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外雨蕭蕭 창밖에 소록소록 비가 내리는데蕭簫聲自然 소록소록 내리는 빗소리는 자연의 소리我聞自然聲 자연스런 빗소리 듣노라면我心亦自然 내 마음도 자연스러워 진다네'빗소리(蕭蕭吟)'-장계향(張桂香 1598-1680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위 시는 장계향이 10살 무렵에 ...
집도 많은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두 손 오구려 혹혹 입김 불며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하늘이기 혼자만 곱구나 /거북네는 만주서 왔단다. 두터운 얼음장과 거센 바람 속을 세월은 흘러 거북이는 만주서 나고 할배는 만주에 묻히고 세월이 무심챦아 봄을 본다고...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누님이 편지보고 하마 울까 웃으실까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손톱에 꽃물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양지에 마주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하얀 손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플라타너스'-김현승(金顯承 1...
永念陰雨初 綢繆或未密 廟堂坐麟楦 邊鄙多朽木 人情有萬般 世議多翻覆 維綱旣解紐 萬計歸虛擲 千兵非所急 一將眞難得 畵餠不可食 金甌從此缺 亡羊牢可補 失馬廐可築 往者雖已矣 來者猶可及 誰能陳此義 一一聞閶闔곰곰 생각하니 난리 초기에 / 단속이 늘 치밀하게 못했다 / 조정에는 신선들만 앉아 있고 / 변방에는 썩은 사람 많았
때는 바야흐로 한여름 오월이라망종과 하지 두 절기가 있네이 달에는 사마귀가 알에서 깨고, 때까치와 매미가 울고지빠귀는 울음을 멈추며사슴뿔이 빠지고 수옥(水玉)이 생겨나니바로 보리가 누렇게 익을 때라네새로 쓸어 낸 문 앞은 전에 만든 마당이라낫으로 베어 와서 하나하나 펼...
--------------------------------[본문 2:1]-----------------------------------어느 날 밤 내 깊은 잠의 한 가운데에 뛰어들어아직도 깨끗한 손길로 나를 흔드는 손님이 있었다아직도 얼굴이 하얀, 불타는 눈의청년이 거...
--------------------------------[본문 2:1]-----------------------------------西窓竹月影婆娑 서녘 창밖 대숲에 달그림자 어른거리고風動桃園舞落花 복숭아밭에 바람 불어대고 낙화가 춤을 춘다猶倚小欄無夢寐 작은 난간에 기...
鏡裏구容物外身 거울 속 야윈 얼굴은 몸 밖의 사물이고寒梅影子竹精神 차가운 매화의 그림자는 대나무의 정신이다逢人不道人間事 사람을 만나도 인간의 일을 말하지 않으니便是人間無事人 이 곧 세상을 탈 없이 사는 사람이로다'스스로 너그러우면(自寬)'-김부용당(金芙蓉堂1812- ? 조선 후기 기생) 김부용당의 호는 운초(雲楚), 평안도 성천 출신으로 개성의 황진이,
--------------------------------[본문 2:1]-----------------------------------依然面目儼然身 한결같은 얼굴에 엄숙하고 위엄 있는 몸長立不言問幾春 오래도록 서서 말없이 몇 해나 지났던가若使世間皆似爾 세상 사람들이 모...
賣薪者問卜者 나무장수가 점쟁이에게 점을 보더니十年內大富貴 십년 안에 큰 부자 되고 고귀해 진다는 말을 들었네擔着薪沿街走 나뭇짐 짊어지고 거리를 내달리는데七分有富貴氣 열에 일곱은 벌써 부자가 되고 귀해진 기분일세'호동거실( 居室)' - 이언진(李彦 1740-1766 ...
--------------------------------[본문 2:1]-----------------------------------騎靑牛跨白馬 푸른 소에 걸터앉고 하얀 말을 타고서大逍遙自在人 널리 노닐면서 스스로 인간을 살폈지佛氏兼具千手 석가는 천 개의 손을 가지고...
하늘이 열리던 날 우주가 일어섰고땅이 열리던 날만 생령이 눈을 떴으리라.일원화 피워내던 날만인의 복문 열렸으나아는 이들 우주를 삼키고모르는 이 어둠 속을 헤매리니어둠을 밝힐 그 등불영원한 빛이 되리라.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티끌만한 잘못이 맷방석 만하게동산 만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남에게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보다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보다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깊고 짙푸른 바다처럼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스스로 억센 파도를 다스리면서제 몸은 맵고
어두운 방 안엔바알간 숯불이 피고,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그 붉은 산수유 열매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열로 상기한 볼...
--------------------------------[본문 2:1]-----------------------------------白骨之徵何慘毒 백골에까지 세금을 매기다니 어찌 그리 참혹하고 악독한지同隣一族橫罹厄 이웃과 온 가족이 갑자기 액운을 당하는 구나鞭撻朝暮嚴...
--------------------------------[본문 2:1]-----------------------------------臥愛靑山起每遲 누워서 청산을 사랑하여 날마다 느지막이 일어나면 浮雲流水亦吾詩 뜬 구름도 흐르는 시냇물도 역시 내 시 안으로 들어와 此身...
--------------------------------[본문 2:1]-----------------------------------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
--------------------------------[본문 2:1]-----------------------------------寒天盡日掩柴門 해가 진 하늘 싸늘해서 사립문 닫아두니窮巷 音寂不聞 가난한 마을 적막한데 발자국 소리 하나 없도다 鼠走空廚煙火絶 밥 짓는...
--------------------------------[본문 2:1]-----------------------------------거, 오래간 만일세아직도 있었나살아있었냐 말이여아직도 깔린이조 왕조의 먼지종로 네 거리자네 얼굴이 세월이군뒤리벙 뒤리벙 뒤리벙거리는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