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잘 지키는 단전주법

좌선은 일심을 양성하는 공부법으로 마음을 단전에 툭 부리면 잡념이 잘 나지 않고 기운도 쉽게 안정을 얻을 수 있으므로 소태산대종사께서는 단전주법을 제시해 주셨다.

여기서 '단전에 툭 부린다'는 말은 단전에 힘을 무리하게 주어 팽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었던 짐을 아래로 내려놓아 편하게 하는 것처럼 온 몸의 긴장은 풀고 단전에 힘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단전을 흔히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얼굴의 두 눈썹 사이를 상단전, 가슴의 두 젖꼭지 사이를 중단전, 배꼽 아래 3치(9cm쯤)의 부위를 하단전이라고 하며 이 글에서 단전은 주로 하단전을 말한다. 단전에 마음을 두면 대상이 없기 때문에 분별성이 사라지고, 단전에 주(住)한 마음을 관(觀)하면 주체가 없기 때문에 주착심이 소멸되고 욕망이 제거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단전에 기운을 주해도 곧 풀어지고, 마음을 챙겨도 다시 방심이 되지만 공부가 깊어지면 기운을 집주하되, 주한다는 일념마저도 놓아버리게 된다.

간화선으로 화두만 오래 계속 하면 기운이 올라 병을 얻기 쉽고 화두에 의심이 잘 걸리지 않는 사람은 선에 취미를 얻기가 어려우므로, 원불교에서는 좌선하는 시간과 의두 연마하는 시간을 따로 정하여, 선을 할 때에는 선을 하고 연구를 할 때에는 연구를 하여 정과 혜를 쌍전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공적(空寂)에 빠지지도 아니하고 분별에 떨어지지도 않아서 동정 없는 진여를 체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전주법은 종래의 선법에 대한 대안으로써 제시되고 있으며, 이상적이면서도 널리 실천할 수 있는 선법이다.

또한 단전주법은 기단(氣丹)이 아닌 심단(心丹)에 주력하라고 했는데 심단이 되지 못하고 기단만 되면 자칫 몸에 병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단전주가 잘 되면 수승화강이 잘 되고, 항상 성성적적한 기운으로 원기(元氣)가 충실해지며, 극락을 수용하게 된다. 좌선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항상 단전에 기운을 집중하면 수화의 기운이 골라져서 건강에도 효과가 있으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신통일이 잘 되므로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이나 강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단전주법이 좋다. 사람 몸의 중심은 단전이기 때문에 모든 일에 단전주의 생활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심단을 하지 않고 기단만 하거나, 단전주법을 잘 모르면서 조급한 마음을 내거나 신비한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등 선법을 실행하지 못하면, 병에 걸리기도 하고 삿된 길에 흐르기도 하며, 도리어 번뇌가 더 많아지는 수도 있으므로, 〈정전〉의 좌선법에 자주 대조하고 스승에게 문답하여 바른 공부길을 잡아야 건강상으로나 정신상으로나 모두 도움이 되는 '마음을 잘 지키는 단전주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