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선원, 교강선포 91주년
'교전은 내 인생의 축복'

▲ 변산 제법성지 교강선포 91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한 교도들이 법문을 듣고 있다.
교강(敎綱) 선포 91주년을 맞은 부안 제법성지에 대한 교단적인 관심이 시급히 요청된다. 올해도 12일 교강선포 기념법회를 원광선원과 부안지구 교화공동체가 주최했지만 여전히 제법(制法) 성지로써 위상과 인지도가 다른 성지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원광선원 강숙원 원장은 "대종사가 원기5년 이곳에서 새 회상의 교강으로 인생의 요도 사은 사요와 공부의 요도 삼강령 팔조목을 발표했다"며 "이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교강선포에 대해 교단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교강 선포가 주는 무게감에 비해 제법성지의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제법성지인 봉래정사(석두암, 실상초당) 땅 매입의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장엄불사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교강선포에 대한 역사적인 고증이나 자료수집, 교단사적인 의미를 새기는 세미나 개최 등으로 제법성지로서 위상 정립과 정체성 확립은 핵심 과제다.

새 회상의 핵심 교리이자 기본 교리를 선포한 봉래정사가 제법성지로서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다.

대종사와 초기 제자들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이곳에 스토리텔링 개발, 동영상 또는 텍스트 콘텐츠 작업, 제법성지 홍보 책자 제작 등으로 관심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정산종사의 신성이 묻어나는 정산로 정비와 홍보도 꼭 필요한 대목이다. 하드웨어는 변하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로서의 제법성지는 한마디로 미개발지나 다름없다.
대종사가 4년간 주석하며 교강으로서 교화의 주체를 삼았던 제법성지가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다.

한편 이날 봉래정사에서 열린 기념법회에서는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김경일 사무총장이 '교전은 내 인생에 축복입니다'를 주제로 설법했다.

김 사무총장은 "영광이 불보성지라면 변산은 법보성지"라며 "삼학 팔조와 사은 사요의 기본 틀을 이곳에서 만들었으니 자긍심을 가지고 공부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교전은 우리 인생의 어둠(무명)을 물리치는 빛이며 성리는 법보 중에 법보임을 역설했다. 축하 공연에서는 김원기 교도(원친회)의 수궁가와 전주교당 고여연 교도의 전통무용, 대금산조가 더해져 기념법회를 더욱 뜻깊게 했다. ▷관련기사 13면

법회에 참석한 전주교당 김인수 교도는 "교당에서 교강선포 기념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단체로 왔다"며 "신록이 우거진 봉래정사에서 대종사의 제법정신을 배우게 돼 기쁘고 등산도 하며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의미 있는 하루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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