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은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입니다"

▲ 진복원 대표(왼쪽)와 남편 서명호씨.
▲ 진매실 원액.
맑고 깨끗한 영산강변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오고 있다. 계절의 시작인 봄은 마음을 늘 설레게 한다. 나무 가지 마다 몽실몽실 자리 잡은 꽃 망울은 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앙증스런 모습은 마치 청개구리의 눈 같이 봉긋하기도 하다. 이런 묘한 매력을 지닌 봄을 찾기 위해 전남 장성으로 향했다. 추위를 떨어낸 매실나무를 보기 위해서다.

장성 나들목을 벗어나 임곡방면으로 가다보니 매실락원이 눈에 들어온다. 영산강 제1지류인 황룡강 주변에 위치한 만큼 풍광 또한 신비롭다. 오랜 세월을 견뎌낸 물 오른 매실 나무 가까이 다가서자 매화향이 전해오는 듯하다. 이런 모습을 멀찍이 보고 있던 진복원(67) 대표가 반가움을 표한다. 그로부터 오늘의 매실락원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들었다.

"매실락원을 하기 전까지 이 곳에서 각종 채소와 과수목을 재배해 왔습니다. 그러다 20년 전, 남편(서명호)과 함께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토종 매실나무를 심었어요. 초창기에 나무 아래에 있는 풀을 없애기 위해 제초제를 딱 한번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뭇 생명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고는 그 뒤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풀은 직접 손으로 뽑고 천연 퇴비만으로 키웁니다."

그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진다. 이곳에 땅강아지와 지렁이는 물론 두꺼비가 많은 이유다. 이들의 활동으로 땅심이 살아 있다. 여기에다 지리적으로 강과 인접해 있어 배수력이 뛰어나다. 가지마다 통풍이 잘되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자연스럽게 열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알차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열매에서 전해오는 향기가 진하다. 지역명품 인증과 친환경 농산물 인증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토질에 따라 과일 맛이 다르듯이 매실 맛도 다릅니다. 이곳에서 수확되는 것은 최고 품질의 토종매실입니다. 개량종은 토질이 좋아도 이 맛이 나오지 않습니다. 제조기업인 (주) 보해양조에 10여년 넘게 원재료를 납품을 한 적이 있어요. 회사 사정으로 납품이 중단되었지만 이를 계기로 제조업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는 2004년부터 제조업을 준비했다. 공장을 짓는 한편 전통 옹기 구입에 최선을 다했다. 어디서든 전통 옹기가 있다면 사들였다. 일반인들에게 사들이는 옹기는 흠집이 있어도 납품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렇게 100여개의 옹기가 준비됐다. 이듬해부터 시작한 매실 제조(식품제조허가 장성 제30호)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정평이 났다. 여기에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 천혜의 자연 조건과 정성이다.

"해마다 기후가 다릅니다. 그러므로 수확할 때 열매를 깨물어 봅니다. 신맛이 톱톱하게 나고 씨가 단단할 때 수확을 합니다. 씨에 이 자국이 들어가면 수확하기가 빠른 시기입니다. 항아리 안에 청매실과 설탕을 일대일 비율로 맞춥니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착색제와 향료 등은 일체 첨가하지 않습니다. 담근 지 100일이 되면 잠을 자지 않더라도 열매를 건져냅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매실 씨에 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독성물질인 아미그달린(Amygdalin)을 말한다. 풋 매실에 이 독성이 존재한다. 매실을 건져내 깨끗한 자루에 담아 놓으면 자루가 구멍이 날 정도다. 아무리 튼튼한 자루라도 구멍이 난다. 그는 독성이 퍼지기 전에 매실을 건져 낸다, 그런 후 저온 숙성과정을 거친다. 일반 매실 원액(900㎖)은 전통 옹기에서 1년 숙성 과정을 거친 것이며 진매실 원액(720㎖)은 3년 숙성 과정을 거친다. 원액은 오래 될수록 맛도 깊고 약용효과가 뛰어나다.

"매실은 자연이 선물로 준 약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바깥 사돈이 쓸개 수술을 한후 한동안 소화를 시키지 못한 일이 있었어요. 제가 직접 담근 매실원액을 주면서 먹어도 손해가 없는 것이라 말했죠. 1년을 장복하고 나서 병원을 찾으니 다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요. 다들 깜짝 놀랐어요. 매실원액은 지금도 소화가 잘 안되는 분들이 많이 찾고 있어요"
▲ 매실락원에서 생산되는 제품.
▲ 건강지압 매실 씨앗 목베개.
매실원액은 일반적으로 독소를 제거하거나 상한 음식으로 인한 복통, 설사 등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로회복과 식욕상승에도 도움을 준다. 매실락원은 이러한 효과가 있는 매실 원액들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 까지 수출된다.

"누가 안본다고 해서 함부로 제품을 만들면 안됩니다. 온라인 판매는 더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기운은 다 통하는 거잖아요. 이상이 있으면 금방 전화가 옵니다. 저는 이 사람들에게 상을 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구매자들이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제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 주니까요."

그는 서울에서 인터넷 판매는 물론 제품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막내아들 승균이 내외에게도 이점을 강조한다. 메모를 해 두었다가 상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 내외도 이 점을 수긍한다.

"매실 원액 외에도 건강지압 매실씨앗 잠 베개와 목 베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매실씨는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2년간 바람을 쐬고 햇볕에 말린 것입니다. 청매실 생즙으로 만든 수제 천연 비누도 판매되고 있어요. 이 모두가 구매자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택배 기사의 연락이 와 어쩔 수 없이 매실락원에서 벗어났다. 업무를 마친 그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공장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전통옹기가 가지런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옹기를 매만지던 그가 건네준 한 잔의 매실차가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매화꽃 향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