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두연마를 어떻게 할까

의두란 일원상의 진리를 깨치기 위해 갖는 큰 의심으로, 대소유무의 이치나 시비이해의 일 또는 과거 불조의 화두 중에서 의심나는 제목을 연구하여 감정을 얻게 하는 것이니, 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간에 명확한 분석력을 얻도록 하는 공부법으로 정기훈련 11과목 가운데 사리연구 과목이다.


어떻게 하면 의두연마를 잘 할 수 있을까? 의두연마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의심이 생겨야 한다. 소태산대종사처럼 하늘보고도 의심, 사람을 보고도 의심, 만물을 보고도 의심이 생기면 그 생각이 끊이지 않아서 저절로 의두연마가 된다. 의심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의심이 생기려면 모든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도 의문을 가지고 연마하면 그것이 진리를 깨닫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수양연구요론〉에서 모든 문목이 '연구할 사'로 되어있고, 일상수행의 요법의 모든 항목들이 '세우자, 돌리자'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의두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공부심으로 진리를 깨치려고 노력할 때 걸리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단 의심을 일으켜서 생각이 깊어지면 길을 걸을 때도 생각하고 밥을 먹을 때도 생각하고 언제 어디서나 그 생각이 끊이지 않게 된다. 대종사는 그 한 생각을 놓지 않고 계속하다가 마침내 큰 깨달음을 얻었다. 어느 때 진리에 대한 의심이 생겼다면 그 의심이 풀릴 때까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의두연마는 어미닭이 알을 품을 때처럼 정성을 들여야 한다. 어린 시절 필자는 방아 찧는 소리를 들으면서 '방아 찧는 소리를 왜 쿵덕 쿵덕이라고 할까? 필통소리처럼 딸랑 딸랑이라고 해도 되고, 깡총 깡총이라고 해도 되는데!'하는 생각을 한동안 했었는데, 어느새 다른 데 끌려 그 생각을 놓아버린 것이 참으로 아쉽다.


그러면 의두연마는 어느 때 하는 것이 좋은가? 대종사는 〈정전〉 좌선법에 '좌선과 의두 연마하는 시간을 각각 정하고, 선을 할 때에는 선을 하고 연구를 할 때에는 연구를 하여 정과 혜를 쌍전하면 공적에 빠지지도 않고 분별에 떨어지지도 않아서 능히 동정 없는 진여성을 체득할 수 있다'고 하였다. 정산종사는 "과거의 선방 공부 같이 온종일 화두만 계속할 것이 아니라, 화두를 마음 가운데 걸어 놓고 지내다가 마음이 맑고 조용할 때에 잠깐씩 연구하면 닭이 오래 오래 알을 품고 굴리면 그 속에서 병아리가 생기듯 마음의 혜문이 열린다.(권도편 38장)"고 밝혔다.


마음공부나 경전공부 등을 통해 진리에 대한 깊은 의심을 일으키고, 그 의심을 놓지 않고 유지하되, 정신기운이 맑을 때 잠깐씩 연마하여 진리를 깨치기에 노력하고 깨달은 내용은 스승께 문답하여 감정을 얻는 것이 의두연마의 방법이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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