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니 세계니 천지니 하는 집속에 모든 유형물이 있는 것을 일러 우주만유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만유을 분석 고찰해 보면 '눈으로 볼 수도 있으며 대할 수도 있는 것(可見有對)'이 있고, '볼 수는 없으나 분명 대할 수는 있는 것(不可見有對)'이 있으며, 나아가 '볼 수도 없으면서 대할 수도 없는 것(不可見無對)'이 있다.즉 산이니 강이니 꽃이니 책이니 하는 것들로 구체성을 지닌 물질명사는 볼 수도 있고 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정이니 사랑이니 진실이니 하는 것들은 가히 눈으로 볼 수는 없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10.26 16:24
-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우주니 세계니 하는 말을 쓴다. 그런데 이 말의 정확한 뜻은 천지사방, 즉 나를 중심으로 상하, 좌우, 전후 등과 같은 공간을 일러 '宇'(집 우)라 하고,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나아가 내일까지를 포함한 과거 현재 미래를 통털어 '宙'(집 주)라 한다.따라서 내가 살아가는 이 공간과 이 시간을 통털어 '우주'라 말하기 때문에 나는 곧 이 한없이 너른 공간과 거침없이 흐르는 시간이라는 집속에 갇혀 살다가 어느 한 시점에 이르면 삶을 마치기 때문에 그 때에는 어느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10.19 10:40
-
애당초부터 인간은 잘 뛰는 사슴들보다도 더 잘 뛸 수도 없고, 거침없이 하늘을 나는 새들과 같이 도저히 나를 수 없는 존재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속셈으로 언제나 잘 뛰는 놈과 나는 놈을 몹시 부러워 했다.그래서 사슴을 나타낸 '鹿'(사슴 록)과 새를 나타낸 '鳥'(새 조)를 합성시킨 글자로 '천'이라는 상상의 동물을 그려 놓고, 이 동물은 뛰기는 물론 날기도 잘하는 고상한 동물이기 때문에 언제나 육식은 하지 않고, 가려 뽑은 좋은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10.12 11:28
-
'질(秩)'이란 곡식을 통칭하는 '禾'(벼 화; 즉 밥 맛)에 '失'(잃을 실)을 그대로 붙여 아무리 건강한 노인이라 할지라도 밥맛을 잃을 수밖에 없는 '80대 늙은이'를 뜻하는 글자였다.또 나아가 '序'(학교 서)는 공무를 수행하는 벼슬아치의 정년은 제도상 70세였다. 그런데 칠십 정도로 오랫동안 나라 일을 받들던 어른은 지식과 경험이 출중한 어른이기 때문에 자연히 향리로 돌아가 후배양성에 정열을 불태웠던 아름다운 전통에 얻어진 글자로 '내 스스로 학교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9.28 09:52
-
사람을 두고 그저 단순히 사람이라 이르지 않고, 인간이라 말하는 까닭은 사람은 단순히 단독적인 개별자로 살 수만은 도저히 불가능하고 오직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어디 사람이 사람 사이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것인가?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세상만물 일목일초까지도 사람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알고 보면 사람은 사람끼리 서로 아끼고 살아가야 하기도 하지만 나아가 천지 안의 만물까지도 잘 가꾸며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다.왜냐하면 "천지만물 중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한 존재인데 그처럼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9.21 13:10
-
동포로 얽혀 살아가는 인간 활동의 갈래를 살피면 예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 네 부류로 나누었는데 이를 어원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士'(선비 사)란 그 어떤 분야에서라도 하나에서 열 까지를 두루 아는 이들을 뜻하여 '一'과 '十'을 상하로 붙여 만든 글자다. 그리고 일단 '士'의 길을 걷는 이는 다른 이들을 위해 아는 것을 봉사해야 하기 때문에 '士'에다 '人'을 붙여 '仕'(봉사할 사)라 했으며,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9.14 10:57
-
무릇 천지는 만물을 낳고, 부모는 자녀를 낳는다. 그렇다면 만물의 부모는 곧 천지요 부모 밑의 자녀들도 또한 똑같은 동포일 따름이다. 그런데 천지가 만물을 낳는 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늘은 만물을 낳고, 땅은 만물을 길러내는 것이 어김없는 일이다.즉 여기에 씨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호박씨요 다른 하나는 수박씨라 치자. 그런데 호박씨를 땅에다 심으면 아무런 무늬도 없는 둥근 호박이 크게 열려 나오기 마련이나, 수박씨를 땅에다 심으면 반드시 줄기지은 둥근 수박이 크게 열려 나오기 마련이다.똑같이 둥근 것이 나오지만 하나는 무늬가 없고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9.07 13:17
-
부모에 대한 자녀는 분명코 나무로 비유하면 하나의 '열매'이며, 인간 자체로 보면 부모라는 깊은 인연 속에서 파생되어 나온 '새끼'일 따름이다.그렇기로 "은혜가 높기로는 하늘이며, 덕이 두텁기로는 땅과 같다"(恩高如天, 德厚似地)라 일러왔다.이 세상에서 제일로 큰 것이 하늘과 땅인데 이 하늘과 땅에 버금갈만하게 큰 것을 부모라 했다. 몸도 마음도 다 물려 주신 부모의 은혜가 어찌 천지 다음으로 큰 은혜가 아닐 것인가.그런 뜻에서 부모는 만사만리의 근본인 나 자신을 낳아준 '천지'안에서의 &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8.24 16:12
-
종자가 땅을 만나 결실을 거두는 것은 의심할 나위 없는 자명한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비가 어미를 만나 자녀를 낳는 일 또한 틀림없는 일이다.이처럼 모든 존재가 존재로 나타날 수 있는 까닭으로는 반드시 두 측면이 있어야만 한다.즉 원인으로서의 '씨앗'과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는 '흙'이 있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재료를 뜻하는 '재(才)'(材와 통하는 글자)에 '子'(종자 자)를 붙여 '存'(있을 존)이라 하고, 다시 '土'(흙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8.17 15:45
-
코로는 숨 쉬고 입으로는 먹어야 살기 때문에 열자도 "코는 하늘의 몫이요, 입은 땅의 몫이다"고 했다.즉 코 구멍은 일명 숨구멍으로 하늘이 내린 기를 마셔야 살고, 입 구멍은 일명 목구멍으로 땅에서 나는 먹이를 집어 넣어야 살아갈 수 있다.그래서 이 두 구멍 탓에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코의 모양 밑에 입의 모양을 위 아래로 붙여 '台'(클 태)라 하여 생명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가장 큰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고, 우리말로는 생명을 곧 목숨이라 했다.목숨은 가장 큰 것이다. 그런데 이 목숨은 하늘과 땅이 없으면 한시라도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8.10 09:46
-
하나라는 말은 참으로 매력이 있는 말이다. 오직 하나라는 뜻에서 처음이라는 말이며, 애당초 처음에서 불어난 것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수많은 것들일지라도 결국은 하나하나 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이 하나를 설명하기를 "오직 애당초 태극이 있었는데, 도리 상 이를 하나로 세웠다. 이 하나가 상천하지로 나누어지고 이것이 변화를 일으켜 만물을 이뤘다"(一 惟初太極 道立於一 造分天地 化成萬物)라고 '설문해자'했다.수많은 만물들이 어디에서 나왔는가 하고 묻는다면 곰곰이 파들어 가면서 따져 본다 할지라도 필경에는 그 소종래를 알 수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8.03 11:13
-
중국 송나라 때의 대문호 소동파는 문장도 훌륭하고 글씨도 훌륭하고 그림도 장한 화가이기도 했다.그런데 어느 날 친구 한 사람이 동파에게 넌지시 청하기를 "그림 한 폭 그려 주게"하며 비단을 몽땅 건네 주었다.말하자면 쉽게 쓸 수 있는 글씨는 다소 받은 것이 있지만 자기 속으로는 그림을 소장하고 싶은 심정에서 비단을 넌지시 건네 주었던 것이다. 그런 친구의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간다.그러나 속 깊은 동파거사는 비단을 풀어 놓고 전체의 화폭에 그림은 그리지 않고 단지 다음과 같은 시를 화폭의 한 구석에 자그마한 글씨로 일필휘지하여 살며시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7.27 15:31
-
이 우주 속에는 크고 작은 것들과 있고 없는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이는 것을 있는 것이라 치면,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예이다.그런데 알고 보면 눈에 보이는 것은 형형색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요 무형무색한 것은 눈에 볼 수 없는 것이라 치부하기 마련이다. 그렇기는 하나 형형색색인 것은 바로 형형색색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각각으로 작은 것이요, 이 작은 것들 보다 큰 것이 바로 무형무색인 것이다.예를 들어 저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화를 두고 보자. 화폭의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7.20 11:08
-
인간이 말을 배우거나 수를 배우는 것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말이란 두 종류가 있으니 그 하나는 어떤 행위를 적극적으로 말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부정적인 말이며, 다른 하나는 어떤 행위를 소극적으로 권장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말이다.이에 대하여 '수'란 하나에서 열까지를 기본으로 삼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살아 나갈 방도, 또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려낸다거나 또는 어떤 행위를 어디까지 해야 할 것이냐, 아니면 그만 두어야 할 것이냐 하는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한편의 언어이다.그런데 말은 대부분 어떤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7.13 09:39
-
인간이 이 세상에 맨 처음 태어나면서 지르는 '소리'를 일러 고고성(呱呱聲)이라 한다. 아마도 모태 안에 들어 있었던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접하기 때문에 별다른 수없이 내지르는 소리인 듯하다. 이처럼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맨 먼저 내는 것이 곧 소리다.그러다가 젖을 먹고 자라다가 이빨이 나면서부터는 점차 말을 하게 되는데, 이 말이 처음에는 많이 서툴다가 점차 익혀져 몸을 마칠 때까지 누구나 다 말을 한다. 그런데 이 말을 배우는 것도 물론 순서가 있다. 가장 가까운 엄마를 익힌 다음 아빠를 익히고, 언니를 익히
정전용어
황안웅 교도
2012.07.06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