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91: 원불교에서는 부부 사이를 어떻게 해석하나요?

답: 불교의 삼세 인과경에 보면 부부는 8천겁의 인연으로 만난 사이입니다. 이러한 인연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는 부부의 인연보다는 부모와 자녀 사이 또는 형제간의 인연이 더 깊은 것으로 판단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신장이식의 성공 사례로써밝힌 것입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의 LA 캠퍼스의 폴 테라사키 박사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신장 이식을 실시한 미국내의 97개 병원에서 시행된 43,341건의 신장이식의 성공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부모와 자녀 간 또는 형제간과 같이 신장을 기증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유전인자가 같을 경우 면역인자가 같아서 거부반응이 적을 것이라는 통설을 뒤엎고 유전인자가 전혀 다른 부부간의 신장 이식의 성공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부모 자녀 사이의 신장 이식의 성공 확률이 82%에 불과한 반면 부부간 이식의 성공 확률은 85%나 되었으며, 남남간의 시신에서 이식한 경우에는 70%에 불과했습니다. 부부간 이식의 경우 남편이 부인에게 이식한 경우는 87%였으며, 임신경험이 있는 여자가 남편에게 이식한 경우에는 76%였습니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1촌 관계, 형제간의 관계를 2촌이라고 하는데 반해서 부부간의 관계를 0촌이라고 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성경〉의 창세기 3장 23절에 보면 아담이 하와를 맞이하여 한 첫 마디가 "내 뼈 중에 뼈요, 살 중에 살이라"하는 이유가 바로 둘이 합하여 한 몸이라는 것입니다. 정산종사께서는 "군자의 도가 부부로 비롯된다"고 하셨고 부부의 도로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경애하고, 신의를 지키며, 근실한 삶과 공익사업을 공동으로 펼칠 것"을 제시하고 계신 것입니다.

부부는 서로 다른 남남이지만 전생부터 8천겁의 인연이 있어 맺어진 것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금생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선연이 되도록 노력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대종경〉 인과품 11장에 보면, 한 교도가 부부간에 불화하여 내생에는 또다시 인연 있는 사이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며 늘 그 남편을 미워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남편과 다시 인연을 맺지 아니하려면 미워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다 두지 말고 오직 무심으로 대하라"고 하셨습니다.

만일 아무리 노력하여도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 경우에는 이혼이라는 극단적 해결책에 호소하기 전에, 허공처럼 무심으로 대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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