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85: 식당을 경영하는 데 원불교의 교리를 사용할 수 있나요?

답: 물론입니다. 〈한울안 한이치〉에 정산종사는 이경륜이 총부 식당에 근무할 때에 마음이 답답하여 조실에 찾아와 뵈오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의 하는 일이 대통령보다 낫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보고 싶어야 한다. 보고 싶으면 꼭 오너라." 정산 종사께서 말하는 식당을 하는 일이 대통령보다 중요한 사실은 〈주역〉에서 보면 확실히 입증할 수 있습니다. '천지지대덕왈생(天地之大德曰生 천지의 큰 덕은 살리는 것)하며 생생지위역(生生之謂易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덕은 살리는 것이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즉, 음식점이란 남을 먹여 살리는 직업이니 당연히 가장 큰 덕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대통령만 지내고 나면 자신이나 최소한 자녀라도 감옥에 가는 현실에서 대통령보다 낫다는 말씀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장혜성 교무에게 정산종사께서 내리신 법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것입니다. 석·박사가 되어 말이나 글로 많은 대중을 감동시키는 복보다 식당 한 구석에서 일심으로 밥을 해서 대중공양을 올리는 복이 더 크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유는 "언변이 좋은 사람은 오히려 사심이 많아 죄를 지을 우려가 있으나 음지에서 대종사님 법을 실천하는 사람은 마음이 참되고 이 회상 혈심적자의 요소가 갊아 있는 사람이다"고 말씀해주십니다.

〈대종경〉 교단품에 대종사께서는 정양선이 식당 고역에 골몰하여 얼굴이 빠져감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일이 고되어 얼굴이 빠짐이로다. 너희들이 이 공부와 이 사업을 하기 위하여 혹은 공장 혹은 식당에서 모든 괴로움을 참아가며 힘에 과한 일을 하는 것은 비하건데 모든 쇠를 풀무 화로에 집어넣고 달구고 때려서 잡철은 다 떨어 버리고 좋은 쇠를 만들어 세상의 필요한 기구를 제조함과 같나니라"고 하셨다. 이어 "너희들이 그러한 괴로운 경계속에서 진리를 탐구하며 삼대력을 얻어 나가야 범부의 잡철이 떨어지고 정금(精金)같은 불보살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괴로운 경계의 단련이 아니면 능히 뛰어난 인격을 이루지 못하리라"고 하시며 식당에서 작업하는 일을 자기 수양으로 승화하고 계십니다.

식당을 경영하는 목적에 대한 생각이'입에 풀칠이나 하려고' 또는 '돈을 벌려고'라는 생각이 아니라 밥장사가 바로 법장사라는 불심으로 식당을 운영한다면 성공은 보장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은 대종사님의 법을 실천하는 혈심 적자의 요소가 갊아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필요로 합니다. 식당의 구호도'고객은 부처님이다'는 한 차원 높은 구호를 붙이고 있습니다.

<윤광일 교수 /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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