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82: 구제역 파동을 원불교적으로는 어떻게 해석하나요?

답: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은 인재이며 인과응보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단에서는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들을 위한 천도재를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구제역이 발생된 이후 지금까지 살 처분해 땅에 묻은 소와 돼지 염소는 330만 마리에 육박합니다. 매몰지가 4200군데에 이르고, 이중 식수원으로 활용되는 한강 상류지역의 매몰지만 2900여 곳이나 됩니다. 매몰지 붕괴, 침출수 유출, 지하수, 하천 오염 등 2차 파동이 눈앞에 닥친 상황입니다.

원불교 교리에 의하면 최근의 구제역 재앙은 인간이 자초한 인과응보이며 살처분된 가축들의 반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종경〉인과품 12장에 보면, 대종사 봉래 정사에 계시더니 마침 포수가 산돼지를 그 근처에서 잡는데 그 비명소리 처량한지라, 인하여말씀하시기를 "한 물건이 이로움을 보매 한 물건이 해로움을 당하는 도다."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산돼지의 죽음을 보니 전날에 산돼지가 지은 바를 가히 알겠고, 오늘 포수가 산돼지 잡음을 보니 뒷날 포수가 당할 일을 또한 가히 알겠도다"라고 하고계십니다. 또한 인과품 31장에는 대종사 영산에 계실 때에 하루는 채포(菜圃)에 나가시니, 채포 가에 있는 분항에 거름 물이 가득하여 뭇 벌레가 화생하였는데, 마침 쥐 한 마리가 그것을 주워 먹고 가는지라, 밭을 매던 제자들이 "저 쥐가 때로 와서 저렇게 주워 먹고 가나이다"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지금은 저 쥐가 벌레들을 마음대로 주워 먹으나 며칠 안에 저 쥐가 벌레들에게 먹히는바 되리라." 제자들이 말씀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여 "삼세 인과가 어찌 그리 빠르리요" 하였더니, 며칠 후에 과연 그 쥐가 분항에 빠져 썩기 시작하매 뭇 벌레가 그 쥐를 빨아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최근의 구제역 2차 과제는 원불교 교리에 의하면 살처분된 가축들의 반격이 시작되었음을 예고합니다. 우리 원불교 인과는 당대에 인과가 일어나는 찰라 인과입니다. 구제역 사태가 '재앙' 수준으로 확산된 이유는 동물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부정하는 공장식 축산업주와 살처분이라는 당국의 극한 처방이 만든 합작품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유전적 다양성을 떨어뜨리며 가축을 찍어내는 최소한의 가축의 생존권을 인정하지 않는 공장식 축산 구조를 소비자들이 거부하지 않는 한 대안은 없다는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의 생존권이 존귀한 만큼의 가축의 생존권도 인정해야 된다는 교훈을 갖게 됩니다.

<윤광일 교수 / 한양대·중곡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