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진 교도·부산교당 ( 논 설 위 원 )
인류는 오랜 동안 자연방사선(自然放射線)에 폭로되어 왔는데, 이는 거의 일정한 선량률로 연속적으로 피폭되는 것이다. 자연방사선원 중, 우주선은 지구 밖에 기원을 갖는 것으로 대기권에 도달하면 대기와 상호 작용에 의해 하전입자나 전자파로 되는 2차우주선이 된다. 2차우주선은 고 에너지의 양성자, 중간자, 전자 등의 경성분(硬性分)과 그들보다 투과력이 낮은 입자나 광자의 연성분(軟性分)으로 되어 있다. 지각(地殼)에서 유래하는 자연방사선은 암석, 토양, 건축재료 등에 포함되는 방사성물질 즉 방사성핵종의 농도나 총량이 기준이상인 물질에 의하는 것으로, 우라늄, 토륨, 라듐, 칼슘, 탄소, 수소 등이 중요하다. 지각에 분포하는 방사성 물질의 질이나 양은 일정하지 않으므로, 그에 따라 방사선량도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자연방사선원으로부터 기여되는 선량은 평균적으로 보면 대략 1mSv/년이며, 특수한 토지를 제외하고는 이 평균치와 별로 차이가 없다. 우리 국민이 받는 자연 방사선원에 의한 피폭을 종합하여 보면 지역에 따라 또 각 개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세계 평균값 2.4mSv에 비해 다소 높다(미국: 2.95, 일본: 1.53).

제 2차 세계대전 후 몇몇 나라에서는 원폭이나 수폭의 실험을 되풀이하여, 그 때마다 다량의 핵분열물질이 공중으로 비산했다. 그 중 일부는 공기의 대류로써 운반되어 비와 함께 지상으로 떨어지는데 이것을 대류권강하물(對流圈降下物)이라고 한다. 또 일부는 비산하여 성층권에까지 도달한 다음 다시 지상으로 도달하는 데 수 년이 걸리며 이를 성층권강하물이라 한다. 이같은 방사성강하물은 자연계에는 본래 존재하지 않던 것으로, 환경오염원으로써 중요하다. 국제연합과학위원회의 세계 환경오염에 관한 자료에 의하면 핵실험은 주로 북반구에서 행해지며, 또 북반구의 특유한 기상조건으로 인해 반감기(半減期)가 긴 핵종은 북위 30~50도 사이에 많이 있으며, 다른 지역의 3배 정도로 축적되어 있다. 환경이 오염되는 것은 핵실험에 의하는 것만이 아니고 원자로의 사고나 방사성폐기물 등에 의한 경우도 있는데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환경재앙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사고로 인해 대기와 바다에 방사성물질이 일부 방출된 것과 관련, 검출된 양은 극히 미미한 양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나 전문기관의 발표가 있어도 일반 국민들은 '방사능검출' 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공포심을 느끼는 듯하다.

요오드는 물리적 반감기가 8일로서 비교적 짧으나, 세슘은 30년, 스트론티움은 36년으로 오랜 기간을 체내에 머물며 백혈병과 골수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과연 이런 내용을 접하고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난 후에 불안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 한다. 보통 사람들이 살면서 겪을 수 없는 극히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다음 그런 끔직한 사고에 대한 생각이 되풀이해 떠오르거나 꿈에 나타나는 등 재 경험을 하며 외부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불안 초조함이 끝없이 이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4월 초에 내린 비는 서울 등 전국 12개 측정소 모두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는데,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ICRP)는 이 정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때엔 시민들에게 '노출을 통제하라' 권고하고, 당국에는 식수·음식·공기 등 사람이 노출될 수 있는 모든 경로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촉구하며, 이에 대비할 정확한 정보를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응은 한마디로 국민의 불안과 공포, 혼선을 증폭시켰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할 교육과학기술부·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기상청 등 주무부처들은 "편서풍 때문에 일본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될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보름 만에 "동풍을 타고 올 수 있다"고 말을 바꿨으며, 한반도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는 언로보도에 교과부·기상청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가 하루 만에 검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제 세계는 하나이므로 범지구적 재난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다만 재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도록 보다 정직하고 실력 있는 정부가 필요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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