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대종사가 대각 후 지었다는 석두암 장본 〈회성곡〉 표지 뒷면에 '통만법명일심(通萬法明一心)'이라는 글귀가 있다. '일만법을 통해다가 한 마음을 밝히라'는 문구가 바로 통만법명일심을 의미하며, 이는 대종사의 깨달음의 내용과 실천적 문구로 나타난 것이다. 본 표어는 원불교 최초의 교서인 〈수양연구요론〉 권두표어로 등장하고 있다. 뒤이어 〈육대요령〉에 이르러 '통만법명일심'이란 표어 대신에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로 변화되었다.

원기13년 〈월말통신〉 7호의 법설 내용에 통만법명일심을 깨닫고 보면 복과 혜를 아울러 간직하여 '남의 시비를 보아서 나의 시비를 깨칠지언정 그 그름은 드러내지 말라'고 하였다. 그것은 또한 <월말통신> 34호에 통만법명일심이라는 법설제목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후에 〈대종경〉 전망품 14장의 내용으로 실리는데 예수교의 심통제자만 되면 대종사의 참 제자도 될 수 있으니, 종교간 간격을 두지 말고 회통하는 통만법명일심 공부를 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여기에서 만법이란 무엇이기에 만법을 통하라고 했는가? 정산종사는 이를 우주의 대소유무와 인간의 시비이해라고 하였다. 그는 '통만법하여 명일심하고, 명일심하여 통만법하기도 한다' 〈한울안 한이치에〉고 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화엄의 총해만유(總該萬有)의 일심(一心)과도 통하는 것으로써 우주 만유의 대소유무를 통해 인간의 시비이해를 밝혀 일심에 이른다는 것이다.

종교적으로 만법을 음미해 보면 유불도 3교의 교법으로도 볼 수 있는 바, 종교간 회통사상이 본 문목과 연계된다. 〈정전〉의두요목 제7조에서 '만법을 통하여다가 한 마음을 밝히라 하였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라고 하여, 대종사는 이미 유·불·도 삼교의 교리를 만법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제 통만법명일심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먼저 '통만법' 공부가 필요하다. 그것은 우주만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요, 유·불·도 사상을 대체로 이해하는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이어서 '명일심' 공부가 필요하다. 만법의 원리를 알았으면 나의 한 마음 밝히는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나의 맑고 조촐한 한 마음을 밝히는 공부는 원불교 마음공부의 현주소이다.

이 두 가지를 응용하면 통만법하여 명일심을 하는 공부가 필요하며, 또한 명일심하여 통만법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물론 무엇을 우선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통만법하여 혜(慧)를 밝히고 명일심하여 정(定)을 쌓는 정혜(定慧) 쌍수의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통만법명일심 공부로써 죄는 짓지 말며 복을 짓는 것으로 유도되어야 한다. 나아가 대종사의 대각 내용이 이와 관련되는 바, 일상의 생활에서 일원상 진리의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적공의 성리연마를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