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등상불을 향하여 모든 정성과 전곡으로 공을 바치며비는 말이 '재앙은 없어지고 없던 자손이 생겨나며 수명 복록으로 만세 유전케 하여 주옵소서'하니, 적실히 그러한지 연구할 사

등상불 숭배란 불타의 색신을 신앙의 대상으로 숭배하는 것을 말하며 여기에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 본 문목의 핵심이다. 만일 등상불을 신앙하기로 하면 석가모니불이나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등 개개의 부처님을 신앙해야 되고, 이는 자칫 분파로 이어져 종파불교로 변질될 수 있다.

더구나 등상불 숭배의 폐단은 기복신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은 미신신앙의 행태이기 때문이다. 자손이 있게 해달라든가, 부귀와 장수를 염원하는 뜻에서 오로지 등상불에게 의지하며 곡식이나 금전을 바치는 행위는 미신신앙으로 이어져 왔던 것으로, 이는 선천시대의 종교들이 갖는 한계였다.

등상불 숭배의 폐단을 인지한 소태산대종사는 원기4년 방언공사를 마치고 변산으로 가기 전, 등상불을 모시는 김제 금산사에서 몇 개월 유숙하면서 미래 불법의 구상을 밝히면서 암자 벽에다 일원상을 그려서 붙여놓았다. 원기5년 봉래정사에서 정법대도를 선포하기 1년 전의 일이다.

재래불교의 혁신이라는 화두가 대종사의 가슴 깊이 파고든 것이다.

이에 그는 〈조선불교혁신론〉을 저술하면서 불교혁신의 하나로 "등상불 숭배를 불성 일원상 숭배로(총론 7조)라는 항목을 내세웠다. 등상불을 숭배하는 것이 교리 발전에 혹 필요는 있으나, 현재로부터 미래사를 생각하면, 필요는 고사하고 발전에 장해가 있을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원기20년의 〈회보〉 18호의 '회설'에서 '죄와 복의 근원'에 대한 언급을 주목해보자. "땅이 박하여 곡식이 잘 아니 되는데 등상불 전에 엎드려 저 박토를 옥토로 만들어 주시라고 빈들 그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에 천지에게 당한 죄복은 천지에게 불공하고, 부모에게 당한 죄복은 부모에게 불공하며, 동포와 법률에게 당한 죄복은 동포와 법률에게 각각 불공을 하여야 할 것이라며, 과거 미신 생활하던 사람들이 각성하여 대도정법을 믿게 될 것이라 했다.

원기22년 정산종사도 〈불법연구회 창건사〉 13장에서 말하기를, 부처를 숭배하는 것도 한갓 개별적 등상불에만 귀의할 것이 아니라 우주만물 허공을 다 부처로 알게 된다고 하며, 정법대도인 일원상 신앙의 당위성을 밝히고 있다. 등상불 숭배의 기복신앙이 아니라 일원상 신앙이 새 시대의 불법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원불교 신앙론의 특징은 개체신앙에서 전체신앙으로, 미신신앙에서 사실신앙으로, 인격신앙에서 진리신앙으로 돌리자는 것이다. 등상불 숭배의 기복신앙을 극복, 미륵불 시대에는 인지가 밝아져서 저 불상에게 수복을 빌고 원하던 일은 차차 없어지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의 표상인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함으로써 만생이 그 덕화를 입게 되리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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