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멀티 플레이어시대이다.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분야가 예전에 비해 벽이 사라지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게 될 전망이다.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연기자가 영화, 연극, 드라마에 관계없이 능력만 되면 활동하는 것은 물론 배우가 예능프로에 진출하고 코미디언이 앨범을 내고, 가수들이 개그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가 있다. 탤런트 이순재씨의 경우도 현재 일흔이 넘은 나이에 아직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간 연기상을 한 번도 못 받다가 2007년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생전 처음 받은 상이 연예대상이라고 하니 재밌는 일이다. 가수들은 말할 것도 없다.

예능프로의 단골들이 바로 아이돌 가수들이며 신인 아이돌 가수가 쏟아져 나오는 이 시점에서 신인 가수들의 예능프로의 출연이야말로 자신의 이름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시기의 기회를 가장 잘 활용한 가수의 예를 들자면 '조권'이 있다.

'조권'은 2AM가수로 데뷔해 MBC예능프로 <세바퀴>에 나오며 이름을 알렸다. 보통은 노래를 홍보하고 성대모사나 특기를 보여주고 마는데 조권은 여기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코믹댄스를 선보이며 일명 '깝권'(깝치는 조권)이란 별명으로 자신의 코믹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후에 다시 발라드를 선보이니 그 효과가 더 좋았다.

이런 현상이 왜 효과가 좋은가 하면 예를 들어 원빈, 김태희 같이 잘생긴 배우가 연기를 못하면 대중에게 욕을 먹지만 얼굴이 평범한 배우가 연기를 못하면 대중은 그냥 그려려니 한다.
애시 당초 기대를 안 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빈, 김태희 같이 잘생긴 배우들이 연기까지 잘하면 본전이고 스타지만, 평범한 얼굴의 배우가 연기를 잘 하면 대중들은 "실력파다!"라고 칭찬을 한다. 조권의 경우 코믹한 이미지를 만들어 놓은 뒤 나오는 앨범마다 반응이 좋은 것을 보면 역시 장르의 벽이 사라진 것을 잘 활용한 좋은 예이며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난 이런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종사님도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오직 실력 있는 자만이 드러날 것이라" 하셨는데 우리도 마음 가는대로 여러 분야에 대한 전반의 실력을 닦아 놓아야 할 것이다. 원불교의 교법이야 말로 멀티 플레이어를 양성하기 좋은 시스템이다. 신앙과 수행의 정진으로 다가올 기회를 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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