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 비결은 정성입니다"

▲ 일요법회에서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교도들.
중흥교당(교무 김선영·류종인) 취재 일정 잡기는 쉽지 않았다. 김 교무는 "우리 교당은 평범해서 특별한 것이 없다"고 여러 차례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교당 이미지는 '교화성장'이었다. 김 교무가 처음 부임했을 때 20명도 안되던 교당이 지금은 80~90여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어떻게 교화했을까. 궁금함이 앞섰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방문한 교당은 친정집 가는 설렘이 자리했다.

아내를 부처로 모실 때 견성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2동에 위치한 교당은 변방에 위치하고 있다. 13일, 교도들은 일요법회를 보기 위해 교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청운회 최명민 교도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어르신을 부축하며 안내를 도왔다. 2층 법당에 들어서자 교도들이 환하게 인사를 한다. 젊은 교도들이 많아서일까. 활력이 넘쳤다.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법회가 시작되고 한양직 교도회장이 능숙하게 사회를 본다. 묵상심고를 올리는 김 교무의 모습은 간절하기만 하다. 이어 이원형 교도가 신앙수행담을 발표했다. 마음의 눈을 뜬지 2년 정도 됐다는 이 교도. 그는 "교무님께 견성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여쭈니 아내를 생불로 보면 견성이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365일 항상 가까운 인연으로 사는 아내를 부처로 모시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부처로 보인다. 자신이 신앙하고 수행을 해야 이 법을 알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공부할 때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정전〉만큼은 외우고 쓰자는 일념으로 회사와 집에서 사경하고 있다. 귀도 열려야 된다는 생각에 오전, 오후로 나누어 30분씩 일원상서원문과 참회문 등 독경 테잎을 듣고 있다. 이 교도는 발표 내내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이어 김 교무가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는 공부'에 관해 예화를 곁들여 설교했다. 그리고 특별히 이법성 교도부회장과 성현웅씨의 공연이 있었다. 여느 법회와 다르지 않는 모습이다. 법회는 끝나 가는데 교화성장을 이룬 궁금함이 풀리지 않았다.

의문을 풀기 위해 사회를 마친 한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교당의 교화 비결에 대해 물으니 그는 "교무님의 정성입니다"고 한치의 망서림도 없이 답한다. 그 말에 모든게 명료해졌다. 이어 "교무님은 교도 한 사람 한 사람을 관심갖고 세밀히 보살핀다. 신입교도가 오면 다른 교도가 챙길수 있도록 짝을 만들어 준다. 단장과 중앙이 역할을 하도록 교육하고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교도들의 특징을 파악해서 그 특성이 발휘되도록 기회를 준다. 아주 주밀하게 관심을 갖는다"고 언급했다.
▲ 한양직 교도회장.

법회후 공양, 정성이 능력

법회후에 교도들은 점심 공양을 하고 간다. 메뉴는 떡국이다. 1층 좁은 생활관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가족같다. 김 교무 방에서 떡국을 먹으며 그동안의 교화 여정을 듣고 싶었다. 11년째 근무하는 김 교무는 "처음 부임했을 때는 길이 없었고 막막했다. 그래서 밥부터 먹자라는 생각으로 점심 공양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광주교당 연원으로 교당을 크게 지었는데 교도는 없어서 썰렁한 상태였다. 김 교무의 교화신조는 "대산상사님이 '정성이 능력이니라'는 말을 했다. 교도들을 많이 챙기는 편이다. 교도수는 많아도 어려운 교도들이 많다. 그래서 교도들을 따뜻하게 챙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도들이 조금씩 불어나기 시작했다. 중흥교당은 남자 교도가 많다. 2/3는 새 교도가 법회를 본다. 이제는 교당이 좁으니까 걱정이라는 기분좋은 하소연을 하고있다. 김 교무는 "초장에 교도가 없으니 교도들은 갈증이 나고 배고픈 상태였다. 지금은 법당이 가득차니 교도들이 좋아서 나팔을 불고 다니는 것 같다. 다른 교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라며 겸손해 한다.

그런데 김 교무는 식사를 하다가 자꾸 왔다 갔다 한다. 그는 "일요일 점심은 제대로 앉아서 못 먹는다. 신입교도가 점심을 먹고 바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 그릇의 떡국을 서너번 나눠 먹어도 행복해 하는 교무의 모습은 감동을 준다. 이미 식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도 기틀이 여여하다. 체구도 작고 목소리도 나즈막한데 어디서 그렇게 힘이 나오는 걸까. 이야기를 할수록 묘하게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 김선영 교무.
교당의 보배는 교도들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김 교무는 교화의 공덕을 김현제 교구교의회 의장과 한양직 교도회장에게 돌렸다. 그는 "김 의장님은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안된다는게 없다. 경제적인것 부터 몸과 마음 씀씀이가 항상 크게 안아 버린다. 대공심가다. 회장님도 교도를 가족으로 생각한다. 두분이 위에서 그렇게 모범을 보이니까 교도들도 존경하고 따른다. 중흥교당의 보배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김 의장은 작년에 23명을 입교시켰는데 7명이 법회로 이어지고 있다. 자녀들을 법회로 인도해 일원가족상까지 받았다. 한 회장도 법회 후에 소년원 법회를 주관하고 신입교도 훈련을 시킬 만큼 실력가다. 그대로가 솔선수범으로 교화의 주인공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교당은 청소년들로 북적거렸다. 김 교무에게 그 연유를 물으니 "류 교무가 청소년과 하나가 되어 한다. 봉사활동도 많이 가고 훈련도 잘 시킨다. 청소년 교화가 잘되니까 엄마들도 오고 탄력을 받는다"고 류 교무에게 공을 돌렸다.

결국 교화단법회를 통해서 단장 중앙을 훈련시키고, 화요법회를 통해서 젊은 교도들이 공부를 깊이있게 들어간다. 교전읽기 기도생활, 신앙수행담 등 공부분위기가 안착되어 가고 있다. 그는 "단장 중앙 훈련을 잘 시키니까 달라지고 변하더라. 교도들도 공부가 깊어가니까 자기들끼리 문답공부 등 유대감도 깊어지고 신심도 나는것 같다"고 덧붙혔다. 그래서인지 법회때 어린아이들을 껴안고 법회를 보는 젊은 교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식사후에도 교도들은 여기 저기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우연히 소법당을 둘러보다가 교도와 대화중인 주교선 교도를 만났다. 그는 교화의 성공에 대해 "교무님이다. 한결같이 빈틈없이 교도들을 챙기신다. 기도도 너무 정성스럽게 해준다. 항상 중도를 세우시기에 존경을 안 할수 없다. 내 마음에서 나도 모르게 교무님을 인정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말 진심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말을 듣는데 코끝이 찡해진다. 1~2년도 아니고 11년 동안 한결같은 정성을 들이기가 쉬운 일인가.

그렇게 교도들은 교무를 끝없이 사모하고 있었다. 다시 교무는 교도들을 그렇게 존경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교당은 서로를 칭찬하고 북돋아주며 상생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오후 내내 빛고을의 햇살이 법당을 가득 비췄다. 햇살처럼 교도들의 마음빛도 환한 웃음빛이 되어 처처를 밝힌다.
▲ 초콜릿 선물.
▲ 청소년교화가 활발한 가운데 류종인 교무가 학생회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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