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경관이 수려한 샘골 정읍은 일찍이 원불교의 역사와 함께한 지역으로 그 의미가 깊다. 대종사와 정산종사가 북면 화해리에서 만난 불연깊은 은생지다. 초창기 못자리판과 같은 만남의 땅인 만큼 그 의미하는 바가 크다.

〈원불교 제1대 창립유공인 역사> 부록편에 따르면 '정읍에 들어서면 첫눈에 띄는 것이 사방 계천의 맑은 물이요, 수효 많은 대소의 교량이며 물위에서 헤엄치고 노는 오리 떼들이다. 남에는 내장산 연봉을 등지고 북에는 정읍평야가 널찍하며 서쪽으로는 약 20정보쯤 가면 줄포해안에 도착되나니 이는 곧 지방, 물자 집산지로 국내에서 유명한 곳이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같은 정읍 지역은 대종사와 정산종사, 대산종사로 이어지는 3대 주법의 자취가 어려 있는 거룩한 땅이다. 대산종사는 원기56년 5월 정읍교당을 방문한 이래 8번을 행가 했다. 대산종사가 원기64년 설한 인생5기 법문은 교도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번 정읍교당 62년사 봉정 기념법회는 어찌보면 그동안의 교화를 디딤돌 삼아 새로운 교화의 시작이라는데 뜻이 있다. 창립유공인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한 것도 참석한 교도들의 창립심을 북돋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법당 벽에 걸려진 교당 창립유공인들의 사진들은 오늘날 뒤따르는 후진들의 사표가 되기 때문이다.

원기32년 김일현 교무의 출장법회를 시작으로 원기34년 이성신 초대교무가 부임한 이래 60여년간 역대 교무들과 임원진을 비롯 일반교도들의 정성이 있었기에 앞으로의 교화 발전을 더 기약하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정읍교당은 교단사상 최초의 원광유치원 설립을 비롯 이웃 종교의 부러움을 받은 학생회를 통한 28명의 전무출신 배출, 덕천·고창·고부·초강·상동·연지 연원교당 설립, 샘골 어린이 민속큰잔치 주관, 원콜 도운회 창립, 스카우트 원불교 연맹 정읍지구 연합회 창립 등을 통해 교화 대불공에 매진해 왔다.

이날 좌산상사는 "합리가 있는 곳에 미래가 밝다. 같은 합리라도 윤리성, 실용성, 효율성까지 높으면 더 우수한 합리다"며 "자력이 이웃에게까지 은혜로 넘쳐야 더 값진 것이다. 자력은 타력도 자력으로 만든다"는 교화자의 역할에 대해 강조한 것을 깊이 있게 받아 들여야 한다.

정읍교당은 이제 새로운 교화로 도약할 때가 됐다. 새로운 시작은 항상 경이롭다. 그러므로 기념법회를 하나의 매듭으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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