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예원 교도·일산교당(논설위원)
요즘 세계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떤 나라는 폭우로, 또 어떤 나라는 폭설로 그런가하면 어느 곳은 폭염으로, 겨울에 삼한사온 날씨를 자랑하던 우리나라마저도 지난 12~1월은 혹독한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삼한사냉'이란 신조어 까지 생겼다. 기상이변의 원인중 하나가 인류가 편리함만을 추구해 화석연료를 과용하여 온실가스가 형성된 것이라는 것을 국민 대다수 그러니까 웬만한 노인이나 어린아이들도 매스컴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됐고 온실가스란 단어를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 많은 과학자들도 인류의 당면 과제를 EEWS 즉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 물(Water),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 얘기한다. 그런데 이 네 가지 과제는 각개의 과제가 아니라 서로 고리가 연결 되어있는 것이다. 에너지 문제가 곧 환경과 물을 좌우하는 문제고 환경과 물의 문제가 지속가능성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살아가는 모든 동식물들의 생명의 근원이 공기와 물 그리고 땅에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유치원 아이들도 알고 있을 정도로 너무도 당연하고 쉬운 이치이기에 그동안 우리는 생명의 근원인 공기와 물과 땅의 소중함을 망각한 채 인간편의와 자본의 논리에 입각해 마구잡이식으로 지구촌 곳곳을 파헤치며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켜왔다. 그리고 그 작업은 지금도 지구 도처에서 끊임없이 가중돼가고 있다는 것 또한 우리의 심각한 현실이기에, 이대로 나아간다면 자연이 황폐화되고 그리 멀지않은 시기에 우리 인류도 같이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 또한 짐작하기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우리 인간들은 '인간복지'에만 치중해왔지 '생태계 복지'에는 별 관심들을 갖지 않는 무지함으로, 생태계 파괴가 미치는 영향과 지구 환경문제에는 무신경 했다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다 지구 곳곳에서 이상 징후를 보이며 몸살을 앓기 시작하자 "앗 뜨거워라"며 조금씩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유엔에서 2001년부터 세계 95개국의 생태학자 1360명을 동원해 '밀레니엄 생태계 평가(Millenium Ecosystem Assessment)'사업으로 진행된 '국가들의 웰빙(The Well-being of Nations)'프로젝트에서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인간복지'와 '생태계 복지'를 평가해 순위를 매겼는데 이 평가에서 2007년 현재 우리나라는 '인간복지' 부문에선 28위였으나 '생태계 복지' 부문에선 180개국 중 162위라는 치욕적 불명예를 얻었다 한다. 또한 다보스포럼을 통해 2년마다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학이 공동으로 국가별 환경수준을 계량화 평가한 '환경성과 지수(EPI : Environment Performance Index : 대기, 수질, 토양보전과 폐기물, 기후변화의 4개 분야와 12개 평가항목으로 구성)'를 발표하는데 2010년 우리나라의 EPI가 2년 전에 비해 높아지기는커녕 43위나 추락한 94위로 평가 되었다.

비록 위에서 언급한 각종 지표들이 통계처리 과정상 여러 가지 모순된 측면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는데 참고가 되는 유용한 자료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미국, 일본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들은 마을 일부가 아닌 마을 전체에 빗물집수 시설을 하여 재활용하고 심지어 안개까지 그물로 집수해 물로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일부 건물들이 빗물집수 시설을 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으며 초기 투자된 금액도 3년 정도 지나면 거의 회수할 정도라 한다. 몇몇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빗물집수 시설을 설치하는 곳에 약간의 시설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하는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길 귀찮아하는 국민의 심리 탓인지, 홍보 부족인지 아직 큰 활용을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제 100년성업을 맞아 우리교단도 우선 익산총부와 영산성지부터 사은에 보은하고 '생태계 복지'를 지향하는 친환경 단지로 시설을 개축하고 실행하는 공동체생활의 환경 롤모델이 되어 천지은에 보은하는'세상의 희망'이 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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