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국회에서 토론과 타협으로 경쟁해야 한다"
정치와 종교 불가분의 관계… 정치는 육신을, 종교는 정신을 책임져야

본사에서는 한국정치를 이끌고 있는 주요 정치인을 만나 남북대결 국면과 양극화, 좌우이념 대결 등 한국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 '종교, 한국정치와 대화하다'를 기획했다. 이번 호에서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상생과 평화의 실현을 위한 정치와 종교의 역할과 그 방안을 물었다. 인터뷰는 14일 국회의사당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됐다. 사회는 김대선 문화사회부장이 맡았다.


- 18대 총선과정 중 비주류의 아픔도 겪고 원내 사령탑을 맡기까지 많은 역경과 시련이 있었다.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정치적 소신과 정치인으로 살면서 보람과 기쁨이 있었다면.

정치적 소신은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서민 및 소외계층의 복지, 통일과 같은 문제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나가고 발전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고 생산적 복지와 IT분야에서의 도약, 성공적 월드컵개최 등 많은 업적을 남기셨다. 특히 6·15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그런 분을 모시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IMF 외환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한 것이 정치생활 중 큰 보람이었다.

또 개인적으로 지난날 고초를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18대 국회에 등원해서 의정활동을 하고 지역구에도 인정을 받는 것 또한 정치인으로서의 보람이자 기쁨이다.


-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 치수(治水)와 용수(用水) 범위 내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생각은.


지금 구제역 등 국가적 재앙이 계속 오는 데는 멀쩡한 국토의 허리를 잘라내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미신적 생각도 든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그리고 원내 의석수의 2/3를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이미 (공사를)시작 했다. 왜 단군이래 최대의 역사인 이 엄청난 공사를 꼭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 끝마치려 하는지 모르겠다. 또 이 많은 예산을 집중적으로 4대강에 투입함으로써 어려운 경제 속에서 살고 있는 서민들의 복지, 교육, 일자리 특히 저출산 국가에서의 출산장려책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현실이 안타깝다.

국민의 70%, 4대 종교, 학자, 국내외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이미 공사가 2년 째 진행되고 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큰 문제인 과도한 보와 준설이라도 좀 조정을 해서 환경오염의 근원인 지천, 하천을 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자는 뜻이다. 그럼에도 4대강사업 때문에 3년째 예산을 날치기 처리하고 실질적으로 금년 상반기 내에 중요한 공사가 끝난다고 한다. 예산은 통과돼서 공사는 진행되고 반대는 하는데 반대의 방법이 없으니까 안타까울 뿐이다. 오죽하면 일부에서 상징적으로라도 정권이 바뀌면 대형보는 몇 개 허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겠는가.


- 국민들은 여야가 싸움없이 원만하게 협상하고 타협하며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길 원한다. 상생의 정치는 무엇인가.

정치를 하다보면 여러 갈등들이 발생한다. 이런 갈등에서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다. 예를 들어 4대강 문제는 안 싸울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정부야당에서 양보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인 문제로 싸우기도 한다.

그러나 싸우는 방법이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정치의 장은 국회가 되어야 하고 야당은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가 국회라 생각한다. 그래서 국회를 떠나지 말아야 하고 국회에서 토론도 하고 타협을 하면서 상생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민주당 의석이 299석 중 85석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표결에서 질 수밖에 없는데 지면서도 국민여러분이 우리가 옳은 것을 위해 싸우다 졌다고 생각하면 다음 선거에서 승리의 결과로 나타난다. 이런 생각으로 제발 앞으로는 싸우지 않는 국회가 되도록 국민들도 염원해 달라.


- 사회, 경제, 종교계가 상생과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지금 우리는 유교적 관습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늘 강자에게 약자가 양보하고 져 왔고 그것을 감수해야 했다. 재벌한테 중소기업이, 경영자에게 노동자가 지는 구조가 관습화 돼 있었다.

강자는 약자를 위해 협력하고 희생하고 또 약자는 강자를 너무 적대시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재벌과 중소기업이 서로 돕고, 경영자와 노동자가 서로를 위할 때 이 사회에 실질적인 상생과 평화를 구현할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복지의 나무를 심었다고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꽃을 피웠고 지난 10년간 언론의 자유 등을 신장시켰다.

이를 남북관계로 보자면 남북의 교류를 확대하고 북녘 동포들이 남녘 동포들을 보면서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과거의 퍼주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미 3년이 넘었다. 과거 탓만 해서는 안 된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것은 평화이지 전쟁이 아니다. 상생으로 서로 협력해서 살자는 것이다.

북녘 땅은 아무래도 더 가난하고 어렵기 때문에 더 강하고 조금이라도 여유가 더 있는 우리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

원불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교류 협력을 위해서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종교와 정치의 협력 사항은.


현대사회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교분리 원칙에서 움직이지만 어차피 정치도, 일반 국민도 종교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고 함께 공생을 하고 있다.

현대인들 중 약간 종교를 멀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앞으로 미래 사회는 자신의 영적 구함을 종교를 통해 얻어야 할 것으로 본다. 정치는 국민들의 육신을, 종교는 국민들의 정신을 책임져야 한다.

원불교에서도 적극적으로 교화활동에 임해 정신개벽의 교리로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 더 노력해 달라.



- 이전부터 원불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원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해 달라.

김대중 대통령의 야당시절 당시 종법사와 만남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많이 존경했다. 또 원불교는 민족종교로서 어떤 종교보다 투명한 그런 면이 눈에 들어왔다.

문화부장관 시절 청소년수련관과 관련해 이를 맡고 있는 여러 종교단체나 사회단체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원불교가 청소년수련관을 관리하면 너무나 투명하게 해서 사고가 나지 않아 사회복지나 다른 기관을 원불교가 맡으면 믿음이 갔다.

또 원음방송이 개국 후 방송을 하는데 종교방송이라는 이유로 광고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다른 종교방송은 광고를 허락하는데 왜 원불교만 허락하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돼 이에 대해 다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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