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75: 원불교 수행에서 성(誠)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답: 신(信)이 수행의 시작이라면 성(誠)은 그 마지막 결실이 되는 것입니다. 성은 수행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성(誠)이라 함은 간단없는 마음을 이른 것입니다. 간단없다는 것은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고가 아니라, 한 번도 중간에 끊어 버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만사를 이루려고 할 때 그 목적을 달하게 합니다. 신(信)이 뿌리라면 성(誠)은 결실을 맺게 하는 것입니다. 뿌리가 내려 점점 자라서 결실을 이루게 하려면 성이라야 합니다.

대산종사도 불퇴전의 신성만 보장되면 벌써 허공법계에서 성성식(成聖式)이 올려지고 잔치가 벌어진다는 법문을 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중용〉에 보면 '성자(誠者)는 천지도야(天地道也)요 성지자(誠之者)는 인지도야(人之道也)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천도(天道)라고 하는 것은 정성으로 그 본질자체가 완성된 성입니다. 천지의 성은 잠깐도 머뭇거리는 것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주야, 사시사철로 진행합니다.

인도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세분화 시켜 말할 수 있으나 한 말로 요약하면 정성으로 가는 것입니다. 즉, 천도의 성을 찾아 끊임없이 정성스럽게 거닐어 가는 길을 말합니다. 또 면면밀밀(綿綿密密)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정성스럽기는 하지만 정성의 밀도가 어느 정도인가 정성의 일관성이 어느 정도 인가를 측정하여 밀도와 일관성이 함께 했을 때만이 면면밀밀이라고 합니다. 위를 표준삼아 성을 공부하려면 그 일 그 일을 유무념을 통해 실제적으로 해야 합니다.

분발이 출발이라면 정성은 끝까지 끌고 가는 지구력이 되는 것입니다. 그 동안 신, 분, 의가 있었더라도 정성이 빠지고는 결실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정성 공부를 유무념 대조로 체질화 시켜서 공사(公事)고 사사(私事)고 공부, 사업의 결실로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신분의성은 깨달음을 얻고 도로 들어가는 진행요건이니 끝까지 간직해야 하고 불신, 탐욕, 나태, 우치는 이를 방해하는 요건이니 철저히 버려야 합니다.

또는 신분의성도 큰 원력이 있어야 바른 신(信)이 서고 신이 나야 분발이 생기며 분발이 생겨야 다시 놓을 수 없는 의두가 생기고 크고 절실한 의두에 걸려야 정성이 나오고 간단없는 정성에서 드디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러므로 수도자는 불신, 탐욕, 나태, 우치를 크게 경계해야 하고 신분의성을 추어 잡기에 결코 정성을 기우려야 하는 것이 저희 원불교의 수행법의 요체가 되는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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