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92: 원불교에서는 불공을 어떻게 드리나요?

답: 불공이라는 것은 부처님 재세시에 부처님을 공경하여 바치는 의식으로 수용품, 음식물, 꽃 등을 바치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이 유래가 되어 불타 열반 후 400년 후에 가니시카왕 무렵부터 등상불 신앙이 대두되어 오늘날과 같이 부처님께 공양하는 불공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원불교의 불공은 불교의 불공과는 조금 다릅니다. 〈대종경〉 교의품 4장에서도 밝혀 주신 바와 같이 "천지 만유 허공 법계가 다 부처 아님이 없나니 어느 때 어느 곳이든지 경외심을 놓지 말고 존엄하신 부처님을 대하는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서 천만사물에 응할 것이며, 천만사물의 당처에 직접 불공하기를 힘써서 현실적으로 복락을 장만하라" 하신 것입니다. 다시 설명하면 우리 원불교에는 진리불공과 실지불공 또는 당처불공이 있는데 진리불공은 법신불 앞에 묵상기도와 심고 또는 선정에 들어서 불공을 드리는 것이며 당처 불공은 사은 당처에 불공을 드리는 것입니다. 생활과 불법을 구분하지 않고 열심히 자기 직무에 충실하는 것도 불공으로 간주하는 사고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이라고도 합니다. 내가 대하는 모든 사람이 다 부처이고 내가 하는 일 모두가 불공이라는 생각입니다.

대종사가 부안 봉래정사에 머물러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노인 부부가 지나가다 들러 잠시 쉬기를 청했습니다. "어디를 가시는 길이십니까?" "며느리가 성질이 어찌나 고약한지 불효가 막심하므로 실상사 부처님께 불공이나 올려볼까 하고 가는 길입니다." "제가 산 부처님을 알려드릴까요?" "산 부처가 어디 계십니까?" "집에 있는 며느리가 바로 산부처지요. 효도하고 불효할 직접적인 권능이 그 사람에게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먼저 공을 드려보시지요." "어떻게 공을 드리면 됩니까?" "오늘 불공할 비용을 가지고 며느리가 좋아하는 물건도 사다 주고 며느리를 부처님 대하듯 공경해 보십시오. 반드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되지 않아 노 부부는 과연 며느리가 둘도 없는 효부가 되었다며 대종사님을 찾아와 무수히 감사를 올렸습니다.

며느리가 속을 썩여서 절에 불공드리러 가는 노인들에게 바로 그 며느리가 부처님이라고 가르치시고 실지불공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불공의 종류에는 소아불공, 무아불공, 진아불공, 대아불공 등 4가지가 있습니다. 소아불공은 불공보다는 잿밥에 정신이 있는 불공, 무아불공은 자신을 잊고 불공에만 정신을 쏟는 불공, 진아불공은 자신의 본성을 찾기 위한 참회의 불공, 대아불공은 큰 나를 위한 불공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