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념으로 환경보전 실천하는 대학생들

▲ 장연광 교무의 '종교와 원불교'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환경보전 사례들을 발표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3월에 발생한 규모 9.0의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는 대자연 앞에 무력한 인간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 줬다. 더불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강하게 일깨워 주었다. 환경보전은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꾸준한 생활 속 실천임을 독려하는 원광보건대학교 사회복지과 장연광(하열) 교무. 그는 '종교와 원불교'라는 수업을 통해 환경보전 유·무념 실천사례를 제시하고 대학생들의 생활 속 환경실천을 이끌고 있었다.

월요일 오전9시. 원광보건대학 캠퍼스는 오전 수업을 듣기 위한 학생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보건관 B004 강의실에 들어섰을때 물리치료학과 1학년 학생들이 강의실에 빼곡이 앉아 있었다. 환경을 생각한 듯 학생들의 책상 색깔도 녹색이다. 푸른 환경을 연상케 했다. 푸른 책상위에는 '마음공부의 이론과 실제'라는 교재가 놓여있다.

인간과 조화로운 열린 환경관 필요

장 교무는 먼저 간단한 몸 요가로 몸을 이완시킨다. 그는 "몸 요가를 통해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명상을 통해 본성 마음을 회복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어 20분 정도 환경과 유·무념에 대한 간략한 강의를 했다. 천지는 생명과 성장과 존재의 원천이라며 지수화풍(地水火風)이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임을 피력한다. 그러면서 인간 중심적인 환경관의 폐단을 지적한다.

"만물의 근원을 무시한 채 오직 자연환경이 인간을 위해서만 사용될 때 가치가 있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무분별한 환경파괴와 개발, 과학발전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인간중심의 환경관은 인간이 인간의 손으로 인간을 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우리는 다시 천지를 모시고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천지보은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인간중심에서 벗어나 인간생명과 환경이 조화된 열린 환경관이 필요하다."

결국 환경보전 실천 유·무념 마음공부의 효과는 인간중심의 환경관에서 자연환경 중심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무는 소태산대종사의 유·무념 마음공부를 환경보전에 도입해 생활속에서 환경을 살리도록 유도했다.


환경보전 녹색생활을 내가 먼저 실천했을 때는 유념, 실천하는 주의심을 놓고 생활했을 때를 무념으로 체크하게 했다. 대학생들이 일주일동안 유·무념 항목을 정하고 도표화 했다.

 


환경보전 실천사례 발표

수업은 일방적이지 않았다. 교수와 학생의 자유로운 소통이 강물처럼 흘렀다. 환경보전 유·무념 마음공부는 이론과 실천사례 발표, 문답식 토론 등 주입식보다는 학생들의 참여와 실천을 공유하게 했다.

물리치료학과 나제민(1년) 학생은 '환경보전과 실천방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가 잡은 유·무념 조항은 걷기, 잔반 처리, 전등 끄기, 장바구니, 물 아끼기 등이다. 그는 8일동안 각 항목의 실천 사례 및 효과를 꼼꼼히 제시했다. 가까운 거리는 걷기를 통해 건강과 탄산가스 발생을 억제했고, 물건 구매시 장바구니를 이용해 비닐봉지 사용을 줄였다. 또한 물을 아끼기 위해 양치컵을 사용하는 등 실천의 방향을 다양하게 모색했다. 그는 "제일 지키기 어려웠던게 잔반 처리였다.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력하다보니 많이 좋아졌다"고 고백했다. "처음 3~4일은 지키지 못해 대체로 무념이 많았다. 그런데 계속 마음을 챙기고 유·무념 체크를 하다보니 후반에는 유념의 횟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체로 잡은 유·무념 조항으로 밥먹을 때 음식물 남기지 않기, 물과 전기 아껴쓰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기, 1회용품 사용금지 등 생활속에서 환경 실천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작은 것부터 생활속에서 실천하기를 주장하는 물리치료학과 이가희 학생은 생활의 단상들을 사진에 담아 발표했다.

그는 "환경을 살리려면 편리함을 추구하기 보다 내가 먼저 변화해야 된다. 유·무념 체크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환경을 살리는 유·무념 조항으로 쌀뜨물 사용하기와 난로사용 등은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쌀뜨물은 알카리성으로써 산성 오염물질을 중화하는 기능이 있어 기름기 제거에 용이하다.

그는 발표 후 소감으로 "수업을 통해 바뀐것은 마음이었다. 마음공부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동안 환경을 위해서 지키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경 실천을 통해 반성하며 무념의 숫자를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불교인 결의문

환경·생명·은혜를 살리는 원불교인 결의문에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오늘날 전 지구상의 하늘, 땅, 물 그리고 우리가 죽어가고 있다. 푸른 하늘은 일상적 대기오염과 스모그 현상으로 무채색으로 물들어 있고, 바람, 구름, 비, 이슬, 서리 등은 산성비, 방사능 오염, 온실효과 등으로 이제 은혜로운 권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 모든 결과는 우리 인간이 천지자연을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 알지 못하고 그 도에 역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전인류는 새로운 각성과 실천으로 우리 환경을 보호하고 살리는 일에 매진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불러들일 것이다. 천지의 지중한 은혜를 깨닫고 보은하기를 주장하는 우리 원불교인들은 각기 삶의 현장에서 은혜를 모으고 힘을 합하여 지구적 요청과 신앙의 의무를 다하자.

그리고 실천조항으로 '분수 밖의 의식주를 취함은 다른 생명에게 고통과 희생을 주는 원인이 되는 것이니 절약과 검소 위주로 살아간다. 이용하는 법을 알면 천하에는 버릴 것이 없다고 했으니 재사용, 재활용, 분리수거를 실천한다. 밥알 하나도 우주만물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공물이니 음식을 귀중히 여기며 함부로 버리지 말자'고 다양한 실천항목을 제시했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표정이 밝았다. 환경을 실천한 사례가 자신은 물론 서로의 마음을 상승시킨듯 웃음꽃이 만발했다. 깨달음은 결국 실천했을 때 빛이 발함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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