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77: 원불교 수행문에서 탐욕이 수행을 방해하는 사연사조에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대종경〉 수행품 28장에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범상한 사람에게는 무슨 일에나 지혜 어두워지게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나니, 하나는 욕심에 끌려 구하므로 중도를 잃어서 그 지혜가 어두워지는 것이요, 또 하나는 자기의 소질 있는 데에만 치우쳐 집착되므로 다른 데에는 어두워지는 것이라, 수도하는 사람은 이 두 가지 조건에 특히 조심하여야 하나니라"하시며 수행에서 탐욕을 제일로 경계하고 계십니다.

원불교에는 공부인의 수행 정도를 따라 여섯 가지 등급의 법위가 있습니다.

보통급·특신급·법마상전급·법강항마위(法强降魔位)·출가위(出家位)·대각여래위(大覺如來位)입니다.

이러한 법위 등급은 수행의 결과인데 수행에 비해서 과분한 등급을 욕심냈을 때 그 등급이 바로 수행을 방해하는 장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대종경〉 수행품 44장에 보면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어리석은 사람은 한 생각나는 즉시로 초범 월성의 큰 지혜를 얻으려 하나 그것은 크게 어긋난 생각이라, 저 큰 바다의 물도 작은 방울 물이 합하여 이룬 것이요, 산야의 대지도 작은 먼지의 합한 것이며, 제불 제성의 대과를 이룬 것도 형상 없고 보이지도 않는 마음 적공(積功)을 합하여 이룬 것이니, 큰 공부에 뜻하고 큰 일을 착수한 사람은 먼저 마땅히 작은 일부터 공을 쌓기 시작하여야 되나니라"라고 탐욕을 금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대종경〉 요훈품 10장에 보면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큰 도에 발원한 사람은 짧은 시일에 속히 이루기를 바라지 말라. 잦은 걸음으로는 먼 길을 걷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으로는 큰 도를 이루기 어렵나니, 저 큰 나무도 작은 싹이 썩지 않고 여러 해 큰 결과요, 불보살도 처음 발원을 퇴전(退轉)하지 않고 오래오래 공을 쌓은 결과이니라"라고 하시며 수행에 욕심을 금하고 계십니다.

〈논어〉의 자로편에 보면 공자의 제자로 자하(子夏)가 있습니다.

자하가 노(魯)나라의 거부의 읍장이 된 후에 공자에게 정책을 물으니, 다음과 같이 일러 주었습니다.

"정치를 할 때 공적을 올리려고 고을 일을 너무 급히 서둘러서 하면 안 된다. 또한 조급한 이득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

일을 급히 서둘러 공적을 올리려고 하다가는 도리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조급한 이득을 탐내다가는 온 세상에 도움이 될 큰일을 이루지 못하는 법이다."

욕속부달의 가르침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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