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가 한 번 웃으면서 지날 때는 모든 증악오해(憎惡誤解)가 그대로 풀리고 환희의 마음으로 애(愛)로 변합니다. 그 이가 다시 엄숙하게 내려 볼 때에는 낙망에서 다시 희망의 주먹을 쥐고 모든 횡사심이 정의로 향합니다. 그 이가 노(怒)하야 쳐다볼 때에는 과거의 모든 ...
내 고요히 고요히 생각하오니 깊은 사랑 님에 있고 인자함도 님에 있어 오늘도 님은 저 멀리 언덕에 서서 '오너라 오너라'고 자비의 손 높이드사 소리소리 부르시건만 귀먹고 눈 어둔 우리네 중생 알지 못하고 헤매이니 부르시는 님의 마음 오직 답답하시리. 내 힘을 모우고...
외롭던 이 한 마음 님 맞아 모셨으나가난한 살림살이 올릴 것 없었어라불같이 타는 가슴 어찌할 바 없사오니옷을 벗어 바치올까 이내 몸을 올리올까아서라 다 그만두고 이 맘이나 올리오리. 김정종_인적사항 미상이나 회보 등에 여러 편의 시가를 발표함. 33호...
스승님께선 서울에 가실 때에 3등 기차를 타고 인력거를 타셨지요. 저희들은 지금 특급열차와 택시를 타고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밤도 차게 주무셨지만, 지금 연탄 방은 밤새도록 따뜻합니다. 그때의 음식은 거칠었지만 지금 우리는 풍족한 채소에 마음 놓고 배부르게 먹을 수 ...
삶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태어남도 진리가 아니요죽는 것도 또한 진리가 아니거니할일 많은 이 사바세계에 속히 다시 오셔서 일원대도 삼동윤리 크게 밝히소서. 대은당 김태흡 스님(1889~1989), 불교〈정산종사전〉 수록김태흡 스님은 일제강점기부터 활동한 한국의 불교 ...
임의 미소는 자비의 미소임의 미소는 맑은 호면한번 뵈오면 삼독번뇌들이춘삼월 훈풍에 눈 녹듯 하였어라입을 다무셔도 임의 미소는 속속이 사무치는 무언의 법설갊으신 한 진리 드러내시니영겁 다생 길이 전할 불후의 미소.먼 먼 후일 삶이 다하는 날영원히 살아남을 임의 미소머나 ...
주루룩… 샘솟는다 멍든 가슴이 심장을 쥐어짠다. 하늘처럼 땅처럼 믿어온 오늘은 오호 정녕 이런 날은 아니었었네. 고사리 손도 빌고 앙상한 손도 빌고선남자 선녀인! 재가도 출가도 모두 다 빌었건만-중략-늘상 큰 사람 되라고, 몸과 마음 아울러 길러 주시더니삼동윤리 거듭 ...
나의 마음 한 낱의 밝은 촛불을늘 이 몸 안에 켜 두오면깊고 얕음 환하게 비치울지니전도 낭패 되올 리 전혀 없도다-중략-우리 공부 힘쓸 바 무엇이매뇨스러진 그 촛불 다시 켜우고꺼지거든 또다시 또 또 또다시비바람과 싸우면 또 또 또다시 -하략-주산 송도성 종사(1907~...
-상략-재가 수행 배척 마오 달마조사 일렀으되백의 입고 처자 두고 전타생활 할지라도일체 경계 잘 닦으면 성불하기 비난(非難)이라명예심이 많은 자는 일체 만사 가식이요처첩 간의 미혹에는 총명자도 미혹한다전심전력 다 들여서 요모조모 사랑하나 내 눈 한 번 감고 보면 소유물...
가련하다 우리 인생 세상 난 지 오래건만진세 오욕 탐착하여 눈 못 뜨고 귀 못 떴네 보고도 모르나니 눈 못 뜬 게 이 아니며듣고도 모르나니 귀 못 뜬게 이 아닌가-중략-어화 세상 사람들아 눈 있거든 자세 보소귀머거리 봉사 팔자 그 말로가 가련이라바라노니 우리형제 어서 ...
바람 그치니 강과 산이 고요하고해 떠 오르매 우주가 밝도다도적이 본디 네 집 식구이니순하게 돌리면 도가 크게 이루어지리삼산 김기천 종사(1890~1935)1927년 작. 월말통신 8호 수록.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삼산 종사가 1927년 12월5일 밤 꿈에서 대종...
허공에 바람을 불리니 하늘땅이 울리고.동방에 달이 걸리니 온 누리가 밝도다비바람 눈서리 스쳐간 뒤에한꺼번에 꽃이 피니 영원토록 봄이로다소태산 대종사(1891~1943)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이 한시는 〈대종경〉 전망품 2장에 수록된 내용 중 일부다. 대종사 대각...
온종일 나린 비에 홍진만장 씻어가니공기도 좋거니와 바람 더욱 맑았어라하물며 일륜명월(一輪明月)이야 일러 무삼 하리오.작시 연대 미상대산 김대거 종사(1914~1998)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봄이 왔다. 3월 첫날 봄비는 온 만물에 엉켜 있는 티끌을 씻어냈다. 바...
참 기틀은 유무의 편견을 멀리 벗어나마음의 본래 모습에 깊숙이 합하였도다미혹의 안개 요사스런 구름 모두 흩어지니한 둥근 밝은 달이 하늘에 비치네주산 송도성 종사(1907~1946)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주산종사의 법문집에서 발췌한 이 시는 언제 지은 시인지 연대...
처음 보았을 때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었는데다시 오니 산과 물이 모두 다정하다석두암에 꿈을 깨니 삼경에 달이 밝다만 가지 생각 스스로 사라지고 다만 한 마음뿐이네.경산 조송광 선진(1876~1957)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이 시는 조송광 선진의 자서전
이렁성 삽시다저렁성 삽시다시비곡절 그만 두고 즐겁게만 삽시다분별망상 구망시(俱忘時)에시비곡절 따르오리우리 임 계신 곳은고도 낙도 없사오니울면서 웃으면서임 계신 곳 찾아가세.육타원 이동진화(1893~1968) 종사 〈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대중이 모여 사는 곳은 시...
하늘 끝까지 환하게 깨달아 내 마음을 밝히고땅의 덕을 기꺼이 맞이하여 내 몸을 세우노라하늘 땅 인간의 만물이 하나로 돌아가니오직 하나 그 가운데 또한 둘은 없도다. 훈산 이춘풍, 1876~1930〈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1930년대 변산에서 지은 것으로 유고집 &...
동자야 먹 갈아라우리 임 전 편지 쓰자병들어 누운 임이요즈음은 어떠신지이 편지 받으시와벗을 삼아 보소서.육타원 이동진화, 1893~1968〈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교단 초기 선진들은 대종사께 종종 편지로 문안을 올렸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과학문명이 발달하지 않...
온갖 소리 고요한데종소리 높고초탈한 흰 소 알고 보면 한가하리성 밖 한 모퉁이 세월 잊은 객이 되어하늘땅 마셨다 뱉으니 넉넉할 뿐이네고산 이운권 선진, 1914~1990〈원불교문학100년 기념문선1〉에 수록된 이 시는 1973년 제야에 지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