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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던 소녀는 아직 수교가 맺어지지 않은 러시아어학과에 지원한다. 나라간 수교는 그가 학부를 졸업한 후에야 이뤄졌다. 나라간 수교 2년 만인 1992년 유학을 떠난 그의 이름은, 러시아 땅을 밟은 민간인 명단 첫 장에 기록됐다. 낯선 땅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동안, 그는 읽고 또 읽던 러시아 문학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문학에서 시작돼 훗날 그 땅에 한국문화를 알린 전 주러시아한국문화원장 위명재 교도(법명 묘전, 원남교당)의 이야기다. 할머니들이 매주 연극 보러 가는 나라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3.11.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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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구순의 나이에도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올해 구순을 맞은 김가옥 교도(남중교당)의 총 봉사시간은 2만여 시간. 그의 일상을 옮겨보면 이렇다. 월요일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반찬만들기 봉사, 화요일은 익산평생대학어르신 급식제공, 수요일은 경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만들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원광대학병원 안내봉사와 봉공실 물품봉사활동을 한다. “내가 베풀고 내가 쌓아야 복이 내게 돌아온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이 그저 좋았어요.” 단지 이 법이 좋아서 원불교의 무아봉공을 실천하고 있다는 김
감사생활 캠페인
김도아 기자
2023.10.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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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이 제품 신상인데 잘 고르셨네요? 전자렌지에 돌리면 더 맛있어요. 제가 해드릴게요!”어르신이 구입한 도시락을 직접 데워주는 강윤희 사장(법명 유인, 잠실교당). 노년 고객 이용이 많은 편의점이라 이 정도 서비스는 일상이다. 젊고 밝고 따뜻한 그의 편의점은, 이미 이 동네의 밤과 기분까지 밝힌 지 수년째다.“3년 정도 월급 받으며 운영하다 올해 3월에 인수받았어요. 사장이 되니 안 팔린 채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나 5~6명 되는 아르바이트생들 관리가 보통 일이 아니네요. 그래도 인수받자마자 경쟁 가게가 문을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3.10.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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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원광대학교 대전치과병원(이하 대전치과병원) 5대 병원장으로 정성념 교수가 취임했다. 정 신임병원장은 ‘개원 16주년!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유치! 중부권 최고의 치과대학병원으로’라는 대전치과병원의 목표 아래 최고의 병원으로 지역사회에 헌신하는 병원으로의 선도를 다짐했다.정 신임병원장은 “교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2007년 개원 이래 대전을 비롯해 중부권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환자들이 내원해 최고의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안전한 병원, 교직원들이 활
미니인터뷰
유원경 기자
2023.10.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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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살아오면서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교당이 의지처가 됐죠. 원불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면 ‘정말로’ 삶이 달라지는데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강법장 동해교당 교도회장과 그의 부인 조선익 교도가 말한다. ‘원불교에서의 신앙생활이 어려웠던 자신들의 삶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송공원 교무(동해교당)은 “신앙생활로 역경을 잘 이겨낸 공부인이다. 지금은 교당의 든든한 주인으로, 늘 공중사에 힘써주는 봉공인으로 살고 있다”는 말로 강 교도회장 부부를 소개했다. 교당은 마음의 의지처40여 년 전부
여기, 은혜로운 당신
유원경 기자
2023.10.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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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그는 ‘우리 교단에는 훌륭한 선진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후진들이 그 선진을 만난 적도, 시간을 내 알아볼 자료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대산종사를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알 수 있게 된다면…’ 하는 바람으로 작품을 구상했다. 벌써 25년이 됐다고 했다. ‘대산 김대거 종사 전기소설’인 저자 박경전 교무(상당교당)와의 대화는, 무진(간사)의 삶을 교차해 선진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로 시작됐다.전기소설을 쓰게 된 동기“대산종사를 모시고 간사 생활을 했다. 교단적으로 큰 스승님이지
저자와의 대화
이여원 기자
2023.10.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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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아이가 생후 10개월이 됐을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1차 항암치료를 하며 머리카락이 빠졌고, 2차는 손·발톱이, 3차 때는 피부가 벗겨졌다. “옆에서 보는데 작은 아기가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당시의 둘째아들 모습을 회상하던 나경인 교도(영광교당)이 먹먹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아이가 혹 열이나면 한 사람에게 (일반헌혈보다 엄격관리 된) 특수헌혈을 받아요. 그럼 아이가 하루를 더 살수 있어요.” 허나 한 사람은 딱 한 번의 기증만 가능한 상황. 혹 기증자에게 작은 상처가 있으면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감사생활 캠페인
김도아 기자
2023.10.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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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겠다.’농촌 생활의 시작은 목사가 될 때 새긴 마음에서 비롯됐다. 서울 출신인 자신에게 친구 목사가 “농촌에서 막 시작된 교회가 있는데 가 볼 생각 있냐”고 물었을 때, 자연스레 ‘그 한마음’이 떠오른 것이다.그러니 기꺼이 향했다. 본래 서울 출신인 그의 발길이 멈춘 곳은 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아주 작은 농촌 마을이었다. 교회라고 해봐야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7평 남짓한 한 칸이 예배 공간의 전부였다. 더구나 이곳에서는 목사로‘만’ 존재할 수 없었다. 그는 농부가 되어 흑미 농사, 수세미 농사를
이웃종교 링크
장지해 기자
2023.10.1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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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후타원 김현성 정사(厚陀圓 金玄性 正師)가 9월 27일 열반했다. 당하는 곳마다 온화한 성품과 정성스러운 처사로 존경과 환영을 받았던 후타원 정사는 40여 성상을 오직 교화현장에 일원의 법음을 흐르게 한 일평생을 지냈다.원기50년(1965) 교화계로 나선 후타원 정사는 주임의 책임을 맡은 이후 많은 이안, 설립 불사를 이뤄냈다. 의령교당에서는 시내 중심에 부지를 매입하고, 이안봉불을 이뤄 교화 10년을 안착시켰고, 토성교당에서는 13년 간 교도들과 한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대지와 건물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
열반
이현천 기자
2023.10.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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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아타원 전팔근 원정사(阿陀圓 全八根 圓正師)가 9월 29일 열반했다. 원불교 익산성지에서 소태산 대종사와 선진들을 친부모처럼 믿고 따라 성장한 아타원 원정사는 일평생을 ‘어떠한 고난에도 실력을 양성해 대도정법을 세계에 선양해야 한다’는 서원일념으로 원불교 세계화의 씨앗을 심고 길렀다.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아타원 원정사는 미국 유학 시절 포교지 을 간행했고, 원불교반백년기념행사 때는 영어교전을 발간해 해외교화에 활기를 이끌었다. 원광대학교에 근무할 때는 교수
열반
이현천 기자
2023.10.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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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아침·점심·저녁기도. 거기다 얼마 전 태어난 둘째 손주를 위해 시작한 100일 기도까지. 안대용 송정교당 교도회장의 하루는 수양이 담긴 기도로 시작해 감사가 담긴 기도로 마무리된다. 허나 처음부터 그가 기도의 힘을 알았던 것은 아니었다. 원기94년(2009) 협심증 판정을 받았던 그. 스텐트 삽입시술은 3시간 동안 이어진 고통의 시간이었다. 의사의 얼굴에 피가 튀고 적막과 두려움만이 공존했던 시간. 의사가 포기한 듯 수술방을 나가버렸을 때 부분마취한 탓에 정신이 깨어있던 안 교도회장은 기도를 했다. “그랬
감사생활 캠페인
김도아 기자
2023.10.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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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9월 22일, 퇴임한 원로교무 네 사람이 마련한 장학금 3억 원이 교정원 교육부로 전달됐다. 적지 않은 금액을 선뜻 전달한 이들은 박혜원·박은원·박도원·박인원 교무로, 넷은 자매지간이며, 희사금은 네 자매 교무들의 전 재산이었다. “지도자로서 역량 있는 교무들이 더 폭넓고 심도 있는 교육을 받고자 하는 데 힘을 보태주고 싶었습니다.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석학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질 높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후진들이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은
여기, 은혜로운 당신
유원경 기자
2023.10.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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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기자님도 사회나 주변에서 장애인을 많이 못보잖아요. 그런데 시설에 한번 가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스무 살, 한창 멋부리고 친구들과 몰려다닐 나이. 허나 화장 대신 두꺼운 안경을 쓰고, 핸드백 대신 두꺼운 전공책이 들어가는 백팩을 맨 학생이 있다. 그가 공부하는 것은 ‘장애’ 다. “저는 그들을 사회로 꺼내주고 싶어요.” 유아 특수교육과 신입생 유정은 청년교도는 장애인과 사회에서 함께 살 기 위해 ‘장애’를 공부한다.“처음 특수교육과를 결정하면 그 연령층을 정해야 해요. 사실 저
감사생활 캠페인
김도아 기자
2023.09.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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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그때, 인형이 내게로 왔다.마흔여덟 살, 돌아보니 세상에 내가 없었다. 아팠던 둘째의 치료를 위해 영광에서 경주 안강으로 찾아든지 10여년차였다. 아이는 잘 커줬지만, 경력을 살려 다시 교직 생활을 하기는 어려웠다. 마침 갱년기를 호되게 앓으면서, 구은혜 교도(본명 은정, 안강교당)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그런 그의 눈에 문득 첫째의 쿠션이 들어왔다. 어린시절 무심히 만들어줬던 그 쿠션을, 아이는 성인이 되도록 애지중지하고 있었다.“저토록 소중한 것을 내가 만들어줬었구나, 나중에 손주에게는 애착인형을 만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3.09.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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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월산 조성중 정사(越山 趙誠中 正師)가 9월 12일 열반했다. 월산 정사는 교단의 의료계에서 오랜 시간 봉직하며 원불교 한방의학 발전과 아픈 이들의 몸과 마음을 살려내 온 전법사도의 삶을 살았다. 소태산 대종사의 ‘제생의세’ 경륜과 교단 대의에 합력하며 텅 빈 마음으로 사업을 일으켜온 공부인이기도 했다.월산 정사는 출가 당시부터 한방계열의 기관과 인연이 깊었고, 이리역전보화당, 전주보화당, 광주한방병원, 원광제약에서 근무하며 교단 의료계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원기63년(1978) 원광대학교 한의대 부속
열반
이현천 기자
2023.09.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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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여고시절, 하교시간이면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틈에서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던 친구가 있었다. 하루는 그 친구에게 “너는 왜 그렇게 일찍 가니?” 하고 물었다. 친구는 “집에 가서 집안일을 해야해”라고 답했다. 그 친구가 말한 ‘집’은 교당이었다. 당시 간사생활을 하던 여고동창 이관도 교무를 떠올리며 임성옥 교도(신림교당)은 “그게 원불교와의 첫 인연”이라 회상했다.임 교도의 인생에 다시 원불교가 깃든 것은 결혼할 때였다. “제 입교일은 1981년 11월 29일, 제 결혼식날이에요.” 신림교당이 지금의 자리
감사생활 캠페인
김도아 기자
2023.09.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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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한 달만 가서 살아보고 와라.”출가를 반대하던, 아니 어쩌면 ‘시집가지 않는 삶’을 반대하던 아버지는 ‘한 달’을 조건 삼아 딸의 이리(현 익산)행을 승낙했다. 스물셋, 적지 않은 나이였다.공부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 날 아버지가 찾아와 한 달이 흐른 걸 알았다. 아버지는 “집에 가자”고 했다. 딸이 물었다. “아버지께서 제 생사고락을 대신 해 주실 수 있습니까?” 아버지가 답했다. “그건 안 되지.” 딸은 말했다. “그러면 제 인생은 제가 개척을 해야지요.” 그렇게, 한 달은 평생
선진의법향
장지해 기자
2023.09.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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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이 사람이 아니면 일이 안 된다’고 회자되는 한 사람이 있다. 소속 교당과 교구 청년회 활동은 물론이고, 원불교청년회 부회장도 맡아 원불교 청년교화 활성화에 힘닿는 대로 정성을 다하는 김승호(동영교당) 청년회장. 다부진 체구와는 상반된 부드러운 미소에서 내면의 단단함이 전해진다.김 교도가 원불교를 만난 건 초등학생 때다. 또 우연인지 법연인지 모르게 진학 역시 교립학교인 원광중·고등학교, 원광대학교를 다니며 늘 원불교와 교무님들의 품 안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원불교 울 안에서 다양한 활동과 문답을 통
감사생활 캠페인
이현천 기자
2023.09.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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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도자기 꽃을 잘 그리는 아가씨와 연구실에서 실험하던 총각이 눈이 맞았다. 도자기 인형을 유럽에 수출하던 1980년대, 천안의 한 요업공장의 경사였다. 결혼 후 독립, 남편이 반제품을 받아오면 아내가 집에 딸린 작업실에서 작픔을 완성해냈다. 두 살 터울로 태어난 남매는 곰 인형보다 흙을 먼저 만났고, 오뚜기 대신 도자기 인형을 갖고 놀았다.숨 쉬듯 흙을 만지고 밥 먹듯 도자기를 빚어온 가족의 삶. 사업 규모가 커지기도 했고 부침도 있었지만, 그 사이 엄마는 자기 작품을 내놓는 도예가가 됐다. 따로 가르친 적
여기, 은혜로운 당신
민소연 기자
2023.09.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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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시는 읽는 사람의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 시인의 시를 읽을 때 ‘나의 시’를 읽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내 가슴에 깊이 닿아오는 시는 ‘나의 시’이기 때문이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바다를 바라보지 않으면 나의 바다가 될 수 없고, 산도 나무도 그러함을 그가 일깨운다. 정호승 시인이다. 정 시인은 올해로 한국 문단 등단 51년이 된다. 신작 시집 14권, 1100여 편의 시가 독자들의 가슴에 닿아 ‘나의(독자) 시’가 됐다. “모든 사람은 시인입니다. 시인의 어떤 영혼을 갖고 있지 않은 사
저자와의 대화
이여원 기자
2023.09.08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