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두는 명확한 분석력 얻는 공부

소태산대종사는 어릴 적부터 우주자연의 이치가 궁금했고, 인간관계에도 호기심이 많아서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산신에게 기도하고, 스승을 찾아 헤매기도 했으나 답을 얻지 못하셨다. 결국은 스스로 '이 뭣꼬?'하는 골똘한 생각에 빠졌다가 큰 깨달음을 얻으셨으니 대종사께서 대각에 이르도록 한 것이 바로 이 '의두(疑頭)'라고 할 수 있고, 우리가 의두연마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바로 진리를 깨닫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의두는 진리를 깨치기 위해 갖는 큰 의심머리로 화두(話頭)·공안(公案)과 같은 뜻이다. 의두의 유래는 원기12년에 발간된 〈수양연구요론〉의 문목에서 찾을 수 있으며, 문목(問目)은 '의문되는 조목'으로 이 책에 각항연구문목 137조가 게재되어 있다. 그 후 원기17년에 발간된 〈보경육대요령〉 훈련편 '공부의 요도 정기훈련의 과목'에 문목과 성리라는 용어가 있다. 원기28년 발간된 〈불교정전〉에는 의두·성리로 용어가 바뀌었고 이에 대한 설명도 덧붙혀졌다. '의두라 함은 본회 교과서내 대소 유무의 이치와 시비 이해의 일이며 기타 일체 인간사에 의심나는 제목을 이름이니, 어떠한 제목이든지 각자의 연구대로 그 해결안을 제출하여 감정을 얻게 하는 것으로써, 이는 본회 초등 교과서를 마치고 연구의 실지경을 밟는 공부자에게 사리간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함이요, 성리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래 이치와 과거 불조의 이르신 천만 화두를 해결하여 알자 함이요'라고 설명되어 있다. 여기서는 '의두요목'이라는 제목아래 정전의 20조항 보다 많은 47가지가 있다.


의두요목은 조항 그 자체에 어떤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깨치게 하는 계기가 될 뿐이므로 문자에 속거나 글에 빠져서는 안된다. 불보살이 깨친 진리의 세계를 말이나 글로는 가르치기가 어려우므로 방편으로 어떤 문제를 제기하여 그것을 계속 연마하고 궁구하여 마침내 진리를 체득하게 하는 것이 의두요목이므로 언어나 문자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만 일이나 이치에 의심을 일으키고 그 의심 을 해결하기 위해 연마하고 궁굴리면 의문이 더욱 깊어지고 마침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먼저 의심이 걸려야 하는데, 무슨 일이든지 범연히 지나치지 말고 문제의 핵심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면 낚시대에 고기 걸리듯 의두가 생긴다. 무의식 속에서라도 그 의문을 잊지 않고 궁굴리면 해결되는데, 의심이 해결된 때에는 반드시 스승의 감정을 받아야 바른 길을 갈 수 있다.


진리는 원래 하나이므로 의두요목 20조목을 깨닫고 보면 근본자리에서는 모두 하나로 만나게 된다.


평소에 의문이 들었던 조목을 정해서 좌선 뒤에나 정신이 맑을 때마다 연마하고 또 연마하여 명확한 분석력을 얻는 것이 의두공부이니, 의두연마를 통해 진리를 깨쳐보자.


<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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