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통해 치유가 되어야 합니다"
효소와 발효식품 사용, 음식치유 관리사 양성 염원

▲ 콩요리 특정코스.
전주 덕진구 호성동 맛따오래 음식자연카페. 여느 음식점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카페 개념을 도입한 곳이다. 이것은 30년간 음식연구에 매진한 송완복(53)대표의 아이디어다.

음식으로 환경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지난 3월에 문을 열었다. 49.5㎡ 규모의 카페에는 1일 평균 150명 정도의 손님들이 찾고 있다. 주 고객층은 은행원, 대학교수, 병원장 등이다. 레시피는 43가지.

"저렴한 가격과 안전한 먹거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자연음식과 약선음식을 결합시킨 저의 솔직함을 아는 것 같아요."

그가 이렇게 되기까지 오랜 세월 음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했다. 우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국으로 건너가 다양한 음식을 배웠다. 귀국 후에는 젊은 나이에 할매 식품회사를 경영했다. 그러다 자연 소금의 우수성을 알고 식품회사를 미련없이 접었다. 그 후 10년간 연구에 매진해 '참 좋은 소금'의 개발자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물과 기름으로 튀겨 조리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냄새 안나는 청국장의 최초 개발자이기도 하다. 자체 개발한 즉석 두부기계는 로컬푸드장에서 귀중한 대접을 받는다.

"좋은 음식을 만들려면 조리방법 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입니다. 일반적인 조리방법 보다 물과 기름으로 튀기는 획기적인 조리방법은 트랜스 지방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카페를 연 것도 그동안의 연구를 음식에 접목시킨 것이라 보면 됩니다."

자연음식에 애정이 깊은 그는 모든 조리를 즉석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은 맛과 신선함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가 주방에서 요리를 매일 하는 것도 음식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손님들을 위한 그의 마음이 읽혀진다.

"손님들이 음식을 재촉할 때 조금 반칙을 하면 쉽게 해결됩니다. 그러나 제 마음은 거기에 동요되지 않습니다. 음식은 정직함에서 나와야 하니까요. 제 마음이 자연마음이 되지 않으면 음식 만드는 자격이 없는게 아니겠습니까."

그의 되물음에 오히려 당황했다. 음식을 통해 생명과 환경을 살리자는 그의 취지를 알 것 같다. 그는 이를 위한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음식에는 효소와 발효식품을 사용한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의 절반은 먹는데 보내고 있습니다. 시간 절약을 위해 가공된 식품을 먹다보니 화학조미료에 길들여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타파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행복지수도 떨어지고요. 숨을 쉬고 있어도 자연을 느낄 수가 없어요. 여기에 더 나아가 이제는 자연과 과학이 맞물린 치유음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연을 내 품에 안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가 어느 정도 진행될 쯤 콩요리 특정코스가 상위에 차려졌다. 샐러드, 콩불고기, 콩탕수, 꼬마 튀김 만두, 홍삼 꿀떡 두부가 먼저 선을 보였다. 음식 하나 하나에 자연의 바람소리가 들렸다. 얼마후 나온 반찬 하나 하나도 제 빛깔을 내고 있었다.

"배추김치, 물김치, 두릅장아찌, 깻잎 장아찌는 식물과 열매에서 추출한 효소로 담습니다. 유기농 쌈채를 대성동 치명자산 옆에 개간한 농장에서 채취하고 부족분은 장애인 후원회와 연결하여 공급 받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콩 요리 전골 옆에 있는 가마솥 밥에 관심이 갔다. 이 역시 쌀겨로 만든 효소액에 쌀을 담궈 밥을 짓는 관계로 감미롭다.

"좋은 음식은 쓴 것이 아니라 맛이 있어야 합니다. 음식은 혀끝에서 느끼는 자연의 바람과 같습니다. 이런 느낌을 주기 위해 반찬은 순하게 하고 국물이 있는 것은 강하게 합니다. 음양조화를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신진대사가 원활하기 위해서는 음양이 맞아야 합니다. 음식은 보약의 성격보다 치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철학입니다."
▲ 송완복 대표.

음식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그는 왕궁 저수지 건너편에 확보한 부지에 약초농장 어미온 개설은 물론 대성동에 음식치유 휴먼센터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음식치유 운동을 펼치려는 그의 의지가 한 몫한다.

"음식은 자연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음식치유 관리사를 양성하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부터 치유음식이 요리된다면 성인병과 공해 등 환경에서 오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처럼 치유음식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그의 일과는 오전 6시30분에 시작돼 그 다음날 오전 2시에 마감된다. 그가 잠자는 시간은 4시간 가량. 온통 치유음식을 통해 환경운동을 펼치는 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밖에 나와 간판에 쓰여진 글씨를 살펴보았다. 치유음식을 전파하기 위한 그의 간절한 마음은'우리는 100년전 자연을 그리워합니다'는 문장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그의 사명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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