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운영위해 필요, 기금별 특성상 힘들어
현장과소통

교단 제3대 제2회(원기85~96년)의 마지막 해인 올해도 기금통합 운영의 실현은 불투명해 보인다. 각 기금 운영주체들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것과 관련이 있다. 이를 하나로 꿰어낼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1999년(원기84년) 수립된 교단 제3대 제2회 종합발전계획에는 재정·산업분과 3대 설계 안에 재정합리화, 산업육성, 교단 재정자립의 3가지로 큰 방향을 잡아 예산회계제도 확립, 기관 교금제 개선, 제기금 통합운영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기금통합운영의 경우 원기73년 제3대 특별설계위원회에서 제안된 이후 현재까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교정원 기획실 자료에 따르면 2011년 4월 현재 교단 내에는 13개 사업회가 운영하는 기금과 각 부서에서 관리하는 22개 기금이 조성돼 있다. 순 기금은 563억 원(보유액과는 다름)에 달한다.

예산이 넉넉하게 편성되지 못하는 교단의 형편을 감안하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상당부분 기금운영을 통해 충당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알뜰한 기금운영이 필요하다는 데는 정책입안자나 부서 실무자나 모두 한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기금통합운영에 대해서도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교정원 기획실 박명덕 교무는 "기금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통로를 단일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기금 통합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사업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보선 교무도 "실무자 입장에서 창구를 단일화 하면 업무량도 크게 감소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여러 사업회에 두루 걸쳐 있는 운영위원이나 회원의 경우는 사업회 후원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기금통합운영을 통해 재정적 효율성 뿐 아니라 인력활용의 효율성도 기대할 수 있어 그 파이가 작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교정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각 기금 운영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부서별로 적어도 3~4개의 특별사업을 사업회 기금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데 무리한 통합을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기금을 통합운영 할 경우 각 기금의 고유 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합운영 시 이에 따른 수익금의 배분문제와 기존 회원들의 이탈을 막는 것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일선 현장에서도 "대부분 사업회의 기금이 운영위원 및 회원들의 회비수입으로 조성됐고 이들은 개인적 인연으로 끌어 모았는데 (기금을) 통합하면 기존 운영위원이나 회원들의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섞인 반론을 펼쳤다.

박명덕 교무 역시 "장기적으로는 통합을 지향하고 있지만 현재는 통제수준"이라며 "대안으로 사업회에서 기관 등에 일부금액을 대출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점진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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