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서 업무 면밀히 검토해야
현장과소통

새로운 대통령이나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조직개편이다. 새로운 조직개편은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을 활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구성해 역동성과 효율성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교구자치제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고 있는 지금, 교단의 교화 발전을 위해 털어내야 할 것과 다듬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시기다. 때 마침 4월7일에 1차 교정원 조직개편을 위한 TFT가 열려 귀추가 주목된다. 교구자치제는 현장교화가 살아나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다. 이번 TFT는 이런 염원을 안고 교단의 부분별 조직정비와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확립을 목표로 교정원 조직개편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교정원 조직은 원기44년 총무부, 교무부, 재무부, 육영부, 사업부 등 총5부로 조직이 정비된 후 총15회의 개정을 통해 2실7부(기획·정보전산실·교화훈련부·총무부· 재정산업부·교육부·공익공지부·문화사회부·국제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규칙 개정의 주요 이력을 보면 원기77년 2실1소7부로 신설한 후, 1차 개정(79년)은 재무부에 있던 사회복지법인에 관한 업무를 공익부로 이관하게 된다. 2차 개정(80년)은 기획실의 법제업무가 총무부로 이관, 교화부의 명칭이 교화훈련부로 바뀐다. 재무부에 있던 학교법인의 업무가 교육부로 이관된다. 5차 개정(85년)은 2실7부로 전면개정하고 교화연구소가 교화훈련부로 통합된다. 7차 개정(87년) 때는 정보전산실이 신설됐다.

조직개편에 있어 원기91년 교정원에서 1실(기획조정실) 3본부(교화지원, 교육인력, 재정산업) 11개팀(처) 개편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이 수위단회에 상정되지 못하고 폐기된 경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때 안건을 심의한 수위단회 상임위원회에서 위원들은 "현재의 직제로 이루지 못할 것은 무엇인가. 개편되면 교단의 획기적 발전을 자신하는가. 지금은 교정원의 조직개편 보다는 교구자치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정식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

수위단회의 이같은 제동은 ▷교정원 기획실 주도의 갑작스런 시도 ▷현업 위주의 재배치 ▷대중에 대한 설득력 부족과 공감대 형성 실패 ▷교단 변화기를 앞둔 시점에 나타난 보수성 등이 종합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직개편안도 이때를 반면교사 삼아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교구자치제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효한 물음이다.

이와함께 원티스(WONTIS, 원불교 종합정보시스템)를 구축할 때 경험을 살펴야 한다. 원티스 구축 이후 현장의 반응은 그리 달갑지 않았다. 교당의 일이 줄었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잔업을 현장에 맡겼다는 의식이 팽배했던 이유는 업무의 효율화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존 업무를 원티스에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조직개편도 마찬가지다. 조직개편에 앞서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현장의 교화발전에 도움이 적은 것은 과감히 폐기할 필요가 있다. 각 부서의 업무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보며 서류에 따른 절차적인 행정력 낭비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업무의 효율화를 먼저 시행한 후 교구자치제에 따른 인력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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