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을 개척하는 참회

▲ 민성효 교무 /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참회(懺悔)는 모든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으로 자기가 범한 죄를 하느님이나 부처님 또는 동일한 교단에 속하는 신도를 향해 고백하고, 뉘우치며 용서를 비는 일이다. 불교의 경우는 잘못을 뉘우쳐 해탈을 구하는 참회 자체가 수행의 중요한 부분이며 부처님 당시에도 이미 포살(布薩)과 자자(自恣)란 참회의식이 행해졌다고 한다. 기독교에서 회개(悔改)는 신앙생활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요건의 하나로, 살아온 삶이 잘못되었음을 자각하여 죄인임을 반성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뜻을 세워 새로운 생활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참(懺)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는 것이니, 예전부터 있던 악업인 삼독오욕의 모든 죄를 뉘우쳐서 그 마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한다. 회(悔)는 앞으로 짓게 될 허물을 뉘우치는 것이니, 이제부터 있을 악업인 탐심·진심·치심 등의 죄를 미리 깨닫고 모두 끊어서 다시는 짓지 않기로 하는 것이니 참과 회를 합하여 참회(懺悔)라 한다.

참회문에서 참회는 '옛 생활을 버리고 새 생활을 개척하는 초보이며, 악도를 놓고 선도에 들어오는 초문'이라고 했다. 옛 생활이란 닫힌 마음으로, 삼독오욕에 찌들어서 악업과 상극의 업력을 쌓는 생활이다. 이와 달리 새 생활이란 감사하고 보은하며, 사랑과 자비가 충만한 진리적 생활이다.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진급과 강급,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의 삶으로 나눠지는데, 참회를 잘 하면 진급하고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일원상 법어에서'일원상의 진리를 깨달으면 인과보응의 이치가 음양상승(陰陽相勝)과 같이 되는 줄 안다'고 했다. 음양상승이란 음이 극하면 양이 되고 양이 극하면 음이 되는 사계절의 변화와 같아서 선한 일을 한 사람은 늘 상생으로 도움을 받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언제나 막히고 대질리는 상극의 과보를 받는다.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선행자는 후일에 상생의 과보를 받고 악행자는 후일에 상극의 과보를 받는 것이 조금도 틀림없는 인과의 이치다. 이 도에 따르면 상생의 인과가 되고 그 도에 어긋나면 상극의 인과가 된다. 성인들은 이 원리를 알아서 상생의 도로써 복을 지으며 살아가지만 중생들은 이 원리를 몰라 욕심과 명예와 권리에 끌려서 상극의 죄업을 지으며 살아가므로 그 죄고가 끊일 새가 없다.

죄고에서 신음하는 사람도 상극의 업력을 벗어나 죄복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참회이다. 자기의 잘못을 참회하여 늘 선행을 하면 이미 지었던 업도 사라지고, 다시 악업을 짓지 않으면 선도에는 점점 가까워지고 악도는 저절로 멀어지므로 선업과 악업을 모두 벗어나서 죄와 복을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참회문을 열어주셨다. 참회란 습관과 환경을 극복하고 새 삶을 개척하는 노력이며, 나를 진급시키는 공부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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