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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밖은 위험하다. 너무 넓은 세계는 간혹 방향을 잃게 한다. 조심조심 하지 않으면 자칫 길을 잃어 헤매게 된다. 그래서 부단한 교육과 기억을 필요로 한다. 스트레스다. 종이 전혀 다른 생명체와 경쟁하는 일도 만만하지 않다. 간혹 생명을 위협하는 천적을 만나게 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늘 긴장의 연속이다. 같은 종끼리도 영역 싸움을 멈출 수가 없다. 여기서 물러나면 패배자가 되어 도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친다.우물 안은 안전하다.해가 뜨고 해가 져도 길 잃을 일이 없고 목소리를 높여도 나무랄 이가 없다. 서로 사정을 뻔히
사설
원불교신문
2023.07.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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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당에 다니는 우리 가족은 6월 들어 서울과 여의도, 원남, 중구교당에 갔다. 육일대재는 집과 가까운 여의도교당에서 모셨고, 원남교당엔 남편이 수요일 저녁 선방에 참여한다. 중구교당은 일찍부터 벼르다 갔다.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남편 가게와 가장 가까운 곳이 중구교당인데, 갑자기 예약이 잡혀도 씽씽이(전동킥보드)로 10분 안에 가게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 집은, 원래 우리 교당, 집 가까운 교당, 선방 교당, 직장 가까운 교당까지 네 교당을 오갔다. 그야말로 ‘교당 유목민’이 된 것이다.유목민이 되고 보니 여기저기 같
기자의시각
민소연 기자
2023.06.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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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혜연 활동가] ‘이것밖에 안 된다고?’ 10년 치의 쓰레기가 쌓여있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의 반차레 단다(Banchare Danda) 매립지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작은 쓰레기 언덕 정도로 보였다.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매립지의 관리책임자는 “하루 1,200톤의 쓰레기가 모이는데 곧 포화상태에 이른다. 다른 매립지 조성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인구수가 비슷한 부산은 2020년 기준 하루에 약 3,991톤의 생활폐기물을 배출했다. 부산의 절반에 미치지 않는 양인데도 네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민이
은생수
김혜연 활동가
2023.06.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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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는 세대교체를 끊임없이 이루어내면서 새 물결로 흘러왔다. 어느 조직이든 새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활력을 잃었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었다.지금 교단은 36년을 단위로 하여 한 매듭을 짓는 3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4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기에 내년부터 시작될 교단 4대는 ‘종교적 전환의 시대’임을 감안한다면 시기적절하고, 교단의 관점에서도 기성의 허물을 훌훌 털고 새롭게 시작해 볼만한 의욕을 갖게 한다.이에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에 거는 기대도 자못 클 수밖에 없다. ‘회복과 전환’이란 슬로건에는 시대를 통
사설
원불교신문
2023.06.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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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삶을 네 자로 요약해 본다. 거래여수(去來與受)! 오고 가며 주고받고 살아간다. 야구와도 같다. 서서 공을 던지는 투수와 앉아서 다양한 구질의 공을 받는 포수 간에 마음이 통해야 공을 잘 주고받을 수 있다. 타자가 3할대만 되어도 명타자다. 이루고 싶은 일 10가지 중에서 3가지만 결실을 맺으면 잘 살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를 가꾸려면 100년, 사람을 키우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 소태산 대각 후 총부 건설까지 걸린 기간을 보라. 교단사 108년, 원로 선진들께서는 동남풍 부는 봄날의 추억 같을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6.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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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대은 교도] 1948년 12월 10일,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을 경험한 인류 사회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 반성과 성찰의 의지를 담은 세계인권선언문을 공포했다. 세계인권선언문은 인류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보편적 인권을 인정한 최초의 역사적 사례로서, 국제 사회가 협의를 통해 인류 역사를 진일보시킨 세계사적 위업이자 세계평화의 가능성을 열어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세계인권선언문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는 인류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다는 사상을 세계인들에게 확립시켰다는 데 있다. 그 덕분에 오늘
논설위원 칼럼
김대은 교도
2023.06.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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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승원 교도] 선을 하다 보면 간혹 일심이 되지 못하고 지난날이 떠오른다. 어리석었던 그때 그 후회감이 마음을 요란하게 만든다. 내 주변머리로는 ‘그 환경에 따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일어나는 마음을 꾸짖어 다시 가라앉힐 뿐이다.다행히도 원불교와 이 대도정법을 만나 돌고 도는 이치를 터득하게 됐으니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계속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다시 되새겨 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64년 전, 아내가 둘째 아들을 낳고 약 일주일이 지난 때였던 것 같다.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몸져누우니 다급히
은생수
김승원 교도
2023.06.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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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송상진 교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는 약어로 DEI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이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공권력에 의한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 사고 이후 더욱 가시화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사회에 편재한 불공정성을 여과 없이 드러냈으며, 집단적 자각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본질적으로 DEI는 공평함과 혁신을 촉진하며, 포용과 평등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를 육성해 모든 개인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미국사회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교육기관, 기업체, 종교기관은 DEI를 받아들여 글로벌 시각을
논설위원 칼럼
송상진 교무
2023.06.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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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문명의 발달은 도구의 발달이다. 말을 타다가 수레바퀴가 발명되면서 마차가 나왔다.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와 기차, 선박과 비행기, 우주선까지 발달하며 육해공 모든 길이 열렸다. 시대에 맞게 사람이 살아가야 할 길은 진즉 열리지 않았다가, 1916년부터 소태산이 ‘인도(人道)상 요법’으로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었다. 때에 맞춰서 변해야 서로 통한다는 임시변통(臨時變通)과 시대를 따라 법을 바꾸어야 스스로 강해진다는 변법자강(變法自强)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용은 가운데 중(中),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6.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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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주효진 교도] 어릴 때 외갓집에서 이모 따라 교당에 놀러갔던 게 나와 원불교의 첫 인연이다. 종교로 원불교를 만나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우리 가족이 많이 힘들었을 때 어머니께서 교당에 입교를 시켜주셨다. 동생과 나는 매주 법회도 보고 훈련도 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진로를 고민할 때 나도 교무님처럼 힘든 사람을 도와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3이 되어 나는 어머니께 출가를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는 다시 생각해 보라고
은생수
주효진 교도
2023.06.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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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14년 교단 초창기, 당시 뜨거웠던 공부 분위기를 보여주는 총부 예회록 일부를 옮긴다.‘(소태산) 대종사의 하명에 의하여 선객의 각자 감상을 토로키로 한바, 남자계로 이호춘 군이 “…우리는 나를 떼어버리고 매사 작용 시 오직 자리이타의 공공연한 중도에서 활동하라”는 사자후와, 다음 송봉환 군의 “우리는 원이 커야 한다”라는 옥을 깨는 듯한 열변이며, 김대거 군의 “근묵자 흑이요, 근주자 적이니 우리는 정의의 방면에 종사하여 정의의 습관을 가지라”라는 하늘을 잡고 바위를 치는 우렁차고 또 씩씩한 사내다운 말소리가 청중의 정신을 사
사설
원불교신문
2023.06.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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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명화 회장] 교화의 방법에 대해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고 시급하다. 청소년과 3040세대, 중년과 어르신 등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교화가 중요하지만, 그중 3040세대 교화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3040세대는 결혼한 교도의 경우 자녀와 함께 교당에 오기 때문에 청소년교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즘 주변의 교당을 보면 한 달에 한 번씩 가족 법회를 본다던지, 정기적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3040세대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논설위원 칼럼
김명화 회장
2023.06.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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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고대 이집트 신화에 최초의 우주는 빛도 없는 심연(深淵), 어둠의 바다인 ‘누(Nu)’였다. 남성(양)도 여성(음)도 아닌 중성, 자웅동체다. 혼돈의 상태에서 ‘벤벤(Ben-ben)’이란 언덕이 솟아올라, 최초의 신 ‘아툼(Atum)’이 나왔다. 텅 빈 고요 공적(空寂)에서 스스로 생겨났다. 창조의 신 아툼은 태양신 ‘라(Ra)’를 창조했다. 태양신이 공기의 신과 습기의 신을 만들고, 뒤이어 여러 신들과 수많은 생명이 탄생했다. 도시가 열리고 인구가 증가하며 문명이 발달했다. 신화는 초월과 현존, 본원과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6.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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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없는 시대다. 아니, 주인을 인정하지 않는 시대다. 이는 주인이란 이름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권력을 남용하며 행색만 일삼으려 했기에, 시대 인심은 더 이상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두가 주인이 되는 시대로 변모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자칫 목소리 큰 사람이 주인행세를 하고, 염치없는 사람이 주인인 척 하기에 두려운 시대이기도 하다. 인간 군상은 늘 가짜 주인이 되어, 쟁취와 착취를 위대한 전리품처럼 여겼기에 불행이 끊일 날이 없었다. 그럼에도 세상을 위하는 참 주인을 갈망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는 교단
사설
원불교신문
2023.06.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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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취재를 위해 가끔 서울을 갈 일이 생기면 ‘아 서울이다’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이 끊긴다’는 점이다. 익산에서는 전혀 겪을 수 없는 현상으로, 주변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블루투스 무선망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가 끊기는 것을 알아챘을 때 아무래도 서울은 다르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늘 ‘신기하고 새롭다’는 감상을 얻는다. 익산성지에 오면 ‘집이다’는 안도감이 드는 한편, ‘참 변함없이 그대로다’는 아쉬움도 따라온다. 서울과 익산은 흐름과 속도 역
기자의시각
이현천 기자
2023.06.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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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소태산은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럼에도 익산시에 터 잡은 총부, 원광대학 등 교육기관, 원광대병원과 원광제약, 전국 각지의 보화당과 유관기관, 국내외 교당과 훈련원 등 100여 년 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위업(偉業)을 출재가 일심합력으로 이뤘다. 판이 바뀔 때 최초가 나온다. 최고는 후세가 도전할 몫이다.지금이 위기라고 하나 한때의 고비다. 자만에서 오는 독선과 분열이 위기다. 서원심이 깊고 믿음이 강한 사람은 비바람, 눈보라가 몰아쳐도 하늘 위 태양을 본다. 소태산께서 “완전무결한 회상을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6.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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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성근 교무] 코로나19를 겪어낸 원불교 개 교당들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경제적 형편에 있어 이전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교도들의 출석률이 떨어지고,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여력이 예년만 못하여 불전에 헌공금도 줄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경제도 이전과 같이 회복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 개 교당의 경제적 형편을 유지했던 유지비, 의식비, 일반희사비 등의 수입으로는 교당 유지 지속성이 점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종교를
논설위원 칼럼
김성근 교무
2023.06.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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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도준 교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SNS보다 빠르게 사용자를 늘려가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챗GPT다. 사람들은 챗GPT가 어떤 질문에도 대답해주는 마법의 상자인 양 가입하고 접속하고 대화한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챗GPT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사용하고 있을까.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르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챗GPT에서 챗(Chat)은 대화하는 기계인 챗봇(Chatbot)을 의미하며 약어인 GPT는 ‘생성하다’라는 의미의 Generate, ‘사전학습’을 뜻하는 Pre-trained, 그리고
은생수
김도준 교무
2023.06.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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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 열반이 80년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소태산의 궁금증은 구도의 과정으로 쌓였고, 진리에 대한 염원과 상상은 결국 26세 청년 소태산의 깨침으로 이어져 새 시대 새 성자의 탄생을 맞게 했다.하지만 그 깨침은 다시 새로운 시작이었다. 소태산은 9인 제자에게 단지 깨침을 전하는 것에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구도과정 못지않은 열정으로 시국을 조망하며 세상을 구원할 새판을 짜는 것에 혼신을 다했다. 이 모든 것은 익산에 중앙총부를 건설한 후 소태산의 거침없는 행로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 증기기관차의 보급으로 철도교통의
사설
원불교신문
2023.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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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30년 전쯤이려나, 교당에 열심히 다니던 한 어린이회원은 일상수행의 요법 3조(심지는 원래 그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그름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계를 세우자)를 외우다가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맞아, 촛불의 심지에는 원래 그름(그을음)이 없지. 우리 원래 마음은 불이 붙기 전 (초의) 심지처럼 깨끗한데, 경계(불)이 붙으면 그름(그을음)이 생기는 것처럼 된다는 말인가 보다.’마음 땅이라는 의미의 심지(心地)를 촛불의 심지로, ‘그름=그르다’를 ‘그름=그을음’으로 이해한 어린이, 사
기자의시각
장지해 기자
2023.06.05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