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특별전 확대 시행
연구처로 변화가 선행돼야
현장과소통

영국의 월간지 The Art Newspaper의 4월호에 '세계박물관 관람객수 조사'에서 2010년 누적 306만 명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프랑스 오르세박물관을 제치고 세계 9위(아시아 1위)에 올랐다.

잉카 문명전 및 그리스의 신과 인간전과 같은 세계 유수박물관 및 세계문명과의 연계 협력 기획전시와 고려불화전이나 황남대총과 같은 우수한 한국문화를 돋보이게 해주는 특별전시 등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원불교역사박물관(이하 역사박물관)도 이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상설전시 위주의 전시관의 모습에서 교단 역사를 활용한 '특별전'을 통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1979년 개관해 교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지만 꾸준한 관람객 유치에는 애를 먹고 있다. 교도와 비교도 대부분이 1회성 관람으로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관람을 유도하기 위한 소재가 부족한 것이다. 전문 지식 없이 30분 남짓 동안 눈으로 스치듯 관람하는 관람객들에게 상설 전시장은 유물을 나열해 놓은 공간일 뿐이다. 그만큼 관람객들은 흥미를 느끼기 어렵고 역사박물관 측에서는 재방문을 기대하기 더욱 어렵다.

원기95년 역사박물관에서 시행한 특별전은 '6대 종교특별전', '상산종사100세기념전', '무초 최차란 사발전' 등 연 5회를 넘지 않는다. 이는 특별전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역사박물관 신성해 관장은 "특별전을 할 수 있는 콘텐츠는 매우 풍부하다. 교단사에 큰 획을 그은 선진의 연구를 통해 발자취만 되새긴다고 해도 연 12회 이상의 특별전이 만들어진다"며 "이렇게 연 중 실시되는 특별전은 기존 관람객들의 재방문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별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역사박물관도 박물관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본래 박물관은 전시관의 역할보다 유물의 연구 및 보존의 역할이 더욱 크다.

단순히 유물 전시에만 매달리면 이는 '전시관'이지 '박물관'이 아니다. 이를 위해 박물관에는 학예사라는 전문가의 상주를 법적으로 지정해 놓지 않았는가?
현재 역사박물관의 인력구조는 아이러니하다. 운영 인력은 배치됐지만, 연구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다.

3년 전 급하게 조직한 자문위원단(원로 교무)이 그나마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체계적으로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다. 이는 역사박물관이 연구처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유물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그 콘텐츠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될 수 있다.

교단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의 활성화는 박물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변화는 박물관을 확장하고, 더 많은 유물을 전시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연중 자극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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