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성대로 만든 장학금 전달하는 미화원들의 환한미소

▲ 〈원불교전서〉를 펼치고 법회 보는 모습이 아름답다.
▲ 입교식을 한 교도들에게 축하 선물을 전하고 있다.
▲ 원화회원들이 대각개교절을 기해 1년 동안 모은 헌공금을 10명의 원광대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깨달음의 달 4월. 원광대학교의 캠퍼스는 벚꽃 향기로 가득했다. 하얀 설산을 연상시키는 아름드리 만발한 벚꽃나무들은 대학생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모두가 웃음꽃 만발이다.

이런 화사한 날, 원광대학교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숭산기념관으로 향했다. 원광대학교미화원법회(이하 원화회) 회원들이다. 그들은 매년 대각개교절을 맞이해 1년 동안 모은 헌공금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었다.

장학금은 거룩한 성사

원화회 법회는 매달 셋째주 금요일에 실시한다. 15일 숭산기념관 3층 법당은 진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원화회원들이 자리를 빼곡이 채워 앉았다. 오늘은 특별히 장학금을 지급하는 특별한 자리 때문인지 장학금 수혜자인 10명의 대학생도 함께 했다.

(주)와이즈비전이 원광대학교 청소 위탁을 담당한다. 김원도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여러분들이 장학금을 준다는 것은 거룩한 성사다. 작은 정성이 모여 이렇게 큰일을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3가지 신조로 "언제라도 할 것이라면 지금 하자. 누구라도 할 일이면 내가 하자. 어차피 할 일이라면 더 잘하자"고 격려했다.

원광대 백인혁 교무도 설법 시간에 "원화회에서 장학금 전달을 하는 것은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조금씩 아껴서 마음에서 우러난 일이기에 더욱 성스러운 일이다"며 "오늘 우리 모두 가슴을 펴고 관세음보살 같이 웃어보자. 복은 누가 주며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되는가. 우리는 믿음으로 모든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원화회원들을 추켜 세웠다.

몸은 낮은 곳에 있어도 마음은 감사뿐

미화원들은 아침8시~저녁6까지 일하며 2시간 정도의 점심시간이 주어진다. 가장 낮은곳에서 몸으로 일궈가는 삶의 터전 탓일까. 합장한 그들의 손마디가 유독 굵어 보였다. 하지만 어려운 역경속에서도 희망을 꽃피우는 인동초처럼 기도정성만은 간절하다.

동이리교당에 다니는 강오은 교도는 장학금을 지급에 대해 "작은 정성들이 모아져 학생들에게 보탬이 됐다고 하니 말할수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대종사님 숨결이 숨쉬는 원광대학교에 와서 일을 한다는 것은 큰 보람이다"며 "믿음이 약한 제가 교무님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일할수 있다는게 마냥 즐겁다"고 마음을 전했다.

원광대 학생들이 제 자녀같은 생각이 든다는 익산교당 정동진 교도.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게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법신불사은님께 먼저 감사를 드린다. 교무님을 뵈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일하는게 즐겁다. 매일 천일기도를 준비하면서 사은님 앞에서 기도를 드린다는 것이 보람이다. 법회를 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종립학교로서 건학이념 실현이 목표

원화회 회원들은 숨은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원화회 법회를 담당하는 강덕제 교무는 "원광대학교 내에 단독 법당이 없어서 법회를 볼때마다 불전도구 옮기는 일이 많다. 원화회원들이 부교무 역할 못지않게 법회 준비를 위해 방석을 깔고 주보를 챙기며 불단 꽃꽂이도 척척 옮겨준다"고 칭찬한다. 원광대학교 대학교당은 이날 도덕교육센터 및 교당건립을 천일기도를 957일째 올렸다.

이어 강 교무는 종립학교로서의 위상을 강조한다. 원화회 회원들에게 다가설 때도 직장 윤리 개념을 강조한다. '지덕겸수 도의실천'이라는 건학이념을 실현하는 것이 그 목표다. 법회를 통해 일과 교당을 연계해 지역사회에서 원불교 교도를 만드는게 교화의 중심이다. 처음에는 원화회 법회가 노래와 재미를 가미했다. 강 교무가 오면서 부터 법회를 통해 대종사님 교법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키워드로 잡아가고 있다. 특히 원화회 회원들의 세정을 꼼꼼히 살핀 덕분에 오고가는 말속에 친근함이 묻어났다.

꽃보다 아름다운 원화회

대각개교절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도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서 타자녀를 내자녀와 같이 교육하기 위한 건학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작용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의 때문인지 원화회 회원들은 지역 교당에 많이 나간다. 장학금을 받은 황진원(3년) 대학생은 "대개 혼자서는 장학금을 줄 수가 없는데 미화원의 모든 분들이 합력으로 모아주셨기에 의미가 크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보은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법회가 마치자 법당을 정리하는 원화회원들의 손길이 재빠르다. 교전과 주보를 순식간에 정리해 낸다. 법당이 금새 말끔해졌다.

다시 하얀 벚꽃 물결이 일렁이는 캠퍼스 앞에 섰다. 바람이 부니 하얀 꽃비가 내린다. 바람결따라 소태산대종사의 〈대종경〉 인과품 법문이 향기로 다가온다.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없이 돌고 도는지라, 가는 것이 곧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되며,주는 사람이 곧 받는 사람이 되나니 이것이 만고에 변함이 없는 상도(常道)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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