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새 부처님 우리 대종사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고, 평범한 사람이 깨쳐 부처가 되며, 제자가 배워 스승이 되는 것이다. 그대들도 어서 어서 참다운 실력을 얻어 후진의 스승이 되어라. 죽고 사는 것은 불보살이나 중생이 다 같은 것이니 그대들도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으며, 헛되이 왔다 가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
제자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들으며 여느 때 보다 더 엄숙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 날 오후, 그는 자리에 눕는다. 그는 몹시 지쳐있고 기력이 떨어져 스스로 그 무거운 몸을 일으킬 것 같지 않다.
그 날, 다른 곳의 한 여 제자가 뜰앞의 작약과 모란을 보고 까닭 없는 슬픔에 잠긴다. 막연한 예감이 공교롭게 슬픈 소식을 불러 온 듯
"어이, 스승께서 누워계신데."
"뭐? 병환이시라고."
그들이 박중빈 곁으로 달려간다.
"왜 둘씩이나 왔는가? 한 사람은 남아서 일을 봐야지."
일을 챙기는 스승의 마음 씀씀이는 여전하다.
한 사람은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린다.
대동아를 자기 영토로 만들려는 일본제국주의자들 조차 박중빈을 '조선의 간디'로 지목하고 간디의 무저항주의처럼 박중빈의 온건주의가 대중에게 끼칠 영향력을 우려하기 때문에 불법연구회의 규모가 더 크기 전에 짓눌러 버려야 한다고 벼른다. 박중빈은 그들의 동향을 불을 보듯 꿰뚫는다.
"날뛰는 자들 때문에 내가 더 머물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이제 멀리 수양을 떠나면 그대들이 이 어려운 고비를 만날 것이다. 그러나 못 넘길 고비는 아니다. 바로 먹구름이 걷히지는 않겠지만, 밝은 날이 올 것이다."
박중빈이 민족의 해방을 예견하며 수제자 송규를 부른다.
"그대는 나를 만난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내가 시키는 대로 할 따름이요, 따로 의견을 주장하는 바가 없었다. 이것은 나를 신봉하는 마음이 지극하기 때문인 줄 안다. 그러나 내가 만일 갑자기 먼 길을 떠나가면 그 때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앞으로는 모든 일에 그대의 의견을 주장해 보고, 자력으로 대중들을 통솔해 보라."
후계자에게 지도력을 심어줌이 역력하다.
그 뒤 박중빈은 보름 동안 자리에 누워 있다가 조용히 열반에 든다.
1943년 6월1일 그는 큰 깨달음을 얻고 구원의 횃불을 켠지 28년, 그의 나이 쉰둘에 만고일월로 새 회상 새 부처님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일제 탄압 계미열반 / 새 회상 열리었네.
사람만 믿지 말고 / 법 믿으란 말씀으로
여기가 극락인가 / 미리 미리 보여주었네
구름아 산 구름아 / 관천기의 어린소년
해덩이 달덩이 되어 / 신룡리 너른 벌판에
이 세상 으뜸가는 / 원불교 세우셨네
아! 새 부처님 우리 대종사.
※ 다음주 부터 서문성 교무의 '소태산대종사 60가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황혜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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