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 창간에 부쳐-

우리는 오늘 「원불교신보」를 창간한다. 원불교의 모습과 지표(指標)를 겨레와 인류 앞에 보여 드리고, 원불교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을 겨레와 인류 앞에 반사(反射)하기 위하여 이 신문을 낸다. 서로가 독선과 아집의 울속에 들어앉아 반목과 불화로 능사를 삼아오던 이 지상의 종교계에 「한 울안 한 이치」의 큰 외침으로 한 일터 한 사업을 촉성(促成)하기 위하여 이 신문을 낸다.

우리는 「이소성대(以小成大)」의 창립정신 아래 우선 「소(小)」로써 겸손히 세상에 나온다. 아직 지방에 본사를 두고 미비한 시설과 부족한 인원이 우선 격주간(隔週刊)으로 이 신문을 창간한다. 하지만 뜻이 작은 것이 아니요. 목표가 흐린 것은 아니다. 뜻은 제생(齋生)에 있고 목표는 의세(醫世)에 있다. 「하나의 세계」 향한 「하나의 신문」될 커다란 포부를 안고 경건히 오늘 발족을 한다.

발행도 차차 주간(週刊)을 거쳐 언젠가는 일간으로까지 발전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며 이 첫 호를 낸다. 그러나 「원불교 신문」이 오늘 창간된다 하여 원불교의 언론 통신이 오늘 처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원기 13년인 1928년 일정(日政)아래서 「월말통신(月末通信)」을 창간, 「월보(月報)」와 「회보(會報)」로 개제(改題)해가며, 몇 차례의 압수 선풍에도 굴하지 않고 14년간 발행을 이어 나왔고, 해방 후 「원광(圓光)」을 창간, 꾸준히 발행을 계속중이다.

부속 사업 기관지로 「정화통신(正化通信)」「육영통신(育英通信)」「원대학보(圓大學報)」「원광학보(圓光學報)」등을 가졌고 「종교계(宗敎界)」를 발행하다가 휴간중이며, 이 신문의 창간을 위하여 이번에 발전적으로 자진 폐간한 1964년 창간 「원불교 교보(圓佛敎 敎報)」와 1966년 창간 「원불교 청년회보(圓佛敎靑年會報)」를 우리는 가지고 있었다.

「원불교 신문」은 「월말통신」이후 40년간의 이 모든 원불교 언론 통신들의 정신과 소임을 두루 연원(淵源) 계승하며 새로운 원불교 언론의 틀을 확립하는데 계속 힘쓸 것이다. 우리는 오늘 「사(辭)」로써 미리 너줄히 늘어놓지 않으려 한다. 「실(實)」로써 차차 알차게 길러내어, 하나 하나 독자들 앞에 물으려 한다.

교단(敎團), 종교계, 정부, 사회 각계의 꾸준하신 성원과 알뜰하신 편달을 바란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