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신앙심으로 생활
관후장자(寬厚長者) 되길 염원

"더불어서 함께하면 좋아집니다"

서울교당 생활관에서 박성연 교무를 와락 껴안는 김우정(64) 교도. 이내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주위에 있던 간사들도 당연한 듯 받아들인다. 이런 그는 교도들에게도 살갑게 대한다.
올해 1월, 교당 85년 역사상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도회장에 선임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신임을 받았다는 의미다.

"전임 회장님께서 많은 힘을 밀어주셨습니다. 아직은 몇 개월 되지 않아 크게 한 일은 없습니다만 서로서로 한 마음이 될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속에는 표내지 않는 공부심이 깃들어 있다. 시누이의 인연으로 원기66년 서울교당에 입교한 그는 첫 법회를 통해 마음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한 이후 한결같은 신앙심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교도들을 훈훈하게 감쌀 수 있는 것도 그만의 저력이다.

"어떤 일이든 더불어서 함께하면 좋아집니다. 이를 위해 큰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모든 일이 잘 풀립니다. 회장에 선임된 이후 교도님들이 편안하게 교당에 올 수 있도록 해 주고 교도님들의 소리를 듣고 잘 배려하는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도들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앞장서서 크게 드러내기 보다 조용조용하게 대소사를 처리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교도들을 챙기고 보좌불로서 역할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당 사업을 할 때도 부족분을 말없이 채우기도 했다. 여기에는 교도들과 함께 하려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박 교무도 여기에 한마디 거든다.

"성격 자체가 모나지 않습니다. 교도님들의 세정을 살피면서 촉없이 일을 진행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교법으로 취사하려는 면이 장합니다."
박 교무의 말처럼 그의 교법정신은 교도들 뿐 아니라 거래처 사람들에게도 적용됐다. 그 힘의 근원처에는 철저한 신앙생활이 바탕이 됐다. 그는 진실되게 하면 그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체험했다.

"평소에도 신용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신용있고 괜찮은 하청업체 사장들에게 이자도 안받고 돈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벌어서 갚으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심법을 쓴 것이 사업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는 인쇄 보다는 OEM으로 생산된 라벨 수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의 심법은 자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기도의 힘으로 자녀들을 지도했다. JWL인쇄와 춘천 월드온천을 경영하고 있는 아들과 미국에서 심리학박사과정을 마친 딸은 그의 말 한마디에서 힘을 얻고 있다.

"아들과 딸을 도와주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고 봅니다. 기도생활을 하다보면 지혜가 솟습니다. 인용이는 '세월이 지나다 보니 엄마의 말씀이 다 맞는다는 것을 알겠다'고 했어요. 힘들때 마다 저에게 국제전화를 하는 인영이 역시 '항상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 법문 같고 옆에 큰 스승님을 모시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말해요. 모든게 기도생활 덕분이라고 봅니다."

이같은 그의 기도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심고, 좌선, 염불, 교전봉독, 인터넷 사경은 기본이다.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독경과 염불을 한다. 자녀들은 그가 안식처인 셈이다. 교도들도 그를 만나면 편안해 하는 까닭이다.

"요즘에는 정산종사 법문 말씀을 새기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누구를 좋게 할 것인가 하는 '심덕'과 어느 방면으로든지 남을 유익 주는 행동인 '행덕'과 남의 앞길을 열어주고 인격을 두둔해 주는 말인 '언덕'을 공부 표준삼고 있어요. 만나는 모든 인연들에게 다 적용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그는 너그럽고 후하며 점잖은 사람인 관후장자(寬厚長者)가 되기를 염원하는지 모른다. 그는 시비에 각박하다는 말을 듣는 것을 경계했다. 이는 평소 욕심부리지 않고 사는 그의 삶과 연관된다. 그는 교도회장에 선임된 이후 마음 살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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