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코 끝없는 번뇌 깨치오리다

▲ 석존성탄절날 교도들은 '사홍서원'을 부르며 성불제중의 서원을 다짐했다.
▲ 남중교당 염불팀은 매일 저녁 9시에 모여 본래 자성불인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고 있다.

10일, 석존성탄절날 남중교당 법당에는 색색의 연등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법의 등불을 밝히듯 마음의 등불을 켜기 위한 교도들의 정성이 남다르다. 부처님 오신날. 법당에 울리는 '사홍서원'이 향기가 되어 중생심을 녹여낸다. '한없는 중생 맹세코 모두 건지오리다. 끝없는 번뇌 맹세코 모두 끊으오리다~' 교도들은 맹세코 그렇게 하겠다는 서원을 담아 간절하게 법공양을 올리고 있었다.

마음의 등불을 켜라

석존성탄절 설법에서 조정중 원로교무는 "새로 오실 부처님은 자성불 부처님인 일원상 부처님이다"며 "일원상 부처님을 영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물었다. 부처님은 다른 등에 불을 켜지 말고 스스로 자기에게 귀의하라고 당부했다. 만일 스스로 법등에 불을 켜고 스스로 자기에게 귀의하면 한량없는 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로교무는 "법과 마음의 등불을 켜려면 마음 가운데 원력을 가지고 해야 한다. 진실한 신앙을 하는 사람은 기도와 염불을 한다"고 강조했다. 염불은 우리의 마음을 맑게 하는 주문이다. 마음이 맑을 때 일원상 부처님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는 "기도와 염불을 등한히 하는 사람은 내 신심이 그 만큼 약함을 알아야 된다. 인생은 허망하고 무상은 신속하다. 눈빛과 정신력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가. 일원상 부처님을 늘 섬기는 생불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두요목 첫머리에 '세존이 도솔천을 떠나지 아니하시고 이미 왕궁가에 내리시며, 모태 중에서 중생 제도하기를 마치셨다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라고 했다. 부처님은 모든 것을 둘로 보지 않았다. 소태산대종사도 이 모든 것은 일원상 진리에서 나왔다고밝혔다. 조 원로교무는 "일원상을 관조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안목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30분 교당 염불, 하루 일과 청정

남중교당은 법위향상을 위해서 선과 염불의 활성화를 모토로 삼고 있다. 활불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남중교당 염불팀은 매일 밤9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염불을 한다. 365일을 하루같이 염불삼매에 들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염불을 한지도 4년째다.

오인혜 교도는 "처음 염불을 시작 할 때는 힘들었다. 매일하기가 쉽지 않았다. 같이 염불하는 도반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염불을 하기 전에는 신앙이 형식적이고 정성이 부족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염불을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는 말을 듣고 시작했다는 김장윤 교도는 "염불을 마치고 저녁심고를 올릴 수 있어서 교도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처음에 목탁 치는 법부터 배웠다. 4년째 하다보니 인상이 좋아지고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흐뭇해 했다.

염불팀은 밤9시에 모여 염불10송을 외운 뒤 20분간 염불을 하고 입정을 한다. 그리고 다함께 법신불사은전에 저녁 심고를 올린다. 염불 주례는 교도들이 일주일씩 차례로 돌아가면서 한다. 오인혜 교도는 "저녁에 하는 30분 염불이 좋은 것은 하루 일과까지 청정해져요. 염불을 위해 많이 먹지도, 자지도 않게 돼요. 그리고 많이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하루 일과가 저절로 존절해져요. 대종사님께서 왜 염불이 좋다고 했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아요"고 말했다.

염불은 내 영혼을 위한 태교

염불의 요지는 자심 미타를 발견하여 자성 극락에 돌아가기를 목적한다고 밝혔다. 분한 일을 당하여도 염불로써 안정시키고, 탐심이 일어날 때도 염불로써 안정시키고, 순경과 역경에 끌릴때에도 염불로써 안정시키라고 했다. 염불하는 교도들은 그 공덕을 맛보고 있었다. 평상시에 선과 염불하기를 좋아한다는 이보열 교도는 "염불은 순간 순간을 뜻깊게 한다. 이제는 생활화가 되어 자다가도 나무아미타불, 일어나면서도 나무아미타불이다. 걸을 때나 안좋은 마음이 나올 때도 오직 나무아미타불이다. 염불을 하면 할수록 감사한 마음이 나온다. 번뇌가 비워지면서 마음이 맑아짐을 느낀다. 염불을 하면 경계의 대상은 없어지고 불공만 남는다"고 공부의 실적을 말한다.

예전에는 내 가족의 건강만 빌었는데 이제는 물 오염 등 자연환경을 걱정한다는 이 교도는 매일 아침 익산성지의 송대 기도팀으로 정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어떤 때는 우주를 안을 것 같은 마음이다가도 좁쌀처럼 마음이 좁아질 때도 있다. 염불은 그런 마음을 풀어준다"며 "이제는 다음 생을 장만하기 위해서 내 영혼을 위해서 태교를 한다. 정진할 수록 마음이 커지고 희열이 차오름을 느낀다. 일심이 잘 되는 날은 인터넷 선이 깔린 것처럼 이 우주 공간에 혼자 있어도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우주 공간에서 내 음성을 듣는다. 졸음도 지루함도 없다"고 잔잔한 어조로 말했다.

이들은 30분 동안의 시간이 공염불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갖고 있다. 서로가 어려운 시간을 내서 교당에 오기에 공수래 공수거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철판같은 업장 녹이는 '나무아미타불'

이성준 교도는 "염불은 마음을 닦는 것이다. 모든 것을 허공처럼 비우고 잡념을 제거할 수 있다. 오래오래 하다보니 법신불사은님의 위력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염불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니 더불어 건강도 좋아지고 얼굴이 맑아짐을 서로가 인정하고 있었다. 양보은 교도는 "작년 겨울에 서울 터미널에서 딸을 잠깐 만났는데 엄마가 왜 이렇게 이뻐졌냐고 좋아했다. 철판같은 업장이 있었는데 염불을 취미삼아 녹여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매일 도반들과 함께 정진하며 법정을 나누는 재미는 무엇에 비길바가 아니다. 이들은 하루 24시간 염불이 끊이지 않기를 맹세하며, 이 염불 모임이 원불교100년까지 이어지기를 염원했다.

염불 모임을 마치고 법당을 나오는 길목에 김여원 교도가 '자신성업봉찬'으로 지은 6행시가 마음을 밝힌다.

자연스럽게 알아버렸네요

신개념 부처되는 길을요

성불제중도 알고나면 어렵지도 않겠어요

업장 녹이는 것도 알고보니 쉬워요

봉사하기를 너그러이하니 제중이고요

찬찬히 마음살펴 언제나 온후하니 성불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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