. 친숙하거나 인습화된 사물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낯설게 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방법인데, 러시아 문학 비평의 한 기법으로 사용됐으나 모든 예술 장르에 널리 활용됐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선 것이다. 그런데 낯설기는 하지만 그건 제대로 보고 듣고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아무런 편견이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상태에서 보고 들은 것이 본질에 더 가깝거나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간직한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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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5.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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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자공(子貢)이 물었다. "한 마디 말로써 죽을 때까지 행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 말씀했다. "그것은 바로 서(恕)이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子貢 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勿施於人)" 〈논어〉 위령공 편에 나오는 말씀이다. '서(恕)'는 '용서하다', 또는 '헤아리다'는 뜻이다. 곧 상대를 헤아려 받아들인다는 뜻을 품고 있다. '내가 하기 싫은 건,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는 말이 서(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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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5.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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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일상수행의 요법'은 '〈정전〉 수행편 1장'에 나오고, '〈대종경〉 수행품 1장'에서도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수행 1장' 법문이다. 일상수행의 요법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원불교 기본 교리인 삼학팔조와 사은사요를 일상의 삶 속에서 부처의 종자를 키워가는 데 필요한 수행법으로 간결하게 함축시켜 정교하게 구조화시킨 중요한 법문이다.정산종사도 '옛날 한 선비는 평생 소학만 읽었다 하노니, 우리는 평생 '일상수행의 요법'만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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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5.0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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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원불교의 최대 경절인 대각개교절은 우리 모두의 공동생일이다. 몸은 태어난 날이 다 다르지만 우리 정신의 생일은 한 날, 대종사의 대각일로 삼자는 것이다. 대종사 탄신일이 아니라 대각일을 원불교 열린 날로 삼음과 아울러 우리 모두가 새로 태어난 날로 삼은 건 무척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한 성자의 '육신이 탄생한 날'도 무척이나 거룩한 일이긴 하지만 정신의 위대한 확장을 이룬 대각의 날을 '정신이 탄생한 날'로 우뚝 세운 건, 전에 없이 희유한 일이며, 인류 정신의 흐름에 새로운
교리잡문
정도성 도무
2018.04.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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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지난해에 교육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포항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것이고, 또 하나는 제주도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이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사망한 사건이다.지진이 일어나자 신속하게 수능시험을 연기한 대통령의 결단을 사람들은 칭송했는데, 전국의 수십 만 수험생들에게는 수능시험 연기도 힘들었지만, 수능 시험 자체가 지진 만큼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을까. 또한 우리나라 특성화고 학생 비율은 40%에 이르는데도, 이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어떤 시선, 어떤 대우를 받
교리잡문
정도성 도무
2018.04.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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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논어'의 첫 구절은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하는데, 이 구절에서 학습(學習)이란 말이 처음 등장하고 오랜 세월 지나 오늘날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배움'이란 말의 탄생이다.공자는 "열 집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에도 반드시 나처럼 진심을 다하고 정직한 사람이야 있겠지만, 나처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 했다.(〈논어〉 공야장 27장) 이 간절한 말씀은 공자 스스로 배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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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성 도무
2018.04.05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