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어린이집 지향, 일하며 공부하는 안식처

▲ 목요일 정례법회에 참여한 어린이집 교사들과 교도들이 오선관 교무의 설교를 경청하고 있다.
▲ 연무교당에서 운영하는 은혜어린이집과 선화어린이집(위쪽).
한겨울 추위가 매서운 바람과 함께 살아있는 생명들을 움츠리게 한다. 더구나 올 겨울 구제역과 싸우는 축산 농가들이 많아지면서 방송에서는 우울한 소식만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때 연무교당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최근 '어린이집에 경사가 났다'는 것이다.

연무교당은 두 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일반유아를 위한 은혜어린이집, 다른 하나는 특수유아를 위한 선화어린이집이다. 교당에 도착해 오선관 교무(은혜·선화어린이집 원장)를 만났다. 오 교무는 최근 접수된 기쁜 소식을 전했다. 논산시내의 모 복합쇼핑센터에서'어린이집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겠다'는 소식이다.

오 교무는 "이 지역은 가족중심 공간이 미비했었는데 복합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다양한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어린이집 소모품 구입을 위해 쇼핑센터를 들어 설 때마다 '나눔의 가치 실현'이 정착될 수 있도록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단순하게 물건만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환경·문화센터의 교육공간을 염원한 것이다.

오 교무는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으로 때론 보이지 않는 불공을 통해 복합쇼핑센터의 역할을 마음속으로 주문했다. 그 결과 어린이집 영유아들을 위한 후원의 뜻을 전달받았다.
▲ 연무교당 오선관 교무.

연무교당과 군종센터

연무교당은 두 어린이집에 종사하는 교직원만 33명이다. 원생들은 160여 명이다. 특히 선화어린이집은 2007년 6월5일 개원, 논산시에서 유일한 장애전담어린이집으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어린이집은 논산시의 명문 어린이집이 되어 선진 어린이집 견학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선화어린이집은 장애전담 교육기관으로 평가인증에 통과하는 기쁨도 맞았다. 최근, 알뜰한 경영 노하우로 자부담 건축기금 차입금 상환을 완결했다. 오 교무는 "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협력 해 주어 어린이집이 원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향후 어린이집 주차장 확보와 진입로 확장을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고 계획을 말했다.

연무교당은 어린이집 운영을 통한 교화활동이 주류이다. 현재는 교당에 법당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군종센터 법당에서 법회를 보고 있다.

오 교무는 법당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가까운 거리에 군종센터가 설립되니 법당을 따로 마련하지 말고 군종센터 법당을 함께 사용하면 된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 교단 내 어르신들의 뜻에 수긍한 오 교무는 지금껏 법회를 군종센터 법당에서 보고 있다. 교직원들은 군종센터의 군 예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법당 마련에 대한 과제는 고민 중이다. 어린이집에서도 강당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당 생활관이 협소해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기도 하다.
▲ 매년 연례행사로 진행되는 연무교당 교도들의 입교식.

교사들과 함께하는 교화대불공

어린이집 교직원들은 연무교당 교도이기도 하다. 4종 의무를 실행, 매주 열리는 법회에 불전헌공을 잊지 않는다. 오 교무는 "신입 직원 채용 시 원불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부속기관들의 역할과 사업인 교화·교육·자선에 대해서 설명을 해 준다"며 "이러한 뜻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일과 공부를 위한 신입직원 교육이 마음공부에 바탕해 매월 진행되고 있다.

강경읍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으로 근무 중인 유지원 교도는 "처음 은혜어린이집에 입사 할 당시에는 다른 종교를 믿고 있었다"며 "오 원장님의 어린이집 운영 사례를 보고 원불교로 입교, 가족들이 교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교직원들이 원불교에 자발적으로 입교할 수 있도록 오 교무는 일과 공부의 중요성을 교사모임과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인식시키며 운영하고 있다.

오 교무는 요가나 레크리에이션 법회, 군종센터 교무들을 초빙한 법회, 신입직원 교육, 가족법회 등 다양한 맞춤법회를 통해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선화어린이집 박도진 원감은 "교사들이 법회 때가 되면 순번제로 법당 청소를 하고 법회 준비에 정성을 쏟는다"며 "선·후배 교사 간 챙겨주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발적 참여로 군종예회나 교당 법회 및 사회, 교당관리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은혜어린이집 최수경 원감 역시 "법회를 통해 마음공부를 꾸준히 하게 되니 유아들 마음일기 지도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들에게는 매월 마음공부 우수 어린이상을 시상해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 학부모 교육에서도 도덕교육의 가치와 마음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해 간접교화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8월엔 교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입교식을 진행한다.

연말에는 교직원 간 불우이웃돕기 바자를 연다. 이때는 교직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평소 사용하지 않는 물건 등을 내 놓고 판매를 한다. 오 교무는 "판매가 경매형식으로 진행되다보니 바자 규모에 비해 이익금이 많이 발생한다"며 "인근의 독거노인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교직원 교화에 대해 설명했다.

복지타운의 꿈

연무교당은 논산 지역의 교육문화를 선도하는 교당이 되고자 한다. 오 교무는 "구성원간 화합이 잘 되고, 젊은 교도와 전문 인력으로 교도가 구성되어 있다. 공공기관의 깊은 신뢰가 있고 자원봉사 개발이 용이하다"는 교도 자랑을 빼 놓지 않았다. 반면 "교화공간인 법당이 없다는 점, 교도층이 다양하지 않고, 원로 교도가 부족하고, 원불교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교당의 강점과 약점을 충분히 알기에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교당', '세대간 소통이 잘 되는 교당'으로 가꿔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 '복지타운 건설'의 꿈이다. 오 교무는 "두 어린이집의 유아들과 어울릴 수 있는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노소(老少) 간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실현해 내는 장이 되면 좋겠다"는 열망을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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